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인의 러브스토리 오가던 태화강변에 고대 건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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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의 러브스토리 오가던 태화강변에 고대 건물이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8.12.19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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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일대에서 신라시대 건축시설 확인

 

경주에서 남쪽으로 35번 국도를 타고 언양으로 가다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서 태화강변으로 가다보면 천전리 각석을 만날 수 있다.

고고학자들의 해석에 따르면, 그 각석에 쓰여진 내용은 사랑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인공은 지소(只召)부인과 그의 첫남편 입종(立宗)갈문왕이다.

국보 제147호로 지정된 천전리 각석은 원명과 추명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추명부분의 요지는 사훼부 사부지(徙夫知) 갈문왕과 어사추여랑(於史鄒女郞)이 천전리 계곡을 찾은지 14년이 지난 기미년(539년)에 사부지 갈문왕의 부인인 지몰시혜비(只沒尸兮妃)가 무즉지(另卽知) 태왕의 비인 부걸지비(夫乞支妃)와 사부지 갈문왕의 아들인 심□부지(深□夫知)와 함께 이곳을 찾아왔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사부지 갈문왕은 ‘사’는 ‘서다(立)’는 뜻, 부는 높은 사람의 뒤에 붙이는 종(宗,) 그래서 입종 갈문왕으로 추정된다. 지몰시혜비는 지소부인으로 해석된다. 무즉지 태왕은 법흥왕, 그의 부인 부걸지비는 보도부인, 사부지 갈문왕의 아들 심□부지는 나중에 진흥왕이 되는 삼맥종(彡麥宗)으로 비정된다. 천전리 각석 추명에는 이때 사부지 갈문왕에 대해 ‘과거(過去)’라는 표현을 써 죽었음을 시사한다.

서기 539년은 진흥왕이 즉위하기 1년 전이다. 이때 진흥왕은 법흥왕에 이어 차기 임금으로 내정돼 있던 시기로 보인다. 진흥왕의 아버지이자 지소부인의 남편인 입종 갈문왕은 이미 죽었고, 지소부인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들인 삼맥종을 데리고, 차기 왕이 될 것임을 고하며, 바위에 그 내용을 쓴 것이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일대에서 신라시대 건축물 시설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이 일대는 경치가 좋다. 아마 신라시대에도 경주의 왕족과 귀족들이 소풍삼아 다녀갔을 것이고, 천전리 각석은 그런 사연을 담았다고 본다. 귀족들이 소풍와 쉬었던 곳에 정자 하나쯤은 만들었지 않았을까.

 

▲ 통일신라 시대 석렬시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1월 19일부터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일대에 대한 시굴조사를 해보니, 그동안 이 일대에서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걸친 건축시설 일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지점에서 통일신라 시대 석렬(石列, 돌로 만든 경계)시설과 조선 시대 석렬, 집석 유구(돌무더기 흔적) 등이 확인되었다.

통일신라 시대 석렬시설은 현재의 전망대가 자리한 구릉 서쪽 아래 퇴적층에서 확인되었다. 2~3줄로 늘어선 석렬은 모래 사구 위에 지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점토와 목탄, 굵은 모래 등을 섞어 다졌으며 그 위에 건축물의 기초시설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석렬시설이 구릉과 평행하게 돌아가는 점으로 미루어 낮은 구릉 가까이 있거나 정상부에 자리한 건축물을 보호하거나 경계 짓기 위한 기초시설로 추정된다.

울주 천전리 각석과 연결해 보면, 신라 귀족들이 놀러와 머물던 정자 자리가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

 

▲ 발굴지 /문화재청

 

이 외에도 구릉 정상부근에 확인된 집석 유구와 석렬 시설을 통해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되는 건축물이 자리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릉에 자리한 집석 유구 위에서 많은 기와들이 출토되었는데 위치상 주변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누각 형태의 건축물이 있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토 유물로는 신라 고식 막새인 6엽 연화문(연꽃무늬) 수막새, 통일신라 시대 8엽 연화문 수막새, 인화문 토기 조각(편), 다량의 기와 조각 등과 함께 분청사기 조각 등 고려와 조선 시대 유물들이 확인되었다.

인근에 울주 반구대 암각화가 있다는 점에서 선사시대부터 인간들이 이 경치 좋은 곳에서 무언가 기록을 남겼던 것이다.

 

▲ 출토유물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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