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무색…IT주 목표주가 올린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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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쇼크’ 무색…IT주 목표주가 올린 증권업계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5.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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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국내증시의 ‘간판’ 정보기술(IT) 기업들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 업황 악화까지 겹친 탓이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서는 대형 IT주(株)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장주’ 삼성전자는 4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일 연초 종가(3만8750원)보다 16.9% 상승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8만400원, LG전자는 7만6600원에 장을 마감,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32,67%, 21.97% 올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 타격

대형 IT주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가장 먼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6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7%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3% 감소한 6조7727억원이었다.

그럼에도 이날 이후 BNK투자증권·DB금융투자·IBK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10곳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았다. 이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두 곳은 DB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각각 7만8000원, 8만2000원에서 9만8000원, 10만3000원으로 25.6% 가량 상향 조정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을 연 후 메리츠종금증권·유안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네 곳이 목표주가를 높였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23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15%나 감소했다. 이는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5% 줄어든 52조3855억원이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사업부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4조1200억원, 14조4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3%, 30.47% 감소했다.

◆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에 ‘배팅’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서버용 D램의 수급 환경이 빠르면 2분기 말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감산에 나서는 가운데 투자를 축소하면서 공급 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당초 예상과 달리 상반기 모바일용 수요가 양호한 점도 업황 우려를 완화시켰다. 앞으로 업황 개선 신호가 뚜렷해지면 관련 업체들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공급 조절 의지가 하반기 수급 개선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에 IDC 설비 투자 회복이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D램 업황은 하반기 안정을 되찾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D램 업체들이 서버용 D램 수요를 경험하면서 앞으로 캐파(CAPA·생산능력) 증설에 보수적으로 대응, D램 업황이 공급자 위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컨퍼런스콜 당시 “서버용 D램 수요는 2분기 회복세에 들어선 뒤 3분기 계단형 형태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주요 업체들의 분기별 투자 흐름을 봤을 때 상반기는 저조하지만 3분기부터는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또한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대외 환경 불확실성에도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서버용 D램은 IDC 업체들의 신규 CPU 채용 확대 영향으로 고용량 제품 중심의 수요가 커질 전망이고 모바일용 D램의 경우 고용량화와 채용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LG전자 주가에 스마트폰 사업부 영향 적어”

LG전자의 경우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기존 각각 8만3000원, 9만원에서 현재 9만3000원, 10만원으로 올렸다.

LG전자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나 감소한 90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1.4% 줄어든 14조9151억원에 그쳤다. 이번 분기에도 사업부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생활가전(H&A) 사업부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7276억원)으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TV(HE) 사업부 영업이익은 3465억원으로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 줄었으나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스마트폰(MC) 사업부와 자동차 전자장비(VS) 사업부는 각각 영업손실 2035억원, 15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글로벌 생활가전·TV 시장 내 LG전자의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우 에어컨이 계절적 성수기를 앞둔 가운데 건조기·공기청정기·스타일러 등 신(新)가전 판매가 실적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TV 사업부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 속에 초대형·프리미엄 TV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현재 LG전자만큼 두 시장에서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성장성을 지닌 업체가 없어 당분간 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으로 추측된다.

전문가들은 또 1분기 16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부에 대해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즉 앞으로의 실적 부진은 예상 가능한 악재인 만큼 더 이상 투자심리를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생활가전·TV 사업부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업부에 대한 위험 요인이 있으나 주가를 좌우하는 부분은 아니고 하반기 자동차 전장 사업부에서 수주가 확보된다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7000원에서 8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투자의견 또한 기존 ‘매수(BUY)’에서 ‘마켓 퍼폼(Market Perform)’으로 내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고하저’ 트레이딩(Trading) 전략에 따라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며 “생활가전 사업부의 계절적 비수기에 저점을 포착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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