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신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17일 일본 통신 1, 2위 업체와 연이어 만나 5G 네트워크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은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을 기점으로 5G를 본격 상용화한다.
이 보다 앞서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와 5G 등을 논의했고, 3월에는 인도 재벌 암바니 가문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신사업 육성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로 역전 노리는 삼성
삼성전자는 19일 이 부회장이 15일부터 사흘간 도쿄에 머물며 일본 양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연이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두 회사 경영진과 5G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 상용화될 일본의 5G 시장에서 통신 장비 사업을 확대하고 스마트폰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재 5G 장비 개발 및 공급하는 업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의 화웨이,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 등이 있다. 이 중 업계 1위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동맹국에 이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 4G(LTE) 장비를 공급한 바 있는 삼성전자는 이 틈을 파고들어 5G 장비도 판매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일본 전자 업체 NEC와 '5G 무선통신용 기지국 개발과 관련 시설·장비 판매에 관한 제휴'에 합의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에 머무는 기간 동안 지난해 3월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홍보관 '갤럭시 하라주쿠'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천하인 일본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애플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56%다. 그 뒤를 샤프(9.8%), 소니(8.6%) 그리고 삼성전자가 6.8%로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애플의 첫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 출시 후 5년 간 두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5G가 본격 적용되는 2020 도쿄하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통신 및 단말기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셀(Sell) 삼성' 속도 내는 글로벌 경영 행보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끊어진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에 총력을 다했다. 이 부회장은 북미, 중국, 인도, 베트남, 일본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열두 차례에 걸쳐 국외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은 대부분 인공지능(AI), 5G, 스마트폰 관련 업무가 대부분이다.
먼저 통신 장비 및 5G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 딸과 아들 결혼식에 직접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 그룹이 소유한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에 4G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5G 관련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월에는 UAE 아부다비에서 무하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왕의 동생)를 만나 5G 및 IT 미래사업과 관련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인공지능(AI)과 시스템 반도체도 이 부회장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인 3~4월 북미와 유럽을 돌며 AI 연구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마련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