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는 토기 생산 왕국이었다…가마터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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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는 토기 생산 왕국이었다…가마터 발굴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8.12.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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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서 토기 가마터와 폐기장 발굴…가마터 10여개 집중 분포, 수공업의 거점

 

「삼국사기」 지리지 함안군조에 “법흥왕이 대군을 동원하여 아시량국(阿尸良國)(아나가야(阿那加耶)라고도 한다)를 없애고, 그 지역을 군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삼국유사」 오가야조에도 아라가야(阿羅伽耶)라는 나라 이름이 나온다.

경남 함안군 일대에 소왕국을 이루었던 아라가야가 토기를 생산하던 나라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주로 고분을 파헤치며 가야 유물을 건져냈는데, 이번에는 토기를 만들던 가마터가 나왔다.

 

▲ 토기 가마터와 폐기장 발굴현장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의 산을 파헤쳐 보니 그 일대가 아라가야의 토기 생산 거점이었음을 밝혀냈다. 토기를 만들던 가마터와 잘못 만들어진 토기를 버린 폐기장이 동시에 발굴되었다.

함안군 법수면 일대에는 2004년까지 가야 가마터 두군데가 확인된 바 있다. 그후 창원대 박물관이 지표조사를 실시해 일대에 토기 가마터 10여개소가 집중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가야의 토기 가마터는 2004년 그 존재를 확인되었던 것을 14년 만에 처음 조사된 곳이다. 그곳에 대형 가마터 1기와 폐기장 1기가 드러났다.

가마터는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 규모다. 기존 조사에서 확인되었던 가마 규모가 모두 7m 이하였던 것에 비해 월등히 큰 규모였음이 확인되었다.

가마 구조는 소성부(燒成部, 토기 두는 곳)와 연도부(煙道部, 연기가 빠져나가는 곳) 사이에 낮은 계단이 있는 등요(登窯, 경사면에 터널형으로 축조된 가마)로서, 기존에 확인된 다른 가마들이 계단이 없는 무계단식 등요였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가마와 폐기장 내부에서는 다양한 토기가 발견되었다. 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繩蓆文短頸壺, 갈대를 사선으로 엮은 모양)가 대부분이었으며, 화로형 그릇받침(노형기대, 爐形器臺), 통형 굽다리접시(통형고배, 筒形高杯), 큰 항아리(대호, 大壺) 등 주변 가마터에서 확인된 유물보다 좀 더 다양한 기종의 유물도 소량으로 출토되었다.

토기유물들은 함안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양식의 고식도질토기(1,000도 이상 고운에서 구운 토기)로, 토기가마가 등요로 발전하면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가마의 구조와 토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아라가야의 토기생산기술의 발전상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함안지역의 아라가야에 대한 발굴조사는 고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가마터 발굴은 아라가야의 조사연구 영역을 새롭게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아라가야의 토기 생산체계와 유통구조를 입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기초조사로서, 앞으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아라가야의 토기문화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심화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 출토된 토기 - 화로형 그릇받침 /문화재청
▲ 출토된 토기 - 통형굽다리접시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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