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기업가정신 톺아보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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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의 스타트업 칼럼] 기업가정신 톺아보기②
  •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 승인 2019.05.2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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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은 정신적 상태로만 정의할 수 없어
5%는 멋진 성공신화...95%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들의 연속
현대판 '기업가 정신'은 기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리 과정과 노력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①편에서 이어짐.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 황금을 획득하고자 하는 탐욕은 골드러시로 이어졌고, 식민지 건설과 세계 대전으로 연결된 건 역사가 선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욕심은 끝이 없다. 산업혁명과 함께 이런 탐욕의 정신으로 가득 찬 자본가 계급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우리가 구체적으로 알 길 없는 많은 노동자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자본주의도 진화했고 이에 발맞추어 기업가 정신도 발전해 온 것이다.

이미 익숙해진 윤리적 경영, 사회적 책임, 사회적 가치, 공유 가치 창출 같은 개념도 이런 발전의 결과로 나온 용어이며, 그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고체계였다.

기업가정신의 신화化, 지본주의 경제의 핵심 사고체계

결국, 이렇게 정리될 수 있겠다. 기업가정신은 시대의 산물이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다. 기업과 기업가 정신은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인간 본래의 욕망을 제도화하고 발전시켜온 자본주의 경제구조의 핵심이다. 때문에 기업가정신의 신화化 과정은 어쩌면 당연하고 어느 정도는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실제로 창업가들이 현장의 삶을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기업가 정신은 훨씬 더 다양한 폭과 깊이와 리얼함이 살아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거 같다. 더군다나 시대의 산물이라는 측면에서는 그 변화의 간극 또한 클 수밖에 없다.

21세기 4차 혁명의 변화 시대에 부모세대가 자식세대에게 어떤 것을 하면서 살라고 얘기하는 것이 별로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이른바 멘토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이 창업자들에게 영양가 있는(?)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폭과 넓이가 예전 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뱁슨 대학이 1학년 학생들에게 던진 영양제는 ‘작은 실패’이지 않았을까. 노랫말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고, 현재와 미래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멘토와 성공한 창업자들의 조언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다. 신화화된 내용에서 벗어난다면, 과거-현재-미래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변화의 타이밍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같이하는 지점에 있다면, 창업자들은 그 어떤 것보다도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직관적 통찰(insight)은 아직도 유효하다. 직관적 통찰을 가져가는 과정, 이 또한 기업가정신의 실제이기도 하다.

약간 다른 방향이지만, 창업가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많은 창업지원사업과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 그리고 역량을 투여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 성공적으로 그 과정을 이끌어간다.

창업의 멋진 신화 뒤에는 실패의 두려움이 있다. 신화를 걷어내고, 성공을 위한 끊임없이 고객과 피드백하는 과정을 반복함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다. 사진= 연합뉴스
창업의 멋진 신화 뒤에는 실패의 두려움이 있다. 신화를 걷어내고, 성공을 위한 끊임없이 고객과 피드백하는 과정을 반복함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다. 사진= 연합뉴스

성공 강박관념 벗어나야...새로운 '창업가 정신'은 '관리이며 과정' 

그러나, 그들에게도 무수한 작은 실패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요소들을 애써 외면한다.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드러내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 차원에서 보면, 그만큼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과정도 없다. 잘하면, 직관적 통찰을 얻는 기반을 확보할 수도 있다.

작은 실패들을 드러내놓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허용되는 분위기라면 ‘성공에 대한 강박’을 한번쯤은 내려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성공강박을 마음에 품고, 정부자금을 받아서 단번에 성공해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건 기업가정신이 아니다.
 
어렵다. 그러면, 진정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 성공을 위한 정신적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부에 대한 욕망을 채우는 데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것이 실제 아닌가. 불편한 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뒤에 따라오는 권력의 단맛을 즐기고자 하는 기업가들이 많은지도 모른다. 주위에서 그러한 기업가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인식 또한 강화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걸 넘어서야 가치가 보인다.
 
이제, 복잡하게 엉킨 생각의 실타래를 정리해야겠다. 많은 생각을 버려야겠다. 린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가 말한 것처럼, 창업가 정신은 일종의 ‘관리’이며, ‘과정’이다. 창업가 정신은 멋지고 극적으로 보이지만 그런 부분은 5%밖에 되지 않는다. 창업가 정신의 95%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들이다.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고객을 향하여 주의 깊게 행동하고 테스트하고 피드백 하는 과정과 연관된 것들이다. 이것이 2019년의 실제이다. 창업가 정신이 정신적 상태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 지향적 고정관념일 수 있다. 계속 진화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알아야겠다.

자신의 욕망의 수준과 성공의 내용을 먼저 정하라.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라. 내가 서 있는 위치가 보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일 것이다. 그걸 잘해내야 한다. 시간과 노력과 지혜를 다해서. 기업가 정신은 그 속에 존재한다.

●이정태 스타트업 멘토는 스타트업 멘토그룹 (협)피플스노우의 이사로 재직중이다. 싸이월드 창업멤버로 활동했으며 K-ICT 창업멘토링센터 CEO멘토를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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