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화, 5G] ②옛 서비스이용자 불편하게?...반복되는 `고의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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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화, 5G] ②옛 서비스이용자 불편하게?...반복되는 `고의성` 논란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4.2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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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시대에도 3G 고의 속도 저하 논란
소비자 "고객 유도하기 위해 구버전 통신망 관리 소홀?"
통신업계 "소비자 불만은 큰 타격…있을 수 없는 일"
지난 4월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알린 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이럴려고 그랬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통신사와 통산장비업체의 장담과는 반대로,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당초 5G시대는 무엇을 약속했고, 어떤 편리함을 예고했다.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왜 생긴 것일까. <오피니언뉴스>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5G의 `불편한 진화`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5G 서비스 시작과 함께 기존 LTE 속도가 느려졌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직장인 A씨(54)는 "5G를 상용화했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데이터를 전송받는 스마트폰의 속도가 느려진 것을 체감했다"며 "다른 소비자들의 잇따른 불만 사례를 보면 분명히 통신업체의 잘못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 바 있어 통신업계의 `고의의 관행`이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 4G 개통 직후에도 3G 사용자를 중심으로 속도 저하가 발생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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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개막과 함께 4G LTE `고의 속도 저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과거 LET 시대에도 3G의 속도가 느려졌다는 볼멘 소리가 적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 3G와 4G의 차이점은?

3G는 기존 전화뿐 아니라 영상통화, 인터넷 등 멀티미디어 통신까지 가능한 통신서비스 규격으로 현재는 일상화된 스마트폰의 시초가 된 이동통신 서비스다. 음성 이외의 다양한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전송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2G에서 한단계 진화한 3G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최대 14.4Mbps다. 통신 속도 단위인 bps(bits per second)는 1초 동안 송수신할 수 있는 비트 수를 말한다. 1Kbps는 1000bps, 1Mbps는 1000Kbps, 1Gbps는 1000Mbps다. 3G 서비스는 1초에 최대 14.4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2002년부터 3G 서비스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아이폰, 갤럭시 등 스마트폰이 출시된 2009년에 2G 가입자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9년만인 2011년, 4G·LTE(Long Term Evolution) 시대가 열렸다. 기존 3G와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도 `속도`였다. 4세대 최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75Mbps다. 통신사들은 3G와 비교해 약 5배 빠른 속도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2년 뒤 2013년 등장한 LTE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LTE-A(LTE-Advanced)의 최대 속도는 1Gbp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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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사용자들은 LTE-A가 보급되면서 이통사들이 통신망 관리와 투자에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 이통사, 3G 전산망 관리·투자에 소홀? 

4세대 이동통신이 자리 잡은 2015년.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3G 속도가 눈에 띄게 저하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렸다. 

실제로 2015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3G 다운로드 속도는 4.75Mbps로 전년(2014년) 5.1Mbps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에서는 이통사들이 LTE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속도를 늦추거나 전산망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3G용으로 할당받은 2.1㎓ 대역 주파수 일부를 LTE용으로 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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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는 고의 속도 저하는 물론 통신망 관리 소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통사 "고의 속도 저하 사실 아냐" 해명하지만...

이동통신 3사 모두 과거 3G 속도 저하 논란에 대해선 명확히 "아니오"라고 선을 그었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과거 3G에서 4G, LTE-A로 전환했을 때에도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3G 속도가 저하됐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불거졌던 전산망 관리 소홀에 대해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4G에 비해 3G 기지국·전산망 관리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는 것 만큼 큰 치명타가 없기 떄문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LTE 속도 저하에 대해 "통신망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4G 속도에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해결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전송속도 저하 불만은 KT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5G,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것인가

이동통신 세대 전환때마다 불거지고 있는 고의 속도 저하 논란. 통신업계는 부정하고 있지만, LTE 사용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기존 서비스 이용자는 불편을 체험하면서도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개인 이동통신을 이용하다보니 '불편 사례'가 한 군데 모이지 못했고  확실한 증거가 수집되지 않았다.  

반면 서비스 공급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진화한 이동통신 서비스로 갈아타면 그 불편이 없어진다는 말만 반복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동통신 분야에서 관련 정보는 공급자에게 편중돼 있다. 

이동통신의 진화는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관련산업 성장과 `공허한` 비전을 위한 것인가.

LTE 세계에서 데이터 전송과 수신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던 소비자가 홀로그램 통신을 위해, 혹은 그보다 더 `낯선` 미지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굳이 5G로 갈아타야할 이유는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이 의문이 해소될 때,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5G로 이동해야할 당위성을 갖게 되고 관련산업 발전도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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