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재계 '변화의 바람'...'신사업·상생'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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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재계 '변화의 바람'...'신사업·상생' 다 잡는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3.1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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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격식' 깨고 '혁신'에 방점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제반 여건 역시 새롭게 해야한다는 의미로 자주 인용된다. 급변하는 미래의 경영 환경 속에서 재계 역시 '새 술'인 신사업이나 경영가치를 담은 '새 부대'(신설 조직) 마련에 한창이다. 이들 신설 조직은 기업의 앞으로 행보를 점칠 수 있어 재계 안팎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재계 서열 1~4위의 '빅 4'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 사이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새부대' 마련에 열을 올렸다. '빅 4'의 관심사와 고민을 엿볼 수 신설 조직을 살펴봤다.    

▲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신설로 상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신설하며 상생 외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12일 '스마트공장지원센터'를 신설했다. 대표이사 직속인 이 조직은 2015년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체계화하기 위해 만든 '스마트공장 태스크포스(TF)'를 업그레이드한 결과물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지원센터 설립으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과 상생 활동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력양성 ▲기술확보 ▲특허개방 ▲판로개척까지 지속가능 체계 구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매년 각각 100억원씩 앞으로 5년간 모두 1000억원을 조성해 2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확대한다. 

또 자동차 전장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스템LSI 사업부장 직속 조직으로 전장사업팀을 확대·개편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내 삼성전자의 유일한 R&D(연구개발) 전문 사업부다. 이 밖에도 글로벌마케팅센터와 경영지원실도 신설했다. 

▲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시대를 맞아 '혁신'을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정장 벗고 부서 명칭 바꾸며 '혁신' 나선 현대차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직개편에 나선 현대차그룹은 '혁신 경영'을 화두로 변화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근무 복장을 자율복 형태로 바꾸고 부서별 명칭도 변경하고 있다. 또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직급 역시 현재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1~2개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경영지원 ▲재경 ▲국내영업 ▲고객경험 ▲사업관리 ▲상용사업으로 구성된 6개 본부 조직에 올해 ▲기업전략 ▲북미권역 ▲유럽권역 ▲인도권역 ▲러시아권역 ▲중남미권역 ▲아태권역 ▲아중동권역 등 8개 본부를 추가해 모두 14개로 늘린다. 

직급 역시 사원과 대리를 '주니어'로, 과장 이상은 '시니어' 직급으로 묶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또 '책임'과 '수석'으로 이원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예 직급을 없애고 '000님'으로 부르는 안도 있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후 현대차가 직급체계를 바꾸는 건 20년 만이다.

복장 역시 정장 대신 캐주얼로 변화를 꾀했다. 보수적 기업문화로 유명한 현대차의 이런 변화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보다 더 ICT 회사답게 변해야 한다"고 혁신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 최태원 회장의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강화 전략에 맞춰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연합뉴스

◆사회적가치 제고에 몰두하는 SK

"기업의 변화를 위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시카고 포럼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올 초 SK는 최 회장의 이같은 경영 철학이 담긴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며 사회적 가치 관련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사회적가치(SV) 추진단을 꾸린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추진단을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직속으로 옮기며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전문 인력을 수혈하며 역량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SKC 역시 CEO 직속으로 더블 보텀 라인(DBL:Double Bottom Line) 추구위윈회를 신설했다. DBL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와 SK가스 역시 CEO 직속으로 조직을 새롭게 설치했다. SK가스는 신성장에너지 위원회를, SK하이닉스는 미래기술&성장 조직을 새롭게 만들었다. 미래기술&성장 조직 아래 미래연구추진단과 글로벌성장전략 조직을 꾸렸다. 이들은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연구 역할을 수행한다. 

▲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후 LG그룹은 미래 먹거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광모 체제' LG, 미래 먹거리 육성 박차

구광모 회장 체제로 경영 승계를 이룬 LG그룹은 지난해부터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전장, 5G(5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 먹거리 육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인공지능(AI), 로봇 등 성장사업 분야에 방점을 찍었다. 가전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에는 AI 기능을 확대하고, 로봇 분야에서는 국내외 로봇 기업 투자 및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광저우에 증설 중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10%대의 OLED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기초석유 화학 분야의 고부가 가치 제품의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2023년까지 2조원 이상 단계적으로 투자해 급증하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5G시장 선도에 나선다. 관련 분야에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영역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단적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자동차 업체와 협업해 정밀 측위 기반의 자율주행용 다이내믹맵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자동차 전장부품, 기판 소재 등 분야에서 미래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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