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폭 이외에도 점도표 및 경제전망요약(SEP) 등도 지켜봐야
증시 반응도 예측하기 어려워...신중한 접근 필요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9월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선택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지만, 인하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요 해외 언론에서는 이례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FOMC라고 평가할 정도다.
증권가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연준의 선택 이후 반응에 대한 예측도 어렵다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9월 FOMC 첫 금리인하 기대...인하폭은 여전히 불확실해
17~18일(현지시간) 진행되는 9월 FOMC에서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인하 폭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 가능성을 35%로, 50bp 인하 가능성을 65%로 제시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25bp 인하 가능성이 66%, 50bp 인하 가능성이 34%로 제시됐으나, 일주일만에 빅컷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FOMC를 불과 하루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것이다.
주요 해외 언론은 이같은 상황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CNBC는 "일반적으로 연준 회의는 꽤 예측이 가능하나 이번에는 아니다"며 "이례적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FOMC"라고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준 위원들 내에서도,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5bp 인하를 주장하는 이들과 50bp를 주장하는 이들이 서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50bp 인하를 지지하는 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고 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도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지난 12일 기사를 통해 50bp 인하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50bp 인하로 금리인하의 첫 스타트를 끊으면 향후 경기가 더 악화되거나 개선될 경우 양쪽 모두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25bp 인하 후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과 후회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연준은 일반적으로 25bp의 완만한 조정을 선호하지만 이번에는 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연말까지 100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도 50bp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연준의 FOMC는 올해 9월과 11월, 12월 단 세 차례 남아있다. 50bp 인하로 금리인하를 시작하게 되면 남아있는 11월과 12월 금리인하 폭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으나, 9월 25bp 인하로 시작할 경우 11월과 12월 더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해햐 할 가능성을 남겨두게 되는 만큼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금과 상황이 유사했던 2007년 9월에도 50bp 인하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첫 인하 폭과 관련해 25bp와 50bp 인하로 시장의 의견이 갈렸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2007년 9월에도 유사했는데, 당시의 결정은 50bp 인하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말까지 10월과 12월 FOMC에서는 모두 25bp 인하에 나서면서 2007년 9월부터 연말까지 총 100bp 인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 75bp 인하 주장하기도
25bp 인하 가능성을 지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25bp 인하를 선호하는 이유도 완만한 조정이 금리 변화의 효과를 연구하기에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의 변화를 확인하면서 이후 금리인하 폭을 더 키우거나 유지할 수 있어 비교적 무난한 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역임한 에스더 조지는 "처음에는 25bp 인하가 더 쉬울 것"이라며 "한동안 이 상황을 유지할 수 있고,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 더 크게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까지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를 지낸 로레타 메스터 역시 "50bp 인하 주장은 가능하나, 그것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복잡하고, 그 도전을 해야 할 설득력있는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 연준 부의장이자 현재 핌코의 리처드 클라리다는 "50bp 인하가 반드시 100% 좋은 평가를 받거나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50bp 인하시 시장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것을 연준은 알고 있을까'하는 두려움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75bp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워런과 셸든 화이트하우스, 존 히켄루퍼 상원의원 등 3명의 민주당 의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75bp 인하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서한에서 "금리인하가 너무 신중하다면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할 위험이 있다"며 "노동 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더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점도표 및 경제 전망 요약 등도 주목해야
이번 FOMC는 인하 폭 이외에도 점도표와 경제 전망 요약(SEP)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에는 2027년 경제 전망이 새롭게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3월과 6월 점도표 경로를 보면 인하 시점은 변경했으나 3년간 총 9회(225bp) 인하 폭은 유지한 바 있다. 즉 2년 후 기준금리를 3.00~3.25%로 제시하고 유지한 것. 이번 점도표에서 인하폭에 대한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용택 IBK 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에서 금리인하 결정 자체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더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연준의 시선과 가정이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의 괴리를 줄일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될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9월 금리인하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된 시장 기대를 유의하게 변화시키기는 어렵고, 연준과의 괴리도 좁히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관점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또한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 폭이 시장의 기대와 다르다 하더라도 파월 의장 기자회견의 색채에 따라 시장이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증권가 반응도 예측 어려워...신중한 접근 필요
증권가에서는 FOMC가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리든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만일 25bp 인하시 경기 침체 불안이 크지 않다고 인식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는 반면 인하 폭이 부족하다는 인식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마찬가지로 50bp 인하시에도 적극적인 대응에 환호할 가능성도 있으나, 경기가 예상보다 우려할 수준이라는 인식으로 연결돼 부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투자증권의 하재석 연구원은 "경기 침체를 동반한 급격한 금리인하 시나리오 하에서는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주식에 대해서는 중립 수준의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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