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물 요구 안한다”…삼성전자, 44개 미래기술 육성에 617억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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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 요구 안한다”…삼성전자, 44개 미래기술 육성에 617억원 지원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4.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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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상반기 연구과제 선정...지금까지 6667억원 지원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발표회‘ 에서 음두찬 미래기술육성센터장이 사업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발표회‘ 에서 음두찬 미래기술육성센터장이 사업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삼성전자가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미래기술 육성 사업에 나선다. 독창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기술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위해 뒷받침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발표회’를 개최하고 올 상반기 연구과제로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ICT 17개 등 총 44개 과제를 선정, 총 617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유니스트(UNIST) 이자일 교수팀 ‘크로마틴 구조에서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 연구’ ▲연세대학교 이수형 교수 ‘소립자의 한 종류인 강입자의 질량 측정’ 관련 연구 ▲고등과학원(KIAS) 김준태 박사 ‘플로어 이론을 이용한 사교기하학 연구와 천체역학으로 응용’ 등이 뽑혔다.

소재기술 분야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정현석 교수 ‘멀티 오염물 제거 다기능 필터(멤브레인)’ ▲한양대학교 곽노균 교수 ‘농축수가 생기지 않는 담수화 기술’ 등의 연구가 진행된다. ICT 분야에서는 ▲연세대학교 유기준 교수팀 ‘피부 부착형 센서 및 단어 변환 알고리즘을 통한 청각·발화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 ▲서울대학교 김윤영 교수 ‘고민첩·고적응 로봇 메커니즘의 창의적 위상설계 기술’ ▲서울대학교 김태현 교수팀 ‘머신러닝을 통해 새로운 양자 알고리즘 개발과 하드웨어 최적화 연구’ 등이 선정됐다.

종료된 연구과제 중 성과가 우수하고 학술적으로나 산업적으로 큰 파급력이 기대되는 과제는 후속연구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또 센터에서는 연구자들이 과제를 통해 개발한 기술로 창업을 원하거나 중소기업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때 도움을 주고 있다. 특허의 경우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변리사 사무소와 연계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지원한다.

◆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미래기술에 중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 세 분야의 미래기술 개발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517개 연구과제에 총 6667억원을 지원했다. 

음두찬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상무)은 “정부·연구재단을 통해 약 25조원 이상 규모의 국책 연구과제가 이뤄지고 있으나 결과를 중시한다는 한계를 지닌다”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연구과제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한 연구과제를 보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주제들이 많은데 이런 과제들이 정부 지원을 받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기 바라지만 결코 가시화된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발표회‘ 에서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발표회‘ 에서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독창성·혁신성·임팩트 평가

삼성은 미래기술 연구과제 심사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독창성 ▲혁신성 ▲임팩트 등 세 가지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하며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각 분야의 전문가 3000여명(국내 2400명·해외 600명)이 외부의 어떠한 간섭도 없이 심사하는 방식이다.

올 상반기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은경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독창성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며 “혁신성은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임팩트는 연구과제의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 인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신진 연구자들이 선정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사업에 선정된 전체 연구자 중 43세 이하 교수들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원할 수 있는 돈이 많은 만큼 시간이 지날 수록 연구과제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젊고 유능한 연구자들이 꾸준히 진입하면서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희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POSTECH) 등 국내 대학들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KIAS)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133명을 포함해 8657명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김성근 서울대 교수 신임 이사장 내정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지난 9일 이사회에서 김성근 서울대 자연과학대 교수를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이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 후 정식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음 센터장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던 사업이어서 사업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분을 이사장으로 모셔야 했다”며 “이 사업을 처음 구상할 때부터 함께 해오시면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과학적·산업적 파급력이 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 과학기술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한차원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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