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팔고 울타뷰티 샀다...워런 버핏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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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팔고 울타뷰티 샀다...워런 버핏의 속내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8.16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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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애플 주식 대거 매각..."비중 조절 마무리된 듯"
울타뷰티 및 하이코 주식 매수 
버크셔해서웨이 현금 비중은 약 377조원 
워런 버핏(사진)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 뷰티 소매업체 울타뷰티와, 항공 우주 관련 기업인 하이코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워런 버핏(사진)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 뷰티 소매업체 울타뷰티와, 항공 우주 관련 기업인 하이코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 뷰티 소매업체 울타뷰티와, 항공 우주 관련 기업인 하이코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지분을 대거 처분한 후 소규모의 울타뷰티와 하이코 주식을 사들인 버크셔해서웨이는 2분기 말 기준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애플 주식 대거 매각..."지분 조절 마무리된 듯"

버크셔해서웨이는 앞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 당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0-Q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애플의 보유 지분 절반 가량을 매각했음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후반부터 애플 지분을 줄이기 시작한 버크셔해서웨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애플 주식을 대거 매각하면서 애플 보유 비중을 절반 가량 줄였다.

6월 말 기준으로 버크셔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규모는 정확히 4억주로, 워런 버핏이 지난 25년간 보유해 온 코카콜라 주식수 4억주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CNBC는 "이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큰 계획일까"라고 언급하며 "워런 버핏은 지금 정확히 같은 수의 애플 주식과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점에서 워런 버핏의 애플 지분 매각도 마무리가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 로버트스미스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카스 교수는 "버핏이 딱 떨어지는 숫자를 좋아한다면, 애플 주식을 더이상 팔 계획이 없을지도 모른다"며 "코카콜라가 버핏에게 영원한 주식인 것처럼, 애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5월 당시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회의 당시에도 버핏은 애플과 코카콜라 두 회사를 비교하며 "주식 보유 기간은 제한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NBC는 "많은 이들은 버크셔의 애플 지분 매각이 애플의 미래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단순한 포트폴리오의 조정이거나, 전반적인 시장에 대한 관점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울타뷰티·하이코 주식 사들여 

CNBC 등 주요 해외 언론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14일 장 마감 후 보유지분 공시(13-F보고서)를 통해 6월 30일 기준 울타뷰티 주식 69만여주와 하이코 주식 10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2억2700만달러, 2억 4700만달러 수준이다.

울타뷰티의 경우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 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해외 성장 기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닝스타는 "울타뷰티는 지난 5월 실적 발표 당시 2024년 매출 가이던스를 낮추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백화점과 약국에서 탄탄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멕시코 진출 등 해외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 주식이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이코의 경우 지난 2분기 견조한 실적과 함께 현금 배당금 인상을 발표했고,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회장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멘델슨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항공 우주 산업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울타뷰티와 하이코의 매수가 워런 버핏의 의지였는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배런즈에 따르면, 워런 버핏은 3000억달러 이상의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를 감독하고 있지만, 그 중 10%에 대한 권한을 투자 매니저인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슐러에게 위임하고 있다. 콤스와 웨슐러는 버핏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배런즈는 "하이코와 울타뷰티에 대한 비교적 작은 매수규모를 감안할 때 이는 콤스나 웨슐러의 투자일 수 있다"며 "버핏은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조절하기 위해 최소 30억달러를 축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의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스노우플레이크의 투자 역시 콤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배런즈는 설명했다. 

앞서 2020년 스노우플레이크의 초기 공개 매수 당시 버크셔해서웨이는 주식 610만달러를 매입했고, 2분기에 전량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6월 말 기준 2769억달러...현금 쌓은 워런 버핏

한편 2분기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 비중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지분을 포함해 총 772억달러의 주식을 매각하고 16억달러 규모만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 3월말 1890억달러에서 6월말 2769억달러(약 377조원)로 크게 늘었다. 

CFRA리서치의 분석가 캐시 사이퍼트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전체 그림과 거시경제 데이터를 보면 결론은 버크셔가 방어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존스 분석가 짐 셰너핸 역시 "버핏은 자신의 주식을 포함해 주식시장에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가 시장과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스럽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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