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형사와 조폭, 살인마 잡기 위해 손 잡다...영화 『악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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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형사와 조폭, 살인마 잡기 위해 손 잡다...영화 『악인전』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5.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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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살인마를 잡을 것인가...한 사람은 검거를, 다른 한 사람은 응징을 원한다
조직 보스역 완벽 소화한 마동석...영화 위해 15kg 증량한 김무열의 열연 돋보여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기도
영화 '악인전' 공식 포스터.사진=네이버영화
영화 '악인전' 공식 포스터.사진=네이버영화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제임스 본드가 주인공인 007 시리즈 영화들중 대다수에서 구()소련과 스파이들이 등장한다. 냉전체제의 세계질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셋트장이었고 여기에 럭셔리 카, 본드걸, 신무기 그리고 제임스 본드의 수트만 준비하면, 좀 과장되게 말해서 영화 한 편이 완성됐었다.

그러나 믿었던(?) 소련이 붕괴되자(1991년), 007 제작진들은 이제 누구를 새로운 악의 세력으로 만들 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2002년 개봉된 '007 어나더데이'에서는 북한이 악의 축으로 등장했고 '007 스카이폴'(2012년)에서는 전직 요원이 악당으로 등장, 영국 비밀 정보국 MI6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냉전체제의 스파이들 대신 최근엔 악당, 빌런 (villain,악당 혹은 악역)등이 주인공의 먹잇감으로 등장한다. 사실 악당이란 말도 요즘엔 귀엽다(?)고 해야할는지 모른다. 악당보다 더 무서운 싸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들이 실제 현실에서 범죄를 저지르니 말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영화 '악인전'은 악당(조폭 두목)과 형사가 손을 잡는 콜라보레이션 영화다. 물론 공동의 목표가 있으니 가능하다. 전무후무한 팀플레이다. 

하지만 먼저 잡아야한다. 한 사람은 살인마를 '검거해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를 '응징하려고' 한다.

누가 먼저 살인마를 잡을 것인가.

 

형사와 깡패가 손 잡고 악마를 잡는다

2005년 충청남도. 난자당한 시신이 발견된다. 시신이 발견된 차량 범퍼는 다른 차량으로부터 추돌된 상태. 범퍼의 하얀 페인트를 확인한 형사 태석(김무열)은 그간의 살인사건의 유형을 종합해 연쇄살인범의 짓일거라 의심하지만 무리한 추정이라며 상사로부터 힐난을 받는다.

한편 충남 최대 폭력 조직의 보스인 동수(마동석)는 부하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차를 몰고가던 중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뒤에서 오던 차량으로부터 추돌사고를 당하는데.

큰 사고가 아님을 확인하고 동수는 상대 운전자에게 괜찮으니 그냥 가라고 말하고 돌아서는데 그 순간  등 뒤에서 공격을 받는다. 공격을 받으면서도 동수는 그를 물리쳐 다행히 목숨은 건지지만 끝내 놓치고 만다. 동수는 그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생각은 하지못한 채 단순히 다른 조직의 똘마니일거라 확신, 자신의 기억으로 몽타주를 완성하고 부하들을 풀어 잡아오게 하는데. 일사분란한 동수의 부하들은 경찰보다 먼저 범행도구도 찾고 살인마가 버리고 간 차량도 확보한다.

조폭 두목 동수가 연쇄살인마의 범행과 유사하게 당한 것을 알게된 태석은 어쩌면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일지 모르는 동수를 찾아가 제안을 하는데.

정보를 공유하고 조직을 이용해서 함께 살인마를 찾고, 대신 먼저 잡는 사람이 그에 대한 재량권(?)을 갖기로 합의한 두 사람.  이제 둘의 콜라보가 시작된다.

 

형사와 조폭의 은밀한 거래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사진=네이버영화
형사와 조폭의 은밀한 거래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사진=네이버영화

 

형사와 조폭과 살인마가 한 앵글에

최근 TV 드라마는 장르물(genre + 物)이 인기다. 장르물은 장르가 뚜렷한 드라마들,이를 테면 수사극, 호러물, 미스테리극 등을 말하는데 채널마다 고유의 장르물을 꾸준히 제작하기도 한다.

실장님과 사회초년생의 사랑, 천방지축 억척소녀, 말랑말랑한 로맨스코미디, 신파성 가족 드라마 등그간의 드라마들에 식상한 이들이 찾는 장르물 드라마는 시청률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시청자의 충성도와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다.

스크린은 어떤가. 영화 주제도 그리 다양한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잘되는 장르의 영화는 무한 재생산되는 것도 특징. 아마도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흥행이 될만한 영화에만 투자를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영화는 얼핏 조직폭력배와 형사가 나오는 장르물, 평범한 조폭영화로 예상될 수 있지만 뜻밖의 반전(?)인 연쇄 살인마의 등장으로 형사와 조폭과 살인마가 등장하는, 그래서 나쁜 놈들이 더 나쁜 한 놈을 잡기 위해손을 잡는 시놉으로 완성되었다.

<범죄도시>(688), <악의 연대기>, <끝까지 간다>(345)를 제작한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는 조직 보스와 형사가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신선한 이야기에 끌렸고, 조직 보스, 형사, 연쇄살인마가 한 영화에 나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한 데 뭉친 적 없는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예측불가한 이야기 역시 새로웠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애초부터 형사와 조폭의 브로맨스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 태생적 한계로 ` 케미`를 논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부족한 케미는 스릴과 서스펜스로 채워져 관객들로 하여금 과연 누가 먼저 살인마를 잡을지 끝까지 조바심 나도록 한다. 후반부에 살인마의 차량을 뒤쫓는 동수와 태석의 카체이싱(car chasing)은 근래 보기 드문 액션씬이다. 그 후로도 거듭되는 반전.

역시나 평론가들의 평점은 야박하지만 이런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마블리'(마동석 애칭)의 팬들이라면 볼만한 영화다.

 

알고보면 더 재밌어요

▲형사역의 김무열은 한 달여간 체중을 무려 15kg을 늘렸고 촬영 내내 운동과 식단조절을 하며 불어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마동석의 거구에 다소 왜소해 보일까 염려했던 까닭이다

다행히 둘의 투샷은 만족할 만 하다.  

▲마동석의 문신 분장. 제작진은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이미지의 도깨비와 풍경화를 위주로 한 디자인으로 결정, 그 후 디자인 작업 기간에만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마동석의 벌크업된 몸에 맞춰 간격을 조정하고 세밀한 밑그림을 완성하는 데도 일주일이 소요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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