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강철' 주의보]②부산 살리자고 전국 철강노동자 죽이나...청와대 청원까지

업계·지자체, 부산시에 청산강철 국내 투자 검토 전면 백지화 요구 청와대에 "반대 청원" 글도 올라와...부산시 꿈쩍도 안해

2019-06-16     이성노 기자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세계 1위 스테인리스 냉연생산업체인 중국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에 대해 포항,창원 등 지방 정부와 철강노동자들도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를 비롯해 포스코, 금속노조, 포항시, 창원시 등은 부산시를 향해 "투자허가를 해서는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입장을 속속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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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철강산업 무너진다"…투자유치 검토 전면 백지화 요구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지난 13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시의 투자유치 검토 전면백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금속노조는 "청산강철의 국내 공장 설립은 일부 고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철강산업마저 중국 자본에 넘기려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대 업체인 포스코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칭산강철의 대규모 냉연공장 건립은 대한민국 스테인리스강산업을 고사시키는 무분별한 외자 유치 계획"이라며 부산시의 검토의사에 반대했다. 
  
국내 철강관련 공급업체와 수요업체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철강협회도 성명을 내고 "이미 공급과잉 상태인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계에 청산강철이 저가 열연을 사용하고 외국투자 기업의 세제 혜택까지 이용, 냉연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한다면 국내 수요를 대부분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협회 관계자는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규제로 인한 열연제품 판로 축소에 대응한 우회수출 거점을 삼겠다는 의도와 국내를 대상으로 신규 판매처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며 "국내 스테인리스냉연 업계는 고사하고 철강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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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 노사 한목소리..포스코 긴장, 청와대 청원글까지

국내 최대 업체인 포스코도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스테인리스 제품 생산규모는 연산 200만톤에 이르지만 풀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그룹 전체 매출 비중은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부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업체 대부분이 한 마음으로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3일 유통향 스테인리스 300계 가격을 10만원 인하하며 시장 지키기에 나설 정도다. 

청산강철이 국내에 합작투자하겠다고 나선데는 포스코의 잘못이 크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과거 '철강보국'을 외치던 때와는 달리, 민간기업으로 공개된 후 '주주이익 최대화'를 앞세운 포스코 경영진들이 자사 스테인리스 제품 공급 가격을 높게 잡은 탓이 크다"며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수요업체인 길산그룹이 고심한 끝에 중국 청산그룹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가 수요업체들의 생존을 살피지 않고, 자사 이익 최대화에 집착했다는 것. 때문에 국내 수요업체들 대부분이 5%에도 못미치는 수익률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주장이다

그런 배경에도 창원상공회의소는 지난 4일 부산시에 '국내 스테인리스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중국 청산강철 국내유치 철회 건의서'를 발송했다. 포항상공회의소와 포스코노동조합 역시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국내 전체 철강생산업체와  노동자들, 포항과 창원 지역사회가 한결같이 반발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부산시가 '긍정적 검토'입장을 바꾸지 않자, 지난 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반대청원이 올라왔다. '부산에 중국철강기업의 유치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그것.  

청원글을 올린 작성자는 "부산시에서 중국 청산불수강과 길산스틸의 합자법인의 국내 공장에 대한 승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자치제도하에서 지방세수의 확대와 신규고용 확대라는 허울 앞에서 중국(기업)에 자국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허가를 내주려는 행태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청원글은 15일 오후 10시 30분 기준으로 4930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투자 유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상황이지만, 업계 동향 역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국내 업계전체의 반발에도 부산시가 긍정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