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 D램·낸드 업황 2분기後 기상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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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 D램·낸드 업황 2분기後 기상도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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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시황 차츰 안정적" 전망...모바일D램 뚜렷
"우시 공장 안정적...지난해와 비슷"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2분기부터 수요 회복이 시작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25일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66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4조4301억원)보다 69.2%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3673억원)과 비교해도 68.7%나 쪼그라들었다.

1분기 매출은 6조772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9조9381억원) 대비 31.9%, 지난해 같은 기간(8조7197억원)보다 22.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4분기(3조2979억원)에서 67.6%, 지난해 동기(3조1213억원)에서 64.7% 줄어든 1조1021억원이었다. 

◆ 모바일용 D램 수요 안정적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세가 확대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 D램(DRAM)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8%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27% 하락했다.

먼저 서버용·PC용 D램 가격이 모두 가파르게 떨어졌다. 서버용 D램 수요를 이끌어온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재고조정이 이어진데다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으로 PC용 D램 수요가 감소했다. 모바일용 D램 수요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D램 채용량 증가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침체된 D램 전체 수요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낸드(NAND) 또한 공급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객사의 재고 확대로 평균판매가격이 32% 내렸다. 다만 1년 이상 지속된 가격 약세에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모바일 낸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출하량 하락률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6%에 그쳤다고 밝혔다.

MCP(Multi-chip Package)는 중국 스마트폰의 메모리 고용량화가 계속됐으나 세트 수요 약세로 출하량이 줄어들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2% 감소했고 매출비중은 23%로 전분기와 비슷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재무·구매담당 부사장은 이날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감소와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약 4000억원)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69.2% 감소했다”며 “또 청주의 M15 팹 초기 가동으로 일시적인 비용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전분기대비 67%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2분기부터는 시황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25일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전분기대비 69%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2분기부터는 시황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 연합뉴스

◆ 中 우시 생산능력 지난해 수준 유지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보다 향후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악화는 예상 가능했다는 반응이다.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줄줄이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2분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용 D램은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서버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 빌드업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2분기말로 갈수록 서버용 D램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 측은 “서버용 D램 수요는 2분기 소폭 회복되고 3분기 계단형 형태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주요 업체들의 분기별 투자 흐름을 봤을 때 상반기는 저조하지만 3분기부터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모바일용 D램의 경우 고객사들의 고용량 채택 추세 속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신제품 스마트폰에는 6기가바이트(GB)에서 12GB에 이르는 고용량 D램이 탑재되고 있다. 

이 가운데 D램 공급 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면서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는 수급 불균형이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수요 회복을 앞두고 웨이퍼 생산능력(캐파·CAPA) 증설 없이 공정미세화를 추진한다.

차 부사장은 “16GB DDR4 채용을 지원하는 서버 신규 칩셋 출시에 따라 64GB 고용량 모델 제품의 공급을 통해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1분기에 30% 중반에 달한 1세대 10나노급(1x) 비중을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본격적인 2세대 10나노급(1y) 웨이퍼 투입으로 하반기 컴퓨팅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모바일용 D램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가격 하락률이 낮은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 속 중국 우시 D램 공장(C2F) 확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SK하이닉스 측은 “우시는 지난해 공간 부족으로 공정미세화를 진행하지 못해 올해 20나노(2z·2y)를 10나노대로 전환하는데 주력할 것”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능력 감소를 신규 팹(Fab)에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2F는 유일하게 생산능력 보완이 가능한 곳으로 일시적으로 장비 반입이 집중되고 있다”며 “우시 전체 생산능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낸드 웨이퍼 투입량 지난해보다 10% 감소

낸드는 D램보다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PC 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낸드의 용량도 증가했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모바일용 낸드의 고용량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MCP 중 128GB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하이엔드 제품용이었던 256GB 제품의 채용도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512GB 이상을 채용한 PC용 SSD도 점차 증가해 연말에는 이 MCP 비중이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차 부사장은 “낸드 공급 업체들이 웨이퍼 투입량과 차세대 제품 양산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하면서 공급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줄고 가격 하락의 속도도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수익성 중심의 제품 믹스(mix) 운영과 제품·기술 개발에 집중해 다운턴(downturn)을 빠르게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낸드 가격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요가 감소하고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2D 낸드를 3D 낸드로 전환하고 3D 낸드 초기 제품인 2세대(36단)와 3세대(48단) 생산을 중단하고 72단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또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인 고용량의 모바일 제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차세대 제품인 96단 4D 낸드로 하반기 SSD 시장과 차세대 플래그십(flagship) 모바일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차 부사장은 “청주 M15 신규 팹 생산량 증대(램프업·ramp up)은 수요 상황을 반영해 당초 계획보다 천천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웨이퍼 투입량은 작년 대비 10% 이상 감소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서 열린 'M15' 공장 준공식.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서 열린 'M15' 공장 준공식. 사진=연합뉴스

◆ 상반기까지 재고 증가

다만 상반기까지 SK하이닉스의 D램·낸드의 재고는 증가할 전망이다. D램의 경우 생산능력이 분기마다 일정한 비율로 증가하는 데 반해 판매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이는 탓이다. 당장 올 2분기 D램 재고 수량·일수는 1분기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부터 재고가 줄어들면서 연말에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낸드는 1분기 말 재고 물량이 지난해 4분기보다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재고 일수가 소폭 낮아졌다. 낸드 역시 2분기 말 제한적인 수준에서 재고가 늘어나겠지만 3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연말에는 안정적인 수준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2분기 D램·낸드 가격 하락률은 1분기 대비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이 안정된다는 의견이다. SK하이닉스 측은 “D램은 연말 공급·수요단의 재고가 축소되면서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낸드의 경우 이미 낮은 가격 형성된 만큼 소폭의 가격 변동이 있더라도 수급 불균형 완화 등을 고려하면 원가 하락률 이상의 가격 하락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장기 수요에 대한 확신”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이 1분기 대비 각각 10% 중반, 20% 중반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데다 기저효과까지 작용할 전망이다. 또 올해 D램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0% 중후반, 낸드 출하량은 30% 후반 가량 늘리겠다는 목표다. 

차 부사장은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에는 수요 불확실성 우려와 수요 회복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업황 개선 신호가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1분기 5세대 이동통신(5G),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 제품 출시, 클라우드 게이밍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변화를 보면서 장기적인 수요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업황) 다운턴(down turn) 속에서 원가 절감과 품질 확보에 집중해 고객 수요 회복에 대응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업턴(up turn)을 앞두고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면서 생산 역량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등 수요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이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앞으로 수요를 이끌 만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측은 “현재 수요를 회복시키는 핵심 요인은 서버용 D램 고객들의 재고 소진과 투자 개시”라며 “신규 CPU나 5G, 클라우드 게이밍 같은 경우는 올해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수요에 본격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5G라는 IT 산업의 변화 속에서 업황 개선이 예상된다”며 “다만 3~4년 주기의 변화가 고객사나 부품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어 변동성을 평탄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객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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