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중시하는 일본에 캐시리스 점포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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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중시하는 일본에 캐시리스 점포 속속 등장
  • 김현민
  • 승인 2018.09.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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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올림픽 앞두고 정부의 방침에 젊은 세대 취향 변화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카드보다는 현금 거래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도의 동전 주머니를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대형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계산할 때 동전 한 뭉치를 꺼내 세는 게 보편화되어 있다. 계산대엔 조그마한 동전 받침대가 따로 있다. 세계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선진국인데 아직도 현금을 쓰는 것이 의아스럽긴 하지만, 그런 게 일본인들의 관습으로 젖어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명목 GDP에 대한 현금 유통액 비율이 일본의 경우 19.44%로,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즉 무현금 결제 비율이 낮다는 의미다.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음식점이나 점포가 많고, 상품가격에 부가세 8%를 별도로 추가지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지갑에 넣고 다니는 현금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동전 사용이 많다.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NHN의 라인(Line)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캐시리스(cashless, 비현금) 결제비율은 18.4%로, 한국 89.1%, 중국 60%, 미국 45%에 크게 뒤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에서는 후진국이다.

하지만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외국인 방문객들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키시리스 결제비율을 2025년까지 4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자료: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 (LINE 통계)

 

현금 맹신주의에 빠져 있는 일본 사회에 캐시리스 점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의 보고서는 일본 사회에 불고 있는 캐시리스 점포를 소개했다.

① 신용카드만 이용할 수 있는 서점

2015 년 11월 5일 개업한 BOOK AND BED TOKYO는 신용카드 보유자에게만 이용 기회를 주고 있다.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에 숙박도 가능한 컨셉의 이 서점은 대량의 책이 놓여진 책장의 일부가 캡슐 호텔같은 침실로 이용되며, 커텐으로 가려져 있을 뿐 잠금장치가 부착된 출입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카드 보유자는 어느 정도의 사회적 신용력이 담보되고 있기 때문에 여성고객도 안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호텔예약 사이트 부킹닷컴에는 이 서점의 이케부쿠로 본점의 평가가 8.2점으로,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

② 현금사용이 불가능한 약국

1984년 설립해 큐슈 지방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신세이도 약국은 포인트 환원율이 높은 선불카드를 발행해 캐시리스 비율이 높고 성장이 빠르다. 이 약국의 캐시리스 비율이 40%로, 일본 국내 평균 비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017년 9월 기준 매출액은 190억 엔 수준으로, 생필품을 파는 드러그스토어와 처방약을 조제하는 약국 등을 운영하며 꾸준히 점포를 확장해가고 있다.

신세이도 약국의 '해피카드'는 현금 200엔 구입 시 1포인트(1엔) 적립이 되는 포인트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선불카드 충전 및 이용 시 2배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세이도 약국은 오는 10월부터 현금을 사용할 수 없는 점포를 후쿠오카 시내에 개점할 예정이다.

③ 현금사용이 안 되는 AI 계산대

시스템 개발사 사인포스트가 개발한 인공지능 계산대는 고객이 계산대에 상품을 두는 것만으로도 합계 대금을 정산할 수 있다.

JCB는 오는 9월말 부터 12월말까지 자사 내 음식점이나 소매점에서 해당 AI 계산대를 설치 해 이용토록 하고,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실용화할 예정이다. AI 계산대를 이용하면 캐시리스 사회에 좀 더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원이 계산대에 상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입장에서는 활용도가 높은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자료: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

 

아직도 일본인들의 현금중시 인식은 변함이 없지만, 캐시리스 점포가 등장하면서 일본 사회를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금을 사용할수 없는 점포가 늘어나면 현금이용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N씨는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현금 인출빈도와 금액이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라인페이 등의 새로운 비현금결제수단의 등장으로 결제수단시장에 대한 경쟁이 있는 상황이고, 금융기관도 흐름에 맞는 상품이나 카드를 개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방판매업자 M씨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일본 여성들은 동전, 현금, 포인트 카드 등을 잔뜩 들고 다니기 편리한 동전지갑, 장지갑, 커다란 가방을 선호해왔다“며서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체크카드, 라인페이 등을 활용하는 분위기가 퍼져있고, 지갑이나 가방을 가볍게 하고싶은 욕구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해외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요 상업시설, 숙박시설에서 100% 신용카드 결제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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