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롯데쇼핑, 오프라인 직격탄…‘투톱’ 이원준·강희태 복안은

롯데마트·하이트마트·슈퍼, 줄줄이 뒷걸음질…‘중국 철수’ 백화점만 선전 ‘오프라인 부진’ 롯데, 상품·체험 콘텐츠 확대로 위기 돌파

2019-08-19     변동진 기자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사업의 실적이 크게 추락한 가운데, 국내 최대 유통공룡인 롯데쇼핑 역시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과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이같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상품 경쟁력’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릴 방침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565억원으로 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6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롯데쇼핑 핵심’ 롯데마트, 영업손실 커져…339억원 ‘어닝 쇼크’

롯데쇼핑 전체 매출액 중 비중(35.8%)이 가장 큰 롯데마트는 올해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인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270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액은 1조59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720) 대비 1.6% 증가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1분기에 1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20억원)보다 62.6% 증가한 바 있다.

할인점 부문의 급작스런 수익성 악화는 다른 유통업체들도 겪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올해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비상장사여서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4∼6월 실적만을 놓고 보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롯데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의 실적 악화 요인은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때문이다. 사실상 고객들의 소비 방식이 온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데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 셈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집계한 상반기 주요 인터넷쇼핑 서비스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쿠팡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7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위메프는 2조700억원에서 18% 성장한 3조2300억원, 티몬은 1조8100억원에서 12% 증가한 2조200억원이다.

롯데쇼핑

◆롯데쇼핑, 오프라인 사업 줄줄이 뒷걸음질

문제는 롯데쇼핑 매출액 비중에서 2위와 4위를 차지하는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 비중 24%)과 슈퍼(롯데슈퍼, 비중 10.6%) 모두 실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하이마트의 경우 영업이익은 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1조709억원으로 1.5% 줄었다. 온·오프라인 가격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과 에어컨 판매 부진 등으로 실적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롯데슈퍼는 폐점과 매장 재단장으로 인해 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해 2분기(-140억원)보다 손실폭이 확대됐다. 매출은 5.9% 감소한 4736억원이다.

백화점 부문에서 고군분투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 7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740억원으로 30.4%나 증가했다.

해외패션과 생활가전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게다가 사드 보복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국 사업은 영업종료로 인해 영업손실이 15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롯데백화점

◆‘유통공룡’ 롯데, 해답은 현장에…체험형 콘텐츠 확대로 오프라인 위기 돌파

롯데쇼핑 측은 상품 경쟁력을 강화화고 ‘체험형 콘텐츠’를 확충해 오프라인 사업 부진을 타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17일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구 사장단회의)에서 나온 복안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당시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 고객 방문을 증가시킬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며 “(이를 위해) 체험형 마케팅을 펼치지만 단순 방문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태 대표도 “체험형 마케팅 등 신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상권의 요구를 반영해 점포별로 시그니처 상품을 만들고, 비규격 상품에 대한 판매가격 조정과 가격 조정 권한을 점포에 부여한 ‘자율형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기 위해서는 ‘상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과다.

실제 지난 4월부터 20개 점포에서 시험 운영 중인 ‘자율형 점포’는 4개월간 타 점포 대비 3.5% 신장세를 보였다.

잠실점의 경우 판매 공간을 과감하게 줄이는 대신 그 공간에 국제 규모의 롤러장과 주니어를 위한 스포츠 파크 등 ‘체험형 공간’으로 꾸몄다. 이후 주말 10~20대 고객은 기존보다 23.7% 증가했고, 총 방문객 수는 11.4%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체험형 마케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김포공항점에 전 세계에서 5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열었다. 건대점에는 VR테마파크 ‘몬스터VR’을 운영 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홈케어’와 ‘총알배송’(소형가전) 서비스를 도입해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 특히 총알배송 서비스는 지난 2016년에 출범한 스타트업 ‘나우픽’과 손을 잡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이 상품 경쟁력과 체험 콘텐츠 등을 강화해 온라인쇼핑에 대응하고 있다”며 “다만 경쟁력 측면에서 온라인에 밀릴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