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원유제재' 예외 없다...한국 등 8개국 이란 원유 수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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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원유제재' 예외 없다...한국 등 8개국 이란 원유 수입 못해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4.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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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 우려...이날 시장서 6개월래 최고치 경신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원유수출 금지와 관련한 유예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원유수출 금지와 관련한 유예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돈줄인 원유수출을 전면 차단한다.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대한 한시적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예외 적용을 받았던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인도, 터키 등 8개국은 5월 2일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다. 

22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재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5월 2일 만료되는 원유 수입국에 대한 감축 예외조치(SRE, Significant Reduction Exceptions)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이 핵합의를 탈퇴한데 따른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일본과 대만,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8개국에 대해 180일간 한시적으로 이란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예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는 이란 원유의 수출이 막힐 경우 유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며 일부 국가들의 경제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대신 미국은 이들 국가에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을 요구하며 예외 조치를 6개월마다 갱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어 이란의 돈줄을 끊어놓겠다는 의도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이란 지도자들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때까지 이란에 대한 최대의 경제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란산 원유를 구입하는 나라도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동맹국들이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산 원유가 시장이 공급되지 않아도 국제적 공급이 충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OPEC 산유국들이 이란 제재에 따른 원유 공급을 보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장관 역시 “원유시장이 균형을 잃지 않도록 다른 산유국들과 협조해 적절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수주 내에 다른 원유 수출국과 주요 수입국을 만나 양측 모두의 이익을 위해, 또 세계 경제 안정을 위해 긴밀히 상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더 크다. 유가는 지난해 연말 바닥을 찍고 올해에만 40% 가량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이뤄진 미국의 이란 제재 뿐 아니라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와 리비아의 정정 불안 등 리스크 요인들이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7% 상승한 65.70달러로 장을 마감해, 지난해 10월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고 시사했지만 얼마나 증산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원유 수출이 주수입원이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고유가 상황이 자국 경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OPEC 회원국들은 오는 6월까지 하루 120만 배럴의 감산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6월말 회의를 해 감산 조치를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때 충분한 증산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가는 더욱 가파르게 급등할 수 있다. 

'예외조치' 연장을 기대했던 주요 수입국들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예외조치 기간 그리스와 대만, 이탈리아 3개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로’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많은 중국과 인도, 터키는 연장 불가를 선언한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특히 터키는 이란과 우호 관계로 미국의 제재조치에 그동안 비난을 이어왔다. 터키의 메블뤼트 차유쇼을루 외무장관은 “미국의 결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란인들에게 고통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도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 “우리와 이란의 협력관계는 투명하고 합법적”이라며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조치에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온 한국 역시 이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가 이어지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이 줄했지만 가격 변동이 커질 경우 기업 경영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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