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진지전` Vs 하나銀 `게릴라전`...글로벌·디지털전략 차이점
상태바
신한銀 `진지전` Vs 하나銀 `게릴라전`...글로벌·디지털전략 차이점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5.08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직원 해외행 적극 장려…진옥동 "신참 부행장부터" Vs. 지성규 "40대부터"
디지털 인력 확보 총력…진옥동 "외부 수혈" Vs. 지성규 "내·외부 둘 다"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최근 금융권 화두인 글로벌·디지털 혁신에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ㅇㄹ
진옥동(왼쪽)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재 육성 및 충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KEB하나은행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올해 취임부터 은행의 디지털·글로벌 역량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월에 각각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직후 첫 일성으로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외쳤던 이들은 첫 행보로 인재 육성 및 발굴에 나섰다. 

◆"해외로 나가라"...신한 '부행장급' 우선 Vs. 하나 '실무자' 우선  

진 행장은 최근 열린 임직원 회의에서 '글로벌 마실 프로젝트' 일환으로 부행장급의 적극적인 해외 출장을 주문했다. 해외로 나가 금융혁신을 직접 보고 느끼라는 취지다. 

'글로벌 마실 프로젝트'는 지난해 위성호 전 행장이 글로벌 혁신 차원에서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과거 고참 부행장이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것과 달리 진 행장은 신임 부행장의 해외 출장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출장 횟수 역시 1인당 1회 이상이라는 조건을 내거는 등 글로벌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 행장이 임직원 회의에서 부행장들의 해외 출장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도입된 '글로벌 마실'의 일환이며 그룹장들이 해외 디지털·IT기업을 직접 방문해 은행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을 체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진 행장의 주문 내용이 어떻게 반영되는 지에 따라 '글로벌 마실 프로젝트'와 글로벌 전환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문의 리더들은 부행장, 그룹장이 확고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 조직역량 강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ㅇㄹ
진옥동 행장은 신참 부행장의 해외 출장을 적극 주문하는 동시에 디지털 인력 확보를 위해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반면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직원의 해외 행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 행장은 40대 직원을 해외 지점장 또는 법인장으로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50대 부장급 인사가 아닌 40대 실무진을 해외 총괄로 기용해 근무 기간과 관계없이 확실한 성과를 만들면 임원으로 승진시킨다는 계획이다.  `소수정예`보다는 `다수의 전사`를 길러낸다는 전략이다.

임원 승진이라는 확실한 보상을 통해 인재 육성과 글로벌 사업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지 행장 역시 30년 은행 생활 중 15년을 홍콩, 중국 등 해외에서 근무한 뒤 시중은행 최연소 은행장에 오른 글로벌통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검토중인 사안으로 글로벌 부문 강화에 따른 조치로 볼 수 있다"면서 "지 은행장은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은 만큼 글로벌 영업에도 활기를 불어넣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두 신임 행장들은 임직원들의 해외 출장 확대라는 공통된 글로벌 전략을 갖고 있다. 다만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야전 사령관들인 신규 부행장들의 글로벌 역량 제고를 주문했다면,지성규 하나은행장은 40대 실무자들의 글로벌 마인드 무장을 독려하고 있다. 이 부분이 두 은행간 차이점인데 앞으로 나올 글로벌 실적과 사업 등으로 평가가 갈릴 전망이다.   

◆ '디지털 인재' 외부 영입 Vs. 내부 육성

진 행장과 지 행장은 두 은행 모두의 중점 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 인재 확보에서도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진 행장은 외부 영입을, 지 행장은 내부 육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진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진정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려면 정보기술(IT)에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상경계 출신 인사를 IT 부문으로 전환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IT전문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역시 `정예 인력` 확보 전략이다.

진 행장의 의지는 신한은행 연간 채용 계획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한 디지털·ICT 전공자뿐 아니라 관련 직무경험을 보유한 경력직(사회초년생)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예정자까지 다양한 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또한, 학력보다는 직무역량에 초점을 두고 디지털과 ICT 역량을 검증할 수 있도록 코딩능력평가 등 실습 전형을 새롭게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전통적 은행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디지털·ICT 분야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해짐에 따라 AI(인공지능) 사업을 추진하던 ICT출신의 디지털 전문가를 채용팀장으로 선발하고 디지털·ICT 분야에 새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ㅇㄹ
지성규 은행장은 40대 직원의 해외 파견과 함께 IT 인력 확보를 위해 직원 재교육과 외부 채용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반면, 하나은행의 지 행장은 내부 육성과 외부 충원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지 행장은 우선 1만3000명 내부 직원중 2000명은 컴퓨터 코딩이 가능한 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다고 마냥 내부 인재 육성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강화를 위해 내년까지 총 1200명의 전문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역시 `벌떼 작전`이다.

인력 충원에 무게를 둔 신한은행과 달리 직원 재교육과 채용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디지털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직원 재교육과 외부 인력 채용을 통해 총 3200여명의 디지털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면서 "글로벌,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더 이상 국내에서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디지털 전환은 금융권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