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이 '차이슨' 물리친 비결은?...'소비 침체' 中서 뜨는 히트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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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이 '차이슨' 물리친 비결은?...'소비 침체' 中서 뜨는 히트가전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25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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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품질우위, 1인가구 겨냥 제품은 호황...틈새시장 노리는 차별화 전략
KOTRA 중국 베이징무역관
다이슨은 기술력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차이슨'을 제압했다. 사진=다이슨
다이슨은 기술력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차이슨'을 제압했다. 사진=다이슨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최근 들어 뚜렷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중국 가전시장에서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승승장구하는 히트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프리미엄 진공청소기의 대명사 같은 다이슨은 가성비를 내세운 ‘차이슨’을 물리쳤다. 1인용 가전용 가전제품들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로칼제품 중에선 인공지능(AI) 스피커의 약진이 눈에 띈다.

KOTRA 중국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가전 소매 판매액은 지난해 8104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1.9% 소폭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전망이다. 중국가전연구원은 올 1분기 가전 소매판매액을 전년동기 대비 3.1% 감소한 1834억원으로 추정했다.

시장불황은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위축, 부동산 시장 침체, 전통 가전시장 포화 등을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혁신을 앞세운 ‘제품 차별화’ 만이 불황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 다이슨, 품질로 가격을 제압하다

그런 점에서 다이슨은 모범사례에 속한다.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光棍節)’ 행사에서 필립스, 하이얼, 파나소닉 등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전 브랜드별 매출액 2위 기록했다. 다이슨에게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

다이슨을 모방한 ‘차이슨(중국 China 과 다이슨 DYSON의 합성어)’ 제품들은 1/5~1/10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고 중저가 시장을 공략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다이슨은 ‘2018년 중국 진공청소기 브랜드 소비자 1위 인기품목’으로 선정됐으며 중국 인터넷소비조사센터가 실시한 ‘2018년 중국 진공청소기 브랜드 관심도’ 평가에서 23.6%로 1위에 올랐다.

다이슨은 중국 로컬 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비싸지만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티몰 홈페이지
다이슨은 중국 로컬 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비싸지만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티몰 홈페이지

다이슨의 성공비결은 분명한 기술력 차이를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집중 공략한 데 있다. ‘차이슨’은 비슷한 디자인으로 도전장을 던졌지만 다이슨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앞세워 모방할 수 없는 품질로 승부를 걸었다.

티몰, 장둥 같은 온라인쇼핑몰의 구매후기를 보면 차이슨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도 ‘로컬 제품의 흡입력이나 성능은 다이슨에 미치지 못하나 가성비가 좋아서 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자신감을 얻은 다이슨은 헤어드라이기, 고데기 등 신제품을 줄줄이 출시해 라인업을 지속 확대했다. 다이슨의 고데기 제품인 에어랩은 ‘바람을 이용해 모발이 저절로 컬이 만들어지는 고데기’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며 인기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1인 가구 겨냥한 소형 가전 '불티'

두번째 가전시장 히트상품군(群)은 이른바 ‘싱글슈머(싱글과 컨슈머의 합성어)’와 ‘란런경제(人經濟: 게으른 사람과 경제의 합성어로 가사노동을 최소화하는 산업의 활성화를 뜻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 1인 가구는 2017년말 2억 4000만 명을 넘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1인용 전기밥솥, 미니 냉장고, 소형 멀티찜기, 로봇 청소기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대표 B2C 플랫폼 티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니 전자레인지, 미니 세탁기, 미니 냉장고 등 1인 가구 전용 미니가전 판매량이 각각 전년대비 970%, 630%, 33% 급증했다.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 쑤닝이거우에서 지난해 9~10월중 미니 멀티찜기 판매증가율이 1605%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니가전의 성공포인트는 소형화와 편리함이다. 싱글족의 협소한 거주 공간에 맞춰 ‘기능은 멀티, 외형은 미니멀’하게 제작한 것이다. 최근 출시된 1인용 전기밥솥을 예로 들면, 밥을 짓는 동시에 반찬을 덥힐 수 있도록 2~3층 구조로 설계됐다.

바쁜 대도시 젊은 직장인이 주요 타깃이므로 사용법은 단순하고 설거지 등 가사노동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제작된다. 점점 대중화되는 로봇청소기의 경우 ▲물걸레 기능 ▲반려동물 털엉김 방지 기능 ▲창문 청소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게으른 소비자들의 가사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 中 AI 스피커, 품질·가격 다 잡고 '석권'

로컬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화로 앞서가는 AI 스피커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스피커형 AI 제품으로 원격조정으로 스마트홈 환경을 구축하고 다양한 O2O 서비스 제공한다.

AI 스피커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1만6000%의 최고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AI 스피커 예상 판매량은 8550만 대로, 중국은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AI 스피커 소비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 AI 스피커 톱3. 징둥, 알리바바, 샤오미(왼쪽부터). 사진=징둥 티몰 홈페이지
중국 AI 스피커 톱3. 징둥, 알리바바, 샤오미(왼쪽부터). 사진=징둥 티몰 홈페이지

현재 중국 AI 스피커 시장을 장악한 톱3는 징둥, 알리바바, 샤오미다. 이들 업체는 AI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가격은 외국제품의 1/4~1/2수준에 불과해 제품 경쟁력이 뛰어나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은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 사양을 고려해 기존 상품들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가전 부품, 소모품 등 틈새시장 공략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컬 가전 전문조사기관 중이캉(中怡康) 관계자도 “가전업체들은 경기둔화 등 거시경제를 탓하기보다 자사 제품과 시장에서 유통되는 타사 제품이 너무 유사하지 않은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확연하게 돋보이는 기술력’, ‘스마트’, ‘편리성’ 등 트렌드가 각광받을 것”이라며 상품 차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이 기사는 KOTRA 중국 베이징무역관(작성자 김성애)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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