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어 품귀현상…한국산 장어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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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어 품귀현상…한국산 장어에 기회”
  • 김현민
  • 승인 2018.07.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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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치어 어획 급감으로 공급 부족 심화…“장어 없는 복날”

 

한국에 초복 중복 말복이 있다면, 일본에는 ‘도요우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이라는 복날이 있다. 이날 일본인들은 보양식으로 장어를 먹는 풍습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장어 어획량이 크게 부족해 장어요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코트라 도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 장어의 치어가 잡히지 않아 2017년 11월 이후 2개월간 양식장에 입하된 치어량이 약 0.2톤에 불과했는데, 이는 1년전 같은 시기 5.9톤, 2년 전 2.9톤과 비교해 크게 부족했던 상황이다.

장어는 강에서 치어를 잡아 양식한다. 알을 부화하는 방법이나 다른 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일본장어는 일본에서 2,000km 이상 떨어진 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에서 산란한 뒤 그 치어가 동아시아로 돌아와 성장한다. 최근 치어 어획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수입치어 도매가격은 지난 1월 22일 기준으로 1㎏당 390만엔으로, 기록적인 흉어였던 2013년의 평균가격 248만 엔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일본에서 치어 어획량은 1950~60년대 200톤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급감해 2017년도 15.5톤의 수입을 포함해 19.6톤에 불과한 수준이다. 장어 치어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수요 급증에 다른 남획의 결과라는 설이 대체적인 견해다.

어쨌든 장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도요우노우시노히’를 앞두고 외식·유통업계에서는 판매 중지나 가격 인상은 물론 판매 중지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기업 ‘로얄호스트’와 텐동(튀김덮밥)체인 ‘텐동덴야’는 충분한 장어량을 확보하지 못해 상품 판매중지를 결정했다.

일본 가정식 체인 ‘오오토야;는 장어덮밥 가격을 500엔 인상한 2,500엔에 판매키로 했는데, “그나마 올해는 판매가 가능하나 내년에도 계속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장어 자원회복을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유통 대기업 이온은 2023년까지 생산·유통이력이 확인된 장어에 한해 판매하고, 동시에 환경보호단체와 협약해 인도네시아산 장어를 현지에서 양식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긴키대학은 장어와 동일한 맛을 내는 메기를 개발해 2016년부터 이온과 협력해 판매하고 있다.

장어 쟁탈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업도 등장했다.

택배 대기업 ‘Radishi Boya’는 6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장어 쟁탈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도요우노우시노히’에 장어 대용식으로 꽁치 꼬치구이나 소고기 스테이크 등 스테미너에 좋은 것들을 대체상품으로 제안했다.

 

▲ 일식 장어요리 /위키피디아

 

일본에서 장어 어획량이 급감함에 따라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수요를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수입국은 중국·대만·홍콩이다. 올들어 5월까지 홍콩에서 일본으로 수입한 활어 장어 물량은 올들어 5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무려 2,775% 증가했다.

한국산 장어는 지난해 일본에 34만5,000달러 어치가 수출됐는데, 일본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로 미미한 편이다. 한국식품 도매상인 ‘신상사’는 지난 7월 미쓰비시식품이 개최한 ‘다이아몬드 페어 2018’에서 ‘중국을 대신할 제3의 공급기지’라며 한국산 장어구이를 소개, 일본 시장에서 한국 장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한국의 가공공장이 HACCP 인증을 획득했고, 직화구이 라인과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일본 제조 소스를 사용할 예정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일본, 한국, 중국, 대만에서 양식, 포획되는 장어는 모두 같은 종이다. 코트라 도쿄 무역관은 “최근 품귀현상이 두드러지는 일본 장어 시장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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