中기업, 미·중 무역전쟁 이후 방글라데시로 몰려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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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미·중 무역전쟁 이후 방글라데시로 몰려가는 까닭은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12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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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건비, 풍부한 노동력, 최빈국 혜택 '강점'...열악한 인프라, 관료주의는 걸림돌
KOTRA 방글라데시 다카무역
방글라데시 다카의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진=AP/연합뉴스
방글라데시가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관세혜택의 장점이 부각되면 '포스트 차이나'를 꿈꾸고 있다. 사진은 다카의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진=A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방글라데시가 중국 기업들의 새로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보다 인건비가 훨씬 싼 데다 노동력이 풍부하고 최빈국으로 유럽 등에서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 혜를 받는다는 점이 매력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KOTRA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기업의 대 방글라데시 투자규모는 10억3000만달러로 전년(9012만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中, 방글라데시 투자 10배 늘어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의 현지 투자규모가 줄거나 횡보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는 단연 눈에 띈다. 아직까지는 섬유·봉제가 많지만 점차 일반제조업,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종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제2의 도시이자 최대 수출입 항구인 치타공(Chittagong) 부근에 서울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781에이커 규모의 전용 산업단지도 조성중이다.

중국이 75%, 방글라데시 경제특구가 25% 비율로 참여하는 이 산업단지는 2021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데 입주 대상기업은 화학, 자동차 조립, 의류·봉제, 제약 등이다.

방글라데시는 기업환경평가에서 전세계 190개국 중 176위에 머물 정도로 투자환경이 열악하지만 총리실 산하에 있는 BIDA(Bangladesh Investment Development Authority)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정부

외국인 투자는 만성적인 전력 부족으로 전력 분야가 38% 이상을 차지하며 그 다음으로 섬유, 봉제가 16%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전국에 8개의 국영 EPZ(Export Processing Zone)을 운영하며 수출전용단지로 육성하고 있는데 현재는 단지 내 새로운 부지 확보가 쉽지 않아 포화상태가 됐다.

보완책으로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까지 겨냥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공단정책을 추진, 전국에 100개의 EZ(Econimic Zone)을 조성하고 있다. 외국 기업은 앞으로 EZ에 입주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방글라데시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이다. 월급은 100달러 수준으로 중국의 1/5에 불과하다. 아시아에서 임금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인구 1억6000만 명 중 18~ 35세 젊은 노동인구가 64%를 차지할 정도로 노동력은 풍부하다.

여기에 최빈국으로서 EU·캐나다·호주 등에서 GSP 혜택을 받고 있어 의류 생산 및 수출 기지로 최적이다. 최빈국은 2014년 졸업예정이며 GSP 적용도 그 이후에 해제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수출가공공단(EPZ), 신규 경제특구(EZ) 등을 개발해 10년간 법인세 면제, 원부자재 관세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이들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기, 가스, 수도 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 관료주의, 열악한 인프라는 걸림돌

물론 단점도 많다.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는 만연해 있다. 정부의 의사결정이 중첩되고 느린 경우가 다반사다. 최종 투자 승인 후에도 관료계급 내 여러 의사결정자들이 비정상적으로 개입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인프라 시설도 태부족이다. 기업환경평가에서 전력은 190개국 중 185위이며 특히 산업용 전기가 불안정하다. 철도는 영국 식민지 기간중에 건설된 노선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200km를 가는데 6~8시간이 걸린다. 항만 역시 대부분 기반 시설이 부족한 데다 물동량이 폭주해 처리가 상습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조세행정 역시 복잡하고 비효율적인데 세율을 둘러싼 혼란은 조세담당관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해 결과적으로 부정부패로 연결되곤 한다.

이밖에 기술적 숙련도를 갖춘 중간 관리급 및 고급기술 인력 부족, 토지취득의 어려움, 전반적으로 낙후된 법체계로 인한 분쟁해결의 어려움 등이 있다..

Mirsarai  공단 조감도. 사진제공=BIDA
Mirsarai 공단 조감도. 사진제공=BIDA

그럼에도 향후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30년간 EPZ 관련 업무를 수행한 현지 투자 컨설턴트 "향후 방글라데시 내수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비한 일반 제조업, 서비스업, 엔지니어링 등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유망한 산업단지의 경우 임차료도 매년 상승 추세에 있으며 특히 정부에서 개발 중인 미르사라이(Mirsarai) EZ이 가장 주목할 만한 공단으로 향후 가장 많은 기업들이 입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KOTRA 다카무역관은 “방글라데시는 여러 투자 애로사항에도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으로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서의 수출 및 내수를 위한 생산기지로 최근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현지 진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이 기사는 KOTRA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작성자 김종원)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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