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 언론의 韓 대선 유력후보 평가는..."이재명 '경계', 윤석열에겐 '기대감'"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결과 발표, 생방송 보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관해 자세히 전해 日언론 "韓 정권교체 목소리 높다" 강조 후보별 향후 한일 관계에 관해 가장 큰 관심 자민당, 이재명 경계...윤석열에겐 기대감

2021-11-06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확정된 5일, 일본 언론들은 생방송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소식을 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일본 방송사의 이날 밤 메인 뉴스에선 그동안 보여온 한국의 여야 각 대선 후보의 언행과 현재 지지율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와 함께 후보별 당선여부에 따른 향후 한일 관계에 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이미 집권 여당의 후보로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보도를 쏟았냈다. 특히, 보도 서두에는 한국 갤럽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가 57%, ‘여당이 유지해야 한다’가 33%였다며, 한국에서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일제히 전했다.

각 후보에 관해서는 먼저 윤석열 후보의 경우, 박근혜 씨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는데 공을 세웠고, 한국 언론에서는 ‘사신(死神)’으로 불린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검찰 총수로 발탁됐지만, 문 정권을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면서 정권과의 갈등이 깊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3월 검찰총장을 사임한 뒤, 정치적 경험은 없지만 '국민의 힘'에 입당해 문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권교체에 큰 의욕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국,

이재명 후보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경기도지사를 지냈으며 “이번 대통령 선거는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의 싸움이며 어두운 과거로 회귀할지, 희망의 새 나라로 출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장면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도 당 경선에 나서 문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박근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의 거침없고 명쾌한 발언이 사이다와 같다며 ‘사이다 정치인’으로 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언론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두 후보의 일본에 대한 자세였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의 경우, 한일 수교 이후 관계가 가장 악화하여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며, 미래를 짊어질 세대를 위해서 (일본은) 실용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관계이므로 앞으로 관계를 개선해 가야 한다고 발언한 장면을 비중 있게 전했다.

반면, 이 후보의 경우, 도쿄올림픽을 보이콧 해야 한다든지, 친일 청산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올해 8월에 발표한 외교 정책에서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과감히 임하겠다며 밝힌 사실도 전했다.

‘미래를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니혼TV의 정보 방송인 ‘news every.’에서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익에 따라 일본에 협력할 수도 있고, 그때그때의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 같다며, 하지만, 그의 본심을 전혀 알 수가 없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서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지지율에 관해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며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BS후지의 밤 메인 뉴스인 ‘프라임뉴스’에 출연한 마쓰카와 루이 자민당 의원은 윤 후보의 키워드는 ‘정권교체’이고 이것은 ‘진보’에서 ‘보수’로의 정권교체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게 나온 여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것은 이 후보가 아닌 ‘문재인 정부’라는 ‘진보’에서 ‘보수’로의 교체를 원하는 목소리인 것 같다며, 역시 부동산 문제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한일 관계에 관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도, 한국의 보수는 친미이고 진보는 전통적으로 반미, 친북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 후보는 일관해서 국익 우선의 실무주의, 현실주의 노선을 표명해 왔고, 한미 동맹을 중시, 한일 관계 개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어 윤 후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대가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의 이 후보는 독립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동안 이 후보의 발언을 보면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더 악화할 것으로 보는 편이 안전할 것 같다는 논평도 내놨다.  

한편, 5일, BS니혼TV의 밤 메인 뉴스인 ‘심층NEWS’에 출연한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 회장은 "혹시 이 후보가 당선돼 강제 징용 재판과 관련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된다면 일본도 강력한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단언했다. 또한 "(이렇게 되면) 한일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TV아사히의 밤 메인 뉴스인 ‘보도 스테이션’에 출연한 카지와라 미즈호 아사히신문 편집 위원은 "한국의 정권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지지율 상승을 위해 일본에 강경한 자세를 자주 취해왔다며, 일본으로서는 역시 미래지향적이고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리더가 탄생할 것인가에 관심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아직 한국의 대통령 선거까지 넉 달이 남았지만, 눈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주목되는 대통령 선거라고 본다고도 말했다.

이날 NHK의 밤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9’의 메인 앵커는 "한일 관계를 보면 한국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 왔다며, 지금 한일 관계는 매우 식어 버린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입장에서 한국은 중요한 인접 국가임에는 변화가 없으니 대통령 선거전을 통해 한일 관계에 관해서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