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 오늘] 1차 석유위기…중동 오일패권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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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오늘] 1차 석유위기…중동 오일패권 형성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10.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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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원하는 서방에 대한 아랍산유국들의 보복…세계경제 침체

 

1973년 10월 17일, 아랍석유수출국기구(OAPEC) 회원국 석유장관들이 이스라엘이 아랍 점령지역에서부터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회복될 때까지 매달 원유생산을 전월에 비해 5%씩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페르시아만 아랍국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국가에 대해 석유를 정치 무기로 사용할 것을 선언한 것이다. 세계 경제가 중동 아랍권과 서방국가의 대결에 의해 휘청거렸다. 이를 1차 석유파동 또는 1차 석유위기(first oil shock)라고 한다.

그해 10월 6일 이집트군은 스에즈 운하를 건너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나이반도로 진격하고, 동시에 시리아군은 수많은 탱크를 앞세워 골란고원을 넘어 이스라엘 북부를 침공했다. 기습작전이었다. 이날은 유태인들에게는 욤키푸르(Yom Kippur)라는 최대 명절이어서 이 전쟁을 욤키푸르 전쟁이라고 한다.

욤키푸르 전쟁은 양측이 엄청난 사상자와 피해를 내고 어느쪽도 이기지 못한채 19일만에 종결되었다.

하지만 아랍의 산유국들은 동족인 이집트와 시리아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과 유럽에 타격을 주기 위해 10월 16일 페르시아만의 6개 석유수출국들은 OPEC 회의에서 원유가격을 17%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17일 이스라엘이 아랍 점령지역에서부터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회복될 때까지 원유감산을 결정했다.

 

▲ /위키피디아

 

세계 최대석유소비국인 미국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1갤런에 30센트 남짓 하던 기름값이 하루아침에 두 배로 올랐다. 문을 닫은 주유소가 많아 문을 연 주유소마다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렀다. 미국 정부는 기름값이 연일 치솟자 기름값을 통제하고 주유소에 배급제를 실시하고 주말에는 자발적으로 문을 닫도록 유도했다. 값싼 기름 덕분에 풍요한 자동차 생활에 젖어있던 미국인들은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난방용 기름을 구하지 못한 노인들이 얼어 죽고 쇼핑몰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곧이어 다가온 크리스마스는 트리에 불을 켜지 못해 캄캄한 명절이 되고 말았다.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유태인 국가를 지원하려다 엄청난 보복을 당한 것이다.

 

▲ 1차 오일쇼크 직후 1974년, 휘발유 도둑에게 경고하는 문구 /위키피디아

 

1차 석유파동은 국제질서를 재편했다. 미국이 쇠퇴하고 중동국가의 오일 패권이 형성되었다.

일부 유럽국가들은 산유국들과 개별 협상을 벌이면서 전열에서 이탈했고, 미국도 서둘러 중동 산유국과 협상에 나섰다. 미국은 아랍 산유국들과 석유 가격 현실화 방안을 놓고 협상하는 한편으로, 이스라엘로 하여금 골란 고원과 시나이 반도에서 철수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결국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1974년 3월 점령지에서 철수했다. 이에 맞추어 아랍 산유국들은 석유 금수 조치를 해제했고 이로써 6개월 동안 전 세계를 뒤흔든 석유 위기가 가까스로 수습될 수 있었다.

 

1차 오일쇼크의 상처가 아물갈 무렵인, 1978년 2차 오일쇼크가 터졌다. 이번에는 석유무기화에다 이란 혁명과 그후 이란-이라크 전쟁이라는 중동 내부의 문제가 겹쳐 발생했다. 2차 오일쇼크는 1차 때보다 심각했다.

1978년 12월부터 1980년 7월 사이에 석유가격은 배럴당 12.9달러에서 31.5달러로 2.4배 급등했다.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었고, 세계 각국의 성장률은 둔화되었으며 무역수지는 악화되었고, 국제금융과 통화질서는 교란되었다.

 

▲ 출처: GS칼텍스

 

두 번의 오일쇼크로 세계 각국은 석유비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아울러 석유 이외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이 급부상했다.

대한민국은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에 마이너스 성장(-1.2%)을 기록했다. 1970년대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경제는 중화학공업 육성시책을 벌이고 있었는데, 때마침 불어닥친 석유파동으로 성장이 정체하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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