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에서 아침을] '틱톡'사용해? 징역형 때린 이집트 법원

화장하거나 춤추는 모습 동영상으로 '틱톡'에 올렸을 뿐 온라인 세상이 됐는데도 이를 통제하려는 나라들 이미 젊은이들은 온라인세상에 살고 있는데, 통제가 능사일까

2020-08-11     신나리 카이로 통신원
신나리

[오피니언뉴스=신나리 카이로 통신원]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는 오늘도 '틱톡' 플랫폼을 열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이 지루한 시절에 놀거리를 찾아 친구와 소통하는데도 틱톡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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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에도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놀고 소통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급속도로 바뀐 세상의 법칙은 아이들을 더욱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우리는 집 안에만 있게 되었고 이곳이 한국인지 이집트 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은 전세계의 공통된 현상이 되었다. 이런 격리 생활이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4개월 이상 지속되자 아이들은 차츰 이 생활에 익숙해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주이집트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세상에서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고, 비즈니스도 준비하며 미래를 만들어간다. 이집트 사람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곳 사람들의 대부분은 무슬림으로 종교적  특수성으로 인해 여자들은 온몸을 가리고 거리를 다닌다. 이곳은 이슬람 국가중에서도 다소 개방적인 편이긴 하지만 언젠가 필자가 골프장을 간다고 스커트를 입고 나가니 건물을 지키는 바웹(건물경비원쯤이라고 할까)이 이런 옷을 입고 나가면 안된다고 나를 말린 적이 있을 만큼 보수적인 나라다.

이집트에서는 동영상 공유 어플리케이션 '틱톡'을 사용해 유명해진 여성 하닌 호삼(20세)과 마와다 엘라드흠(22세)는 최근 카이로 경제법원에서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알아흐람AP통신이 보도했다.

그녀들의 영상은 우리들이 보기엔 특별한 게 아니었다. 예를 들어 차에서 화장을 하거나 부엌에서 춤을 추는 모습, 모르는 사람과 농담을 하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이들이 "가족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벌금 30만 파운드(한화 약 2200만원)와 2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이 말하는 '가족의 가치'가 뭘까?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는 것을 '문란한 행동'으로 치부해  자신의 가족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벌을 받은 것이다.

지난

같은 나라에서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쓰고 답답한 일상을 탈출하고자 춤추고 노래하는 나의 딸의 행동은 세상의 흐름 가운데 당연한 일상이 되었지만 이집트에 사는 여자아이들에게는 징역2년과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오늘 내가 칭찬받은 어떤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죄가  될 수도 있는 세상,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최근 미국은 '틱톡' 사용을 금지 했다. 이집트, 미국 각자 나라의 법이 온라인 세상마저 통제하고 지배하려 한다. 과연 언제까지 온라인 세상에서 이런 통제가 가능할 것라고 믿는 걸까?

글로벌  언택트(on tact) 시대를 사는 다음 세대에게는 다른 해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들을 아무리 통제 속에 넣으려 해도 국경 없는 온라인 세상은 소리 없이 우리의 삶에 녹아들 것이니 말이다. 카이로에서 오늘도 딸아이는 춤을 추며 '틱톡'에 영상을 올린다.

● 신나리 카이로 통신원은 한국에서 '신나리 영어교실'을 운영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다가 남편의 주재원 발령으로 뜻밖의 이집트 카이로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불안한 속에서도 씩씩하게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