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까지 힘들다는데...그래도 주가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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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까지 힘들다는데...그래도 주가 오르는 이유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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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대비 20~30% 상승...글로벌 감산 계획 발표에 '공급과잉 해소' 기대감 솔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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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반도체주(株)가 올 들어 부진한 실적에도 강세다. 미·중 무역분쟁 등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던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부각된 덕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17분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는 4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 2일 연초 종가 대비 21.55% 오른 수준이다. SK하이닉스 또한 같은 기간 32.18% 오른 8만100원에 거래 중이다.

◆ 반도체 업황 악화 속 실적 전망 불투명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도체 업황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관련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5일 1분기 실적 공개를 앞둔 SK하이닉스는 매출 6조4083억원, 영업이익 1조4879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처럼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3조4894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지난 1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7조1000억원)을 9000억원 밑돌았다.

아직까진 2분기 실적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달 들어서도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각각 6조8077억원, 1조11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22%, 79.93% 줄어들 전망이다.

◆ 올 하반기 업황 회복 가능성 높아

다만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주 실적보다 업황에 쏠리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하반기 주가 조정 과정에서 이미 상반기 실적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올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 수요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효율적 투자 집행과 기존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보안 관련 뉴스, 높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등으로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며 “성수기에 접어드는 하반기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서 ‘상저하고(上低下高)’ 업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3분기부터 재고 감소로 가격 하락폭이 줄어들고 낸드의 경우 공급 조절 효과에 따라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또 5세대 이동통신(5G) 수요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어 업황 회복세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감산 계획 발표

특히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D램(DRAM)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반도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4위인 대만 난야 테크놀로지는 지난 16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시설투자(CAPEX) 계획을 기존 106억대만달러(NTD)에서 70억대만달러로 34% 가량 하향 조정했다. 또 1분기 월 70K(K=웨이퍼 1000장) 수준이었던 웨이퍼 투입 생산량(Wafer Input Capacity) 가운데 5~10%를 연구개발(R&D)로 전환한다.

앞서 시장 점유율 3위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또한 지난달 20일 실적발표에서 재고가 적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감산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낸드·D램의 웨이퍼 투입 생산량을 5% 줄일 계획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난야의 D램 시장 점유율이 2.7%밖에 되지 않아 이번 감산 결정이 업황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면서도 “마이크론에 이어 난야가 감산에 동참했다는 측면에서는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난야 역시 D램 공급 조절에 나서는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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