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임시총회에서 송영중 상임부회장을 압도적 표차로 해임한 것은 기업들이 경제단체에게 제 역할을 하라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날 송영중 부회장 해임안은 233명중 224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적 정책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자를 대표하는 경총 회원사들이 고용노동부 촐신으로 친노동 성향의 활동을 한 상근부회장의 직위를 해제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경총은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다. 최저임금위원회, 노사정위원회, 4대보험 관련 위원회에서 노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이며, 부회장은 그 역할을 하는 자리다.
그런 임무를 맡은 자리에 노동자 보호 업무를 오래해온 고용노동부 관료를 임명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고, 설사 정부가 그런 요청을 하더라도 경총 집행부가 받아들인 것도 잘못이었다. 애시당초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송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안이 처리될 때 노동계 주장에 동조했다. 당연, 회원사들로부터 경총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경총의 입지가 흔들렸다.
정부가 경제단체에 자리를 만들려는 시도가 기본적으로 적폐에 해당한다. 관료 생활을 마치고 산하단체, 공기업, 유관단체로 자리를 옮겨 몇 년씩 대우를 받는 것은 뿌리 뽑아야 할 잘못된 관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생리도 맞지 않는 노동부 출신이 갔으니, 사단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주52시간제를 밀어붙일 때, 경총은 부회장 해임에만 매달리다 제목소리를 내지도 못했다. 사업하는 사람과 생각이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가 있으니,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할수 없었던 것이다.
전임 김영배 부회장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다가 청와대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고 물러났다. 그후 경총을 비롯해 다른 경제단체들도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그 자리에 송 부회장이 온 후 경총이 ‘제2노총’이냐는 비아냥마저 나왔다.
송 부회장 해임은 기업인들이 경제단체들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볼수 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