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대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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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대비하고 있나
  • 김현민
  • 승인 2018.09.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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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전면전 치닫는데, 국내선 위기의식 없어…금융시장에도 불똥 튈듯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라 밖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45개 품목에 대해 24일부터 10%, 내년 1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규모가 5,055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도 맞불을 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탄이 부족하다. 중국의 대미수입은 1,500억 달러에 불과한데, 중국 정부가 모든 미국산 제품에 같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해도 더 이상 부과할 곳이 없게 된다. 중국이 더 강경하게 나오면, 미국은 남아있는 50%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할수도 있다. 미국도 타격을 받겠지만,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중국이다.

 

▲ 그래픽=김현민

 

대부분의 신문들이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지면을 할애하고, 사설을 냈다. 그러면서도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결국 터지는 美·中 무역 전쟁, 정부 '설마…' 하고 있는가”라고 했고, 중앙일보는 “미·중 2차 무역전쟁 … 정부 정책에 위기의식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악의 사태가 설마 벌어지겠느냐는 듯한 태도다. 미·중 무역 전쟁의 방아쇠가 당겨진 지난 7월 산업부 장관은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심지어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반사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보다는 대중(對中) 수출 감소, 무역 전쟁에 따른 신흥국 경기 침체로 우리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 낙관론을 펼 때가 아니다.” (조선)

 

“우리 경제는 내부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과 겹치면서 경제 침체와 고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내부 혼란에 정신이 팔린 사이 외부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 정책에서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범정부 차원의 경계 태세는 기본이다. 근본적으로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의 투자 의욕을 고취해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되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에 매달리고 있는 지금의 정책 기조로는 힘든 일이다.” (중앙)

 

경제지도 한목소리다. 한국경제신문은 사설에서 “커지는 글로벌 경제 경고음, 한국은 대비하고 있나”고 했고, 매일경제는 “갈 데까지 가는 美·中 무역전쟁, 불확실성 커지는 한국 경제”라는 사설을 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데다 대미· 대중 수출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한국으로서는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요인들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관심이 나라 안 문제에 쏠려 있다.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글로벌 위기를 걱정하는데 대부분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한국은 한가하게 “소득주도 성장이 맞네, 틀리네” 다투느라 여념이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에서는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가. 10년 주기로 찾아온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벌써 잊은 것은 아닌가.“ (한경)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관세폭탄이 중국 성장률을 0.5~1%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본다. 국내 연구기관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은 0.5%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이미 무역전쟁의 충격을 느끼고 있다. 올해 들어 8개월간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지만 반도체를 빼면 수출 증가율은 0.37%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는 G2 무역전쟁으로 존재론적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임시변통식 대책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명운을 건 비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매경)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할 것에 대비해 우리 수출도 걱정해야 하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유념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무역 보복으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할수 있다. 최근 신흥시장이 흔들리는 요인은 미국의 금리인상에다 위안화 절하 가능성이다. 중국이 위안화 값을 떨어뜨리면서 무역전쟁에서 볼 손해를 통화가치로 메우려 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신흥시장 통화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터키,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가 휘청거리는 것도 이런 복합적 요인 때문이다. 신흥국 증시가 가라앉는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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