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 주문..."횡령사고 발생시 본점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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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 주문..."횡령사고 발생시 본점도 책임"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6.1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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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무구조도 도입시 경영진 책임소재 명확"
급증하는 가계대출은 '관리 가능' 수준
부동산 PF 부실 우려..."사업성 엄격히 따질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준호 기자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횡령사고 발생시 해당 영업점 뿐 아니라 본점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복현 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발생한 금융권 횡령 사건 관련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영업점 뿐 아니라 본점 단계의 관리 실태도 점검하면서 필요 시에는 직무 규정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본점에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횡령 사건이란 우리은행 경남 김해지점에서 대리급 직원이 100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횡령한 일을 가리킨다. 이날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간담회에 앞서 "우리은행을 사랑해주는 고객과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이복현 원장은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CEO에게 묻는) 책무구조도 등 지배구조법이 도입되기 전이지만 지금 단계에서의 규정 등 운영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점검하고 있다"며 "(책무구조도는) 본점 주요 임원들의 업무범위, 책임범위가 조금 더 명확해지고 대표이사 역시 총괄책임을 지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일을 완벽하게 다 막을 수는 없겠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사고 책임자가 지금보다 훨씬 엄중하게 책임을 지는 등 제도 운영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금감원 자체적으로도 내부통제 실패와 관련한 책임규명 규정 등 절차도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합쳐진다면 향후 실패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복현 원장은 급증세로 돌아선 가계대출,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후 은행권 내부통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등도 함께 언급했다.

현재 은행은 국제 기준인 바젤3 위험가중자산(RWA) 산출안에 따라 배상금이나 과징금, 소송비용이 발생하면 10년 간 손실 사건의 운영 리스크를 자본비율에 반영해야 한다. 홍콩 ELS 대규모 배상, 횡령 등 금융사고가 10년 간 은행 자본비율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복현 원장은 은행이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 위험을 줄이면 운영위험 가중자산 산출시 감독상 유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히 금융사의 편의를 봐주는 형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젤의 원칙은 위험가중자산을 실제로 해당 금융회사의 관행이나 재무적, 영업적 운영에 반영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라며 "우리 역시 탄력적으로 고려하겠지만 그게 으레 그려려니 하고 예외를 둔다거나 편의를 봐주는 형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지금 발생한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거나 문화적, 제도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사회적 신뢰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야 금융회사에 경영상 자유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부실이 불거지는 데 관련해서는 사업성을 엄격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현재 사업성 평가 기준에 관해 여러 차례 의견 수렴을 거치고 최종화한 상태로 이달 말까지 적용할 예정"이라며 "은행은 상대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줬지만 지주 계열 자회사 등 비은행권은 경우에 따라 적정한 반영이 지연되고 있거나 자칫 온정적 적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금융사의 사업성 자체 평가가 당국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사업성 재평가, 추가 충당금 등을 강력하게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급증세로 돌아선 가계대출 규모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복현 원장은 "당국은 정책 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추이, 경과, 원인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하고 있다"며 "목표로 삼고 있는 ‘경상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이내의 가계대출 증가’는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경제 환경 변화를 면밀히 고려해서 갚을 수 있을만큼 빌려준다는 대원칙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튀는 일시적인 외부 충격이나 내부 상황이 있다면 정책적 상황을 포함한 공급조절도 유관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복현 원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부동산 PF의 사업성 평가를 엄하게 하면 저축은행들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한다고 해서 부실이 심화하지는 않는다. 부실이 이미 있는데 평가기준이 완화됐거나, 금융회사가 심각성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실이 반영이 안됐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당국은 거시경제 상황이나 향후 부동산 시장의 공급 등을 고려해 금융·비금융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불편하다 해도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부실을 원칙에 따라 끌어낼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당국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 과정에서 영세 시공사, 시행사의 연대 보증 등 예측 못한 파급력과 사이드 이펙트는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다. 이달 이후 당국의 사업성 평가 플랜 등 시행에 잘 반영이 될 것이다. 금융사의 건전성을 오랫동안 관리해왔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 업권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부동산, 건설사, 지역경제 등 비금융적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공감하고 있다. 건설협회와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개별적인 특정 지역, 산업에 과도한 충격이 없도록 계속 미세 조정을 하겠다.

-오늘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은행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신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는데 혹시 금산분리 완화는 얘기됐나
그간 혁신에 필요한 제도망 분리, 규제완화 등을 오랫동안 논의해 왔다. (오늘은) 아직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것들에 조금 더 속도를 내고 구체적으로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은행장들이) 해줬다. 당국도 공감하기 때문에 아마 하반기 다양한 TF(태스크포스)를 열고, 논의가 수정되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향후 언론 등과 공유하면서 전체적인 공론화의 장을 만들고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횡령 등 금융사고에 강력한 처벌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2년 중반 부임 후부터 이 문제를 꾸준히 논의해왔다. 그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안도 마련하고 국회도 설득해왔다. 노력은 해오고 있지만 뭔가 결론이 난 게 아니고 관련 법 역시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아직 명확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책무구조도 운영에 있어서는 대충 책무구조도를 만들었으니까 속된 말로 면피 수단으로 쓰이도록 운영할 생각은 전혀 없다. 임원, CEO 등이 실질적으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 이때는 의사결정권자들의 책임에 직접 관련한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에 과거 단기 성과주의적인 불완전판매 등의 실패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특정 금융사의 횡령건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확인된 사실밖에 말할 수 없다. 다만 이 역시 영업점 일선에서의 방어체계, 그리고 소위 '3중 방어' 체계가 과연 제대로 작동을 했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그 검토 과정에서 본점 책임이 있는지도 엄격하게 따져볼 것이다.

-저축은행 경영실태 평가 실시 배경은
당국은 업권의 경영 상황을 분기별로 체계적으로 확인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연체율 상승 추세를 관리하기 위한 업권의 노력이 당국 기대보다는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부실채권 정리 등 적극적인 건전성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별 금융사의 건전성이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이번 기회에 경영실태 평가로 점검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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