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리포트] 코로나 일일 확진자 2천명..갈팡질팡 '스가 정부'에 비난 쇄도

일본, 신형코로나 제3파 도래, 긴박해진 의료 상황 스가 총리의 갑작스러운 GoTo 캠페인 일시 중지 표명 정부 관련 부처와 업계는 비명 중앙 정부와 도쿄도지사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감염자 급증에도 인파 몰린 일본 관광지

2020-11-23     라미 일본 통신원
라미

[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통신원]  일본에선 지난 10일 이후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꺾이지 않고 점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정부의 여행 장려 캠페인이 도마위에 올랐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0일 899명, 11일 1173명, 12일 1555명, 15일 1694명으로 늘다가 22일에는 2514명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다. 

이에 일본 언론에선 코로나 확산세는 스가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GoTo 캠페인(여행 및 식사 비용 할인 정책)’의 영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확산 책임론에 휩싸인 스가 총리는 급기야 지난 21일 오후에 열린 신형코로나 대책본부 회의에서 ‘지역의 신형코로나 감염 상황에 따라서’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GoTo 캠페인’을 일시 중지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과 일시 등이 발표되지 않았고 도쿄도지사와의 책임 공방마저 벌어져 오히려 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연속 도쿄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과거 최다인 500명을 넘어섰고 다른 지역에서도 최다 감염자 수를 넘어서는 곳이 속출했다. 

도쿄의

‘도쿄 의과 치과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달 들어 코로나 중증환자의 입원 요청이 많이 들어와 현재 병상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치바대학 병원’의 경우 병상 이용률이 10%였는데 단 열흘 만에 60%라는 엄청난 기세로 병상 이용률이 높아져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전했고 홋카이도의 하코다테의 경우 병상의 70% 이상이 사용되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사회 회장은 지난 18일, GoTo 캠페인이 감염 증가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지만, 계기가 된 것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신형코로나가 원인으로 보이는 10월의 자살자 수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40% 증가했고 여성의 경우 80%나 증가했다. 

이에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GoTo 캠페인의 강행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스가 총리는 21일 열린 ‘신형코로나 대책본부’에서 “(코로나)신규 감염자 수가 과거 최다가 되는 등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신형코로나 분과회의’의 조언을 바탕으로 감염 확대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여행의 GoTo 캠페인의 신규 예약을 일시 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갑작스럽게 밝혔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 반전에 일본 언론에서는 ‘급전직하’ 또는 ‘급반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구체적인 대상 지역과 시행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급전직하!

이에 대해 TV아사히의 후지카와 미나요 경제부장은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정부 부처의 제도 설계가 완전히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GoTo 캠페인을 담당하는 관광청 간부에 의하면 총리관저의 분위기가 갑자기 변해서 철야 작업을 하며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는 현재 홋카이도의 삿포로를 GoTo 캠페인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포함해 손질 중인데 이같은 조치가 실행되기 위해선 몇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른 지역도 중앙 정부와 지자체장과 협의가 필요하므로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 담당 부처는 혼란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본의 전문가들은 그동안 정부는 경제 재생을 위한 액셀만 밟고 있었다며 전문가들이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쭉 말해왔지만, 정작 정부는 브레이크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TBS의 정보 방송인 ‘선데이 모닝’에 지난 22일 출연한 평론가인 테라시마 지쯔로 씨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GoTo 캠페인이라고 했지만 왜 인센티브까지 주면서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결국 중간 업자들을 위한 것 아닌가?”라고  GoTo 캠페인을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의

이런 상황에 대해 관광 업계 및 요식업계에서도 겨우 손님들의 발걸음이 돌아오기 시작했는데, 다시 자숙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편 일본 네티즌들은 “정부가 아무것도 정해놓지 않았네.”,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중요한 문제인데...”, “최종적인 판단을 각 지자체에 맡긴다니 무책임한 것도 정도가 있어!”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 1월 일본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일본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우 총리직을 사임하는 결정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스가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신형코로나 대책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GoTo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방역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GoTo 캠페인 시작된 후에도 큰 감염자 증가가 없어서 국민의 긴장감이 떨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생활 방역 의식을 높이자며 국가의 구체적인 대책보다 병원과 국민에게 대응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가 총리는 취임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조(自助), 그것이 안 되면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해결하는 공조(共助), 그것도 안 되면 국가나 지방공공단체가 나서는 공조(公助)를 강조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자조(自助)와 공조(共助)만을 강요할 것인지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사흘 연휴가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공항과 역에 인파가 몰리는 모순적인 모습이 나타나고있다. 현재 일본의 신형코로나 대응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