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약 공포, 부유층 부모들이 해야할 `어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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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약 공포, 부유층 부모들이 해야할 `어른의 역할`
  • 현직 경찰관
  • 승인 2019.04.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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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유학생활중 쉽게 손대...감싸기 보다 중독치료 나서도록 해야
▲ 마약 복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황하나씨. `자녀의 일탈`을 감싸거나 처벌을 무마하기 보다는 마약 중독에 빠져나오도록 적극적인 `부모의 역할`이 요구된다. 사진= 연합뉴스

마약수사관을 지냈고, 현직에서 경찰로 활동하고 있는 한 지방 경찰관이 최근 사태를 보면서 다시 글을 보내왔다. 마약 복용자를 처벌하는 것과는 별도로, 이들의 부모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는 글이다. 현직 경찰관의 신분을 밝힐 수 없기에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편집자 주]  

최근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 씨가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부유층 자녀들의 마약 투약사례가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은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는` 부유층 자녀들이 왜 그런 짓을 저지를까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황 씨 역시 부모들의 부와 권세를 믿고 위험한 물건을 손을 댔습니다. 부친과 경철청장과의 연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5년 황 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사람만 처벌 받고 공급받은 황 씨는 아무런 조사없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녀의 범죄를 무마하려하는 부모들의 행동은, 그러나 자녀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일 뿐입니다.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할때 엄중히 꾸짖고, 중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인데, 오히려 어른이 방치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마약 범죄가 왜 이렇게 빈번할 걸까요? 

대부분은 아니겠지만, 좀 있다하는, 소위 말하는 상류층 사람들의 자녀는 어릴 적부터 학교 성적과는 관계없이 해외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미국 유학생활에서는 마약의 유혹이 흔합니다. 마약 판매자들은 한국에서 혼자 유학온 학생들을 쉽게 알아봅니다.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돈을 풍족하게 쓰는 동양인들 중 한국 유학생들이 타깃입니다. 영어가 짧아서 외국친구 사귀는데 소극적이고, 외로움을 잘 타고 본국에 있는 부모의 기대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쉽게 먀약의 유혹에 빠져든다고 합니다. 이미 마약 경험이 있는 친구들의 초대로 파티장에 가서 마약 투약이나 흡입을 하게 됩니다.한 두번의 경험을 하게 된 후 실제 구매에도 나서는 돈만 있으면 의외로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자신들도 놀랩니다. 

이런데 익숙했다가 귀국하면, 또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해 한국의 낯선 환경에 움츠려들고 주변 친구들과도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유학생출신들과만 어울립니다. 그둘중로부터 또 유혹을 받거나 국제우편으로 구입하는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에서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청소년들은 낯선 일이지만, 이들은 너무나 쉽게 마약에 손을 대고, 종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냉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업에 신경쓰느라 정신이 없겠지만, 유학 다녀온 자녀를 둔 부모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자녀가 정상적인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합니다.   

이들 청소년들이 습관성 마약에 중독되면, 환각이나 환청은 물론, 정신분열, 피해망상증 등의 정신적, 신체적으로 피폐해집니다. 특히, 경찰 등 누군가가 자신을 쫒아온다는 환각 때문에 여관, 모텔이나 부모님이 소유하고 있는 시골 별장등에서 장기간 은둔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중독 상태로 있음에도 회사 중요 보직을 맡고 있다면, 회사 경영마저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환각과 대인기피증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은 가족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병을 앓고 죄를 저지르는 자녀를 감싸는 것은 결코 자녀를 위한 길이 아닙니다. 중독을 치료하도록 적극 도와야할 것입니다.

최근 유통되는 마약은 양귀비나 대마를 가공한 천연마약이 아닙니다. 염산에페드린, 클로로포롬 등과 같은 화학약품을 혼합한 화학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오랫동안 인체에 잔류하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일종의 독극물로 보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필로폰을 투약하면 투약자는 잠이 오지 않고, 수치심이 사라지고, 인체 근육이 수축되는 반면 쉽게 성적 흥분을 느낍니다. 마약을 투약할 때에만 이런 배가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씩 투약량을 늘리게 되고, 내성이 생기면 투약량을 더욱 늘립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물만 먹은 채 성적 쾌락에 빠져들게 되고 은둔생활이 깊어집니다.   

국가는 마약으로 인해 사회가 병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약 공급선을 더 단속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 마약을 상습 투약하는 투약자들에게는 일반 범죄사범보다도 더 큰 형을 선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문화 개방으로 서구 문화가 범람하게 되면서 마약도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마약청정국`이라 불렸던 한국은 더 이상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관계 기관이나 사정당국은 이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상류층 부모들도 `어른다운 역할`로 자녀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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