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화, 5G]⑤'창조적 파괴' 거듭할 5G시대, 산업지형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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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화, 5G]⑤'창조적 파괴' 거듭할 5G시대, 산업지형이 바뀐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4.23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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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화질 가능, 실감형 콘텐츠와 뉴미디어 광고 `봇물` 이룰 듯
초고속 고정 무선인터넷 도래, 케이블 사업자 몰아낼 수도
`사실상 표준` 확보위한 로드맵 마련해야
5G 시대  통신 기술의 발전이 산업 생태계 곳곳에서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진=Pixabay.com
5G 시대 통신 기술의 발전이 산업 생태계 곳곳에서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Pixabay.com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그래도 5G는 거스를 수 없는 기술진보다. 지금까지 통신기술의 발전은 통신 산업과 이를 둘러싼 주변 생태계의 진화를 이끌었다. 기술 표준을 선점하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성공에 안주한 기업은 퇴출의 아픔을, 변화에 적응한 기업은 승자의 축배를 들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경제발전론'에서 말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가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어왔다. 

5G는 단순히 통신 기술의 발전을 넘어, 산업 생태계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의 제공 방식 등을 바꾸는 범용 기술로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loT)과 같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기반 기술과 5G가 결합될 때 미래의 산업 생태계는 지금까지 없던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산업의 흥망성쇠 주기가 짧아지고,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지금, 5G가 바꿀 미래 산업 생태계는 ▲초고화질 영상 ▲실감형 콘텐츠 ▲FWA(고정무선접속·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로 채워질 것이다. 소비자들도 부지불식중에 5G세대로 진입할 것이다.

◆초고화질 영상이 바꿀 미래

4K UHD, 8K UHD 등 초고화질 영상의 실시간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5G가 일으킬 가장 큰 변화다.

지난 2014년부터 4K UHD 영상 재생 지원을 시작해 2016년에는 실시간 4K 중계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이 공간을 통해 유튜버, MCN(Multi Channel Network), 1인 크리에이터들이 너도나도 고화질 영상 제작에 동참했다. 

지난해 3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방송사 역시 스포츠, 뉴스 등의 초고화질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데 5G를 사용했다. 

5G 도입 초기인 현재, 고화질 콘텐츠 소비보다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단말기인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아 사용자가 4K UHD의 장점을 체감하기 어렵다.

4K UHD 영상은 트래픽과 속도 제한이 없는 무제한 데이터 체계에서만 가능하다. 이동통신사가 이 체계를 완전히 구축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있다. 유튜브가 2016년부터 4K UHD 중계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유튜브 영상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촬영되고 있어, 4K UHD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5G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면 모바일 단말기를 통한 풀HD, 4K UHD등 고화질 영상 이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B2C 영역에서 1인 크리에이터의 초고화질 실시간 방송, B2B 영역에서방송사와 콘텐츠 개발사의 초고화질 방송 전송 서비스가 5G 시대 초고화질 영상 서비스의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5G 시대 VR·AR 등 신기술을 활용한 몰입경험이 다양한 경제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5G 시대에는 VR·AR 등 신기술을 활용한 몰입경험이 확대되면, 다양한 경제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VR·AR·MR 등 실감형 콘텐츠 활성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가 5G시대에 높은 성장세를 이룰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VR·AR 등 시장규모가 지난해 270억 달러에서 연평균 66.8% 성장, 2022년에는 209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ICT 시장조사업체인 IDC 역시 2022년 VR 단말기 출하량은 3149만대, AR 단말기는 215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정보통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9년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VR·AR·MR 기술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몰입경험(Immersive Experience)을 꼽기도 했다.

초고속, 초저지연 네트워크의 강점을 갖는 5G는 VR·AR 등 실감형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고 거추장스러운 유선 연결 대신 무선 연결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네트워크로 게임화면을 전송하는 VR클라우드 게이밍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오범(Ovum)은 글로벌 VR·AR 게이밍 시장규모가 향후 10년간 2400% 성장해 2028년에는 47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 기간동안 5G 누적 매출 기여 규모가 14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5G가 실감형 게이밍 상용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VR·AR 영상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통해 제공되는 실감형 광고도 함께 부상할 분야다. 뉴미디어 광고는 주로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되는데 현재 4G 네트워크에서는 VR·AR 콘텐츠를 감당할 여력과 실감형 광고에 대한 광고주의 '니즈'도 부족하다.

높은 대역폭을 갖는 5G시대에는 VR·AR을 통한 차별적인 광고 효과와 함께 광고 기반 플랫폼 홀더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HTC는 자사 VR 플래폼에서 센서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어떤 광고에 고개를 돌렸는지를 탐지할 수 있는 타케팅 광고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5G 환경에서는 새로운 VR·AR 광고 기법이나 포멧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5G 라우터를 활용한 무선 융합서비스 FWA가 다양한 산업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5G 라우터를 활용한 무선 융합서비스 FWA(고정무선접속)가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유선 인터넷의 대체자가 될 FWA 

FWA(고정무선접속)는 5G 무선통신과 집, 사무실에 설치된 5G 라우터를 이용,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기존 케이블, 광통신, DSL(Digital Subscriber Line)을 이용한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무선융합서비스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은 지난해 10월 5G를 이용한 FWA 서비스인 '버라이즌 5G홈'서비스를 휴스턴, LA 등 4개 도시 일부 지역에서 개시했다. 라우터가 셀룰러 5G 전파를 받아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해 집 내부에 뿌려주는 방식으로, 세계 최초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5G 상용화 서비스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라우터가 설치된 집이나 사무실 안에서만 사용 가능해 핸드오버(기지국 사이를 이동 중 전파를 자동으로 전환해 끊김이 없도록 하는 기술)가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또 5G 표준 기술이 아닌 버라이즌 자체 기술로 구현했다는 한계도 았다.

이 경우 앞으로 5G 표준 기술에 기반한 장비로 교체해야하는 부담이 생기는데 버라이즌은 5G 표준 장비가 개발될 때까지 미국 4개 도시 이외 다른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쟁 업체인 AT&T 역시 2018년 12월에는 애틀란타를 비롯한 12개 도시에서 넷기어(Netgear)의 '나이트 호크(Nighthawk) 5G 모바일 핫스팟' 장비를 활용해 5G 전파를 와이파이로 바꿔 실내에 전송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AT&T는 해당 서비스가 세계 최초의 SA(Standalone) 방식 모바일 5G 서비스라고 밝혔으나, 기술적으로는 버라이즌의 '5G홈'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FWA는 높은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비록 매크로셀, 스몰셀 등 기지국까지 광통신망 연결이 필요하지만, 집까지 광통신망을 직접 연결해야 하는 유선인터넷보다 인프라 구축비용이 낮다. 

모바일 통신 사업자는 FWA를 이용해 케이블 인터넷 사업자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무제한의 트래픽을 감당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트래픽 기술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통신장비와 인프라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FWA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융합서비스이면서 신규 네트워크 인프라와 장비가 필요하다. 여기에 FWA용 안테나, 라우터, 모뎀, 광통신선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자가 버라이즌의 FWA 서비스용 라우터를 개발해 납품하고 넷기어가 AT&T의 5G 모바일핫스팟 게이트웨이 장비를 공급하듯 5G 관련 장비 및 인프라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5G 시대 기술 표준화 선점을 위한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Pixabay.com
5G 시대 기술 표준화 선점을 위한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Pixabay.com

◆5G 시대, '사실상 표준' 선점 위한 로드맵 수립해야

5G는 앞서 언급한 차세대 실감형 콘텐츠 이외에도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홈,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 우리 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실제로 5G 시대를 맞아 통신사와 통신 장비 기업, 디바이스 기업 이외에도 다양한 섹터의 플레이어들이 신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기술개발이 특허출허 및 상업화로 이어지도록 해 자사 기술이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5G 시대 한국 역시 글로벌 패권을 잡기 위해서는 로드맵을 수립하고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컨설팅 업체 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5G 관련 시장을 조기에 개척한 파이어니어 기업은 국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으로도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5G 시대 개막과 함께 태동한 신시장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서는 해외 국가별 5G 도입 시기와 이에 따른 5G 관련 신시장의 개화 시점을 분석하고 멀리 내다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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