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구글·MS 몰려오는 클라우드 시장...토종 IT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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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구글·MS 몰려오는 클라우드 시장...토종 IT `안보인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5.1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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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내년 서울에 데이터센터 구축...한국 공략 잰걸음
아마존, 이미 국내 클라우드시장 50% 장악
네이버, KT 뒤늦게 분발..."기술 경쟁력 한계" 우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 속에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 속에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2020년 초 서울에서 리전(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강자인 구글등 인터넷 최강기업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글로벌 IT 공룡기업 구글이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서 내년 한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서울에 구축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은 한국 시장 공략이다.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의 발빠른 한국 공략에 대해 네이버 등 국내 토종 인터넷 기업들은 고전이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격전지 된 클라우드

구글, 오라클,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앞다퉈 클라우드 서비등 인프라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해 앞으로 2년에 걸쳐 세계 12곳에 데이터센터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3개인데, 4배에 달하는 투자 규모다. 구글도 5개 데이터 센터를 추가하기로 했는데, 이미 지난 3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건설에 30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아마존도 기존 대비 12개 데이터 센터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추가 투자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1월~3일) 클라우드 서비스 비지니스에서 1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마존은 9조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41%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박스 엣지와 데이터 박스 게이트 운영 개념. 사진=MS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박스 엣지와 데이터 박스 게이트 운영 개념. 사진=MS

 

글로벌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 관련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확대일로에 있다. 동시에 클라우드의 활용 범위도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엄청난 양의 클라우드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출현과 핵심기술인 가상화, 표준화, 보안 기술의 발전 등으로 클라우드 산업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서버스 시장은 2016년 2185억 달러에서 2020년 4110억 달러로 4년내 88.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IT 기업들이 구축한 클러우드 서비스망을 이용, 시간당 15만원으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날이 도래하는 셈이다. 

◆왜소한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 뒤늦게 방어에 `분투`

국내 기업도 뒤늦게 방어에 나섰다. 네이버는 구글이 한국 진출을 선언한 날 자사의 비즈니스 플랫폼(NBP)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공공 서비스도 쉽게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고성능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게임 분야 클라우드에 주력했던 NHN 또한 올해 들어 금융과 쇼핑 등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3년까지 경기도 용인시에 현재 춘천 데이터센터보다 3배 큰 14만여㎡(4만2000여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400억 원을 투자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트워크 센터 구축으로 서비스 장애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 국외 경쟁 업체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며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매출은 2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클라우드 포함 IT 플랫폼 매출은 355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4% 증가했다. 그러나 5조5869억원 회사매출에 비해서는 10%도 안된다.

KT 역시 지난해 9월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중심 혁신성장 계획에 따라 뒤늦게 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핵심 인프라에 앞으로 5년간 모두 2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투자는 5000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도 클라우드 규제를 완화해 클라우드 시장 확대를 돕고 있다.

◆네이버 등 국내 인터넷 업체, 클라우드 서비스사업 `너무 늦었나`

국내 관련업계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현격한 차이로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에서 뒤쳐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유헌창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국내 IT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투자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라면서 "이슈 중심의 반짝 투자로는 승산이 없다"고 지적했다. 

과감한 투자로 클라우드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과 달리 국내 IT 기업는 느슨한 행보를 걷고 있다. 사진=네이버 클라우드 화면 캡처
과감한 투자로 클라우드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과 달리 국내 IT 기업는 느슨한 행보를 걷고 있다. 사진=네이버 클라우드 화면 캡처

국내 기업의 현주소는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 기업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 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부문 비중은 5% 남짓이다. 한마디로 존재감이 없을 정도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등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한 PaaS(Platform as a Service, 서비스로서의 플랫폼: 플랫폼을 빌려주는 행태 중심의 플랫폼)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여전히 시스템과 인프라를 임대하는 l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의 인프라스트럭처 :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IT 인프라를 빌려주는 행태) 중심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차이는 근본적으로 '기술적 경쟁력의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시장에선 "아마존은 비용 때문에 못 쓰고 싼 맛에 국내 클라우드를 쓴다"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유헌창 교수는 "클라우드 산업 관련 보안 등 기술 이슈는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라면서 "국내 기업은 기술적 한계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강력한 방화벽, 물리적으로 분리된 상호 보완용 데이터센터(리전) 등 최신 하드웨어를 도입하고 있다. 또 잠깐의 장애에도 치명적 금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100%에 가까운 서비스 가용성을 보장해야 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속속 국내에 직접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트래픽과 응답 속도 등 네트워크 관련 이슈를 해결해나가는데 반해, 국내 업체는 기술적 한계 극복 없이는 설 공간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AWS에서 운영되는 슬랙 아키텍처 개념도. 사진=아마존 AWS
AWS에서 운영되는 슬랙 아키텍처 개념도. 사진=아마존 AWS

◆IT 기업 미래 '곳간'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클라우드는 인터넷으로 외부 서버에 접속,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리소스 이용형태를 말한다. 이처럼 구축된 인터넷망을 이용하게 매출을 올리는 비지니스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다.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게 하는 서비스다.

누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퍼블릭(public)은 불특정 다수에게 리소스를 제공하며 프라이빗(private)은 자동차 회사같은 특정 기업에 제공하는 형태다. 이 외에도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클라우드와 정부 기관이나 특정 업종의 기업들이 함께 운영하는  커뮤니티 클라우드 형태도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한테는 이미 새로운 '곳간'됐다. MS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전체 매출의 3분의 1인 97억달러(11조3400억원)을 클라우드 사업부문에서 올렸다.  

아마존 역시 분기 매출 597억 달러(약 67조8000억 원)중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77억 달러(약 9조원)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늘어난 것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인 AWS(Amazon Web Services)은 전 세계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에서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문에서 이들 글로벌 기업에 크게 뒤처진 게 사실"이라며 "춘천, 용인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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