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소재사업 광폭행보가 긍정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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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소재사업 광폭행보가 긍정적인 이유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3.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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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투자 신속 대응이 관건...소재사업 분사도 기업가치 '제고'

SK이노베이션이 자동차 배터리, 소재사업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유럽에 1조원에 달하는 제2 배터리 공장 건설 투자와 소재사업에 대한 분할 계획을 밝혔다. 

1일 업계 안팎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소재사업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조직개편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 중심 역량 강화에 돌입한 이후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배터리·소재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유가, 환율 등 대외환경에 취약한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 SK이노베이션이 이사회를 통해 배터리·소재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車 배터리 공장 증설·소재사업 분할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 제2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9452억원 투자를 결의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현재 제1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헝가리 코마롬 시에 있는 건설부지 내에 연면적 약 3만5000평 규모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달 중에 착공해 2020년 상반기에 공장 준공할 계획이다. 이후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자동차 산업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시장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를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설투자 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생산공장은 한국 서산공장을 포함해 유럽에 2개, 중국 1개, 미국 1개 등으로 늘어나게 된다. 회사는 이번 투자결정을 비롯해 향후 수주 증대에 따른 증설까지 포함해 2022년 연간 생산량 60GWh 규모의 생산설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미래 첨단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소재사업을 자회사로 단순∙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하고 4월 자회사 'SK아이이소재(가칭)으로 신설한다. 

소재 사업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LiBS(분리막)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접히고 휘어지고 둥글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용 필름인 FCW(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 소재인 투명 PI필름 브랜드명) 두 가지로 나뉜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재사업 분할에 대해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 SK아이이소재(가칭)만의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결정을 두고 "회사가 전사적으로 역량을 모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한 산업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사업의 독자경영 토대를 만들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 소재 사업은 3월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거쳐 분할을 확정한 이후 4월 1일을 분할 기일로 분할 작업이 진행된다. /사진=SK이노베이션

◆ "분할경정, 회사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일 것"

업계 안팎에서는 SK이노베션의 자동차 배터리 생산거점 확대와 소재사업 분사를 두고 회사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분할을 통해 기존에 숨겨졌던 배터리 분리막 사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를 통해 배터리 분리막 사업의 이익성장이 더욱 가속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배터리 분리막 사업의 상장을 통한 자산의 유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차전지 및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분할은 저평가됐던 사업부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와 소재 사업은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며 "배터리사업의 유럽 추가 투자와 소재사업의 독자경영 확보 등은 딥체인지2.0의 실행력을 과감하게 높이는 것으로 사업 경쟁력 확보 및 기업가치 제고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 석유·화학 분야는 사이클이 분명한 사업으로 지난해 고유가 기조와 미·중 무역갈등 등 외부 영향을 받아 업계 실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업계는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한편, 친환경차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시장과 투명 PI필름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10만대 규모였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40년에 약 6000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에는 모든 신차 판매의 55%, 전세계 차량의 33%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SA(Strategy Analytics)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2년 5010만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gms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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