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군주’ 세조 얼굴이 선량하게 생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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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군주’ 세조 얼굴이 선량하게 생겼다니…
  • 김현민
  • 승인 2018.10.18 12: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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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 세조얼굴 첫 공개…10.22.~2019.1.13. 테마전시 ‘세조’ 개최

 

카메라가 없던 조선시대에 임금의 얼굴은 어떻게 남겼을까. 당대 최고의 화가가 임금 얼굴을 초상화로 그렸다. 이를 어진(御眞)이라 한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했으니, 조선왕실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것이 바로 이 어진이다. 조선의 역대 임금은 이 어진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후세에 남겼다.

하지만 어찌하랴. 후손들이 그 어진을 보존하지 못했다. 6·25때 조선 역대 임금의 어진을 모두 부산으로 옮겼는데, 그곳이 부산 동광동 소재 부산국악원내 창고건물이었다. 그런데 1954년 12월 10일 어진을 보관하던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부랴부랴 구해낸 어진이 6점이고,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태조, 철종, 순조, 익종 등의 용안이다. 그나마 온전하지 않은 것도 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은 3분의2 정도가 훼손되었다.

 

▲ 세조 어진 초본(김은호, 1935년) /문화재청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어진은 이모본(移模本)으로 남아있다. 이모본이란 원본을 베껴 그린 그림이다.

계유정난을 일으켜 단종의 충신을 제거한뒤 조카를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세조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세조 역에는 날카롭고 강인한 얼굴의 배우가 맡는다.

하지만 세조의 어진 이모본에는 왕위 찬탈자 답지 않게 수염도 없고 둥글둥글하고 선량한 모습을 하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조 어진 이모본은 어진 초본을 경매를 통해 구입한 것이다. 지난 2016년 11월 갑작스럽게 한 경매 사이트에 누군가가 이 세조 어진 초본을 올렸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최종 낙찰가 7,200만원에 이 어진을 낙찰받았고,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초본이라서 채색은 되어 있지 않고 표제, 바닥 문양 등도 그려져 있지 않지만 용포의 문양과 외모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초본이이만 어의 완성본을 가늠케 하는 것이었다. 초본의 세조 얼굴은 상당히 살집이 오르고 푸근한 인상을 주는데, 수염 숱도 매우 적어서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30대 후반 정도의 나이 때 그려진 어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초본 오른쪽 하단에는 金殷鎬寅(김은호인)이라는 사각형 도장이 찍혀 있어 일제강점기의 인물화가 김은호(1872~1979)가 그린 그림임을 알수 있게 되었다.

 

▲ 세조의 능, 광릉(光陵)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2일부터 2019년 1월 13일까지 지하층 궁중서화실에서 ‘세조’ 테마전시를 개최하면서 2016년에 구입한 ‘세조어진 초본’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 유물인 세조 어진 초본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이왕직(李王職)의 의뢰로 화가 김은호가 1735년에 모사한 세조 어진을 다시 옮겨 그린 초본이다. 부산 화재로 조선 시대 어진 대다수가 소실된 상황에서 이 초본은 세조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일한 자료로 가치가 크다.

고궁박물관은 또 조선 시대 세조 어진에 대한 보수·모사 작업의 내용을 기록한 등록(謄錄) 자료 등도 함께 소개한다. 세조 사후 광릉 옆에 자리한 진전(眞殿, 어진을 모신 전각)인 봉선전(奉先殿)에 봉안되었던 세조의 어진이 임진왜란과 두 차례의 호란에서 태조 어진과 함께 극적으로 보존되어 일제강점기까지 전승된 내력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세조 어진 초본 공개와 함게 세조의 생애, 정치·문화적 업적과 관련된 유물을 함께 선보인다. ▲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 ▲ 세조의 왕위 찬탈과 단종 복위 사건의 그늘, ▲ 세조의 통치와 업적, ▲ 세조의 불교 후원, ▲ 세조 어진의 전승 내력과 ‘세조 어진 초본’, ▲ 나라를 다시 세운 왕으로 숭배된 세조, ▲ 세조의 왕릉, 광릉(光陵)이라는 7가지 주제 아래 약 30여 점의 유물과 사진 자료, 영상을 통해 세조를 소개한다.

이밖에 세조와 관련한 다양한 유물을 소개해 세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활쏘기·말 타기 등에 독보적이었던 수양대군 시절부터 잔혹한 왕위 찬탈 과정을 거쳐 왕좌에 오른 뒤 이룩한 업적 그리고 세조라는 묘호(廟號, 왕의 신주를 종묘에 모실 때 올리는 이름)가 의미하듯 그의 사후 왕릉과 진전에서 ‘나라를 다시 세운 왕’(재조, 再造)’으로 숭배된 과정을 조명한다.

또한, 다양한 체험과 강연이 마련되어 전시에 흥미를 더했다. 먼저, 전시실에 설치한 화면 속 ‘세조 어진 초본’에 색을 입히는 영상 체험, 세조 초본 따라 그리기 등 어진 제작에 직접 참여해보는 체험 공간을 마련하였고, 세조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특별전 기간 중 테마전시와 연계한 강연도 펼쳐진다.

강연은 ▲ 조선의 국왕, 세조(오종록 성신여자대학교), ▲ 세조어진 초본의 연원과 양식(신재근, 국립고궁박물관), ▲ 세조어진의 봉안과 숭배, 그 의미(손명희, 국립고궁박물관) 등 3가지 주제로 구성하였으며 11월 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한다. 강연은 현장에 오시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피의 군주로 평가받는 세조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기회가 될 것이다.

 

▲ 안내 홍보물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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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2018-11-05 22:51:21
저 혹시 숙제를해야해야하는데 여기서 학교에 배웠던 내용이 있어서 그런데 여기서 좀 퍼가도될까요???
꼭 출처랑 저작권자 써서 낼께요 좀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