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횡령 구속영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사장...그룹 후계구도에 영향은?

검찰, 조사장 배임수재·업무상횡령·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이명박 전대통령 사위, 형에 비해 공격적인 경영스타일로 알려져 한국타이어그룹 경영후계구도에 적잖은 영향 미칠수도

2019-11-19     문주용 기자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 승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까.

검찰이 조현범(47) 한국타이어앤태크놀러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를 구속수사하기로 하면서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구도에 변동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조 대표는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으로 지난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지난해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다. 지난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44)씨와 결혼한 이 전대통령의 사위로도 알려져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은 부친인 조양래 회장이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 23.59%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19.31%를 쥐고 있다. 지주회사에 대한 두 아들의 지배권은 부친에 비해 미미하지만, 각자는 비등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 아래에 그룹전체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에 대한 지분 및 영향력 구도는 미묘하게 갈린다.

지주회사의 지분율이 30.67%이고, 조양래 회장은 5.67%를 쥐고 있다. 그런데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이 0.65%에 불과한 반면, 차남인 조 사장은 2.07%로 회사내 입김이 형보다 더 크다는 평가다. 이 지분구조 때문에 그룹내에서 후계구도를 놓고 이런저런 추측들이 난무한 지 오래다.

지주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성격이 온화하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치밀하지는 못하다는 상반된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조 사장(대표)은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에 야심이 많다는 평이다. 그룹 변화를 위해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했는데, 이 때문에 그룹 곳곳에 자신의 사람을 심어두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올해 82세인 조 회장은 언젠가는 이들중 한명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기거나, 그룹을 분리해 경영권을 나누는 분할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중심으로 그룹이 짜여있어 분할도 쉬운 일이 아니다.

2016년

이같은 미묘한 경쟁구도에서 조 사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찰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조 사장에 대해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검찰은 조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임수재 규모가 5억 원이 넘고 횡령 액수는 2억~3억 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국세청은 한국타이어의 조세포탈 혐의를 조사해 검찰에 고발했는데, 검찰이 국세청 고발사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조 사장이 차명계좌를 동원해 5억 원 이상의 뒷돈을 챙기고 회사 자금 2억~3억 원을 빼돌린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에 구속 여부는 21일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후 결정될 전망이다.

조 사장이 구속될 경우 한국타이어그룹내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법무법원 시월의 류인규 대표변호사는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되더라도 등기이사가 자동 해임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