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5G '쑥쑥', 하반기 반도체 살아난다 
상태바
클라우드·5G '쑥쑥', 하반기 반도체 살아난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4.09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BK경제연구소 '하반기 산업전망'
반도체 초격차 유지 핵심은 인재육성
중국 기술 추격 우려는 '기우'
IBK경제연구소는 9일 올 하반기 반도체 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IBK경제연구소는 9일 올 하반기 반도체 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반도체 산업은 올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9일 IBK경제연구소 산업연구팀 장우애 연구원은 침체의 늪에서 빠진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올 하반기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와 다양한 5G 서비스 개발이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소재·장비의 높은 국외 의존도와 ▲낮은 후방연쇄효과 ▲메모리에 편중된 반도체 생태계 ▲중국의 기술추격은 우려되는 요인이다. 

◆쌓이는 재고, 반도체 수출 3개월 연속 감소

국내 반도체 산업은 경기후퇴 조짐 속에 정체 상태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 생산 감소에도 출하가 더 큰 폭으로 줄어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 감소폭은 내수 출하보다 수출 출하가 더 크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금액 역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와 높은 재고수준, 일시적 수요부진 등이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연합뉴스

◆'사중고(四重苦)'에 시달리는 반도체 산업

반도체 수요부진의 원인은 크게 ▲미·중 무역분쟁 ▲서버투자 둔화 ▲PC 교체 지연과 ▲스마트폰 교체 지연이다.

먼저 미·중 무역분쟁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은 미국의 중국 IT산업 성장에 대한 견제다. 그 결과 중국의 전기·전자·하이-테크 제품 교역이 둔화됐고,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홍콩 포함) 역시 올 1~2월 기준 35.6%나 급감했다.

서버투자 둔화 또한 악재로 작용했다. 2016년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과 이익성장이 본격화하면서 선두업체간 포지셔닝 다툼으로 데이터 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2017~2018년 서버용 D램 수요가 예상 외로 증가하며 수급 불균형이 생겼고, 메모리 가격은 급등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심으로 성장했다. 단적으로 지난해 전체 반도체 매출이 13.4% 성장한 반면 메모리 부분 매출은 27.2% 늘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해온 클라우드 '빅4'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설비투자 둔화가 전망된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미국 눈치보기' 및 부품·장비조달 어려움으로 당분간 중국 IT 기업의 투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PC와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진 것도 반도체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지난해 9월 이후 CPU 가격이 급등하면서 PC교체 수요가 줄었다. CPU 가격 급등 원인은 세 가지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CPU(9세대) 출시로 공정라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인텔의 미세나노 공정전환(14nm→10nm) 실패와 ▲서버용 CPU 생산확대로 PC용 생산이 감소하며 공급수량 부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텔의 브라이언 크로자니크 전 CEO의 갑작스런 사임(2018년6월)으로 발생한 경영 공백도 공급수량 부족에 일조했다. 

스마트폰 교체 역시 새로운 기술(폴더블폰 및 5G)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기수요가 늘어나며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가 주춤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애플의 아이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결국 이같은 '사중고(四重苦)' 속에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어났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손하트를 그리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손하트를 그리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클라우드·5G 견인, 반도체 살아난다

반도체 산업은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중에는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지며 서버수요는 클라우드 서비스 성장과 함께 반도체 최대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는 '성장 초기단계'로 서비스 다양화 등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2006년 서비스 론칭을 시장한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s)는 초기 서버 설치비용 절감 목적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서버기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빅데잍 분석 및 활용 등으로 진화 중이다.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미국에만 국한돼 있어 앞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가 자원이 되는 시대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트래픽 과부하 해소, 빅데이터 분석 및 AI 서비스 활용, 서버 설치·관리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및 머신러닝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공지능 전용 서버는 기존 서버 대비 D램 탑재량이 4~5배 이상이다. 

5G 서비스 개발 역시 반도체 수요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5G는 자율주행, loT(사물인터넷), AI 기술이 보편화되는데 필요한 충분조건이다.  5G의 특징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3가지 속성이 자율주행, AI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5G가 보급되면 loT 서비스 역시 별도 망구축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은 3일 오후 11시 5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5G 시대 개막을 알렸다. 앞으로 진행될 5G 망구축은 loT, AI, 빅데이터 시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IBK경제산업연구원 장우애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 인재 육성이 '반도체 초격차'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IBK경제산업연구원 장우애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 인재 육성이 '반도체 초격차'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초격차' 핵심은 '우수 인재' 양성

장 연구원은 "2017~2018년 비정상적인 슈퍼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업계는 올해 기저효과로 생산과 출하, 수출 모두 감소세를 보이겠지만 평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장기적으로 클라우드 시장 성장과 5G 보급이 반도체 수요 확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고 후방산업과 연쇄효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 및 장비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소재·장비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시장규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정부와 학계, 업계가 긴밀한 협력으로 후방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장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메모리 기술격차는 최소 3~5년 이상이다. 여기에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기술추격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중국은 메모리보다 파운드리 육성으로 전략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해외 우수 인재 엽입을 통한 중국의 기술획득은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술의 핵심은 우수한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인 장 연구원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도약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연구개발 지원과 우수인력 유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시스템 반도체 육성으로 반도체 분야 고용시장이 커지고 다변화돼야지만 우수인력의 국외 유출을 막고, 학계 연구도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