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사회' 꿈꾸는 베트남...인터넷·모바일결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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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없는 사회' 꿈꾸는 베트남...인터넷·모바일결제 급증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0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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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현금선호 현상은 걸림돌...지불결제 시스템 등 사회기반 기설 정책적 육성
KOTRA 베트남 하노이무역관
베트남 주요 지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전통적으로 현찰거래를 중시하던 베트남이 인터넷, 모바일 등을 활용한 결제수단을 크게 강화하면서 이른바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OTRA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 중앙은행의 통계를 인용, 지난해 베트남의 인터넷 및 이동식 결제수단(카드) 사용 금액은 전년대비 약 20% 증가했으며 2016년에 비해서는 167% 증가해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응우엔 낌 안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도 지난달 30일 열린 한 금융세미나에서 “베트남에서 현금이 주된 결제 수단이었으나, 최근 들어 현금 사용이 감소되고 전자 결제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금사용을 줄이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무현금 결제 수단 활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연도별 베트남의 인터넷, 모바일, 전자지갑 결제 수 동향
베트남 인터넷, 모바일, 전자지갑 결제 수 동향. 자료=베트남중앙은행

◆ 신흥국중 가장 빠른 모바일결제 성장률

‘현금없는 사회’를 위한 기반시설도 크게 발전하는 추세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베트남에 등록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1억 4700만 개를 돌파했다. 등록 사용중인 ATM과 POS도 각각 1만8587대, 24만3123대에 이른다.

많은 은행들은 지문인식 기술, 생체 인식, QR 코드, 모바일 POS, 토큰화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서 신용카드와 같은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토큰으로 변환하여 사용하는 방식) 등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PwC에 따르면, 베트남의 모바일 결제 성장률은 61%로, 신흥국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금 없는 거래를 위한 결재 중개 서비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올 2월 기준으로 지불 결제 사업자로 라이선스 등록된 업체는 총 29개사다. 지불결제 사업자는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금융기관과의 ▲신용 카드 결제 ▲계좌 이체 ▲핸드폰 이용 결제 ▲ARS 결제 등 다양한 소액 결제 서비스를 대신 제공해 주는 회사다.

베트남 지불 결제 사업자 주요업체

이들 회사는 34개 현지 은행과 협력하여 지불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총 660만개의 거래를 성사시켜 전년대비 242% 성장했고 거래액수는 19억 달러에 이른다.

물론 Payoo, MoMo 등 일부 브랜드에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나 상당수 베트남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자결제의 정보보안에 관한 낮은 신뢰도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다양한 전자결제 기술을 선보였던 Banking Vietnam 2019  전시관. 사진=KOTRA 하노이무역관

◆ 베트남 정부 "2025년까지 현금사용률 8% 이하로"

한편 베트남 정부는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4차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사업은 ‘공유 경제’를 통해 파생되는 핀테크 산업이다. 따라서 모바일 결제를 비롯해 핀테크 기반 설비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2020년까지 베트남의 현금 사용률을 줄이고, 전자결제를 장려하기 위해 무현금 거래 장려 정책(아래표 참조)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 정부는 결의안을 통해 ‘2030전망, 2025년까지의 베트남 은행 산업 발전 전략’를 공표했다.

이 결의안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면서 통화 정책을 규제하는 목적으로 은행의 독립성, 능동성 및 책임성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비현금 결제 방식 개발을 촉진하고, ATM 및 POS 기계의 확대를 통해 2025년 말까지 현금사용 비율을 8% 이하로 축소시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자료정리=KOTRA 하노이무역관

이런 목표가 달성하기 쉬운 건 아니다. 베트남에는 전자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며,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에 발달이 집중되어 있어 농촌지역에 기술 및 장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현금 사용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나, 2015년 12.07%, 2016년 12.07%, 2017년 11.94%, 2018년 11.78% 등으로 실제 감소 속도는 다소 더딘 편이다.

현금사용이 가장 안전한 수단으로 여겨져 온 베트남에서는 온라인 제품 주문 시에도 배달원이 상품을 전달하면서 현금을 전달받는 COD(Cash on Delivery) 방식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현금 사용을 줄이는 데는 이러한 소비자의 인식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은 과제다.

그럼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베트남 온라인 결제 시장은 향후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며 상대적으로 선진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KOTRA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의 젊은 인구와 높은 스마트폰 이용율은 향후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결제 시스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의 선진 지불 결제 시스템을 접목하면 베트남 정부에서 승인한 지불결제 사업자들과 협력해 공동 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이 기사는 KOTRA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작성자 심수진)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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