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글로벌 패권에 다가선 중국의 과학기술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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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글로벌 패권에 다가선 중국의 과학기술 공세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4.06.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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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지난 4월 국내 대표 경제 주간지와 시사 주간지에서 중국 IT기업의 진격을 특집호로 발간했다. 커버스토리로 해당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룰 정도로 국내 언론사가 중국의 첨단기술 역량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분석한 기술수준평가 결과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내놓은 <2022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국가전략기술 50개에서 중국이 한국을 완전히 압도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역량을 100%로 놓고 볼 때, 중국의 전략기술 역량은 86.5%, 한국은 81.7%에 그쳤다. 중국은 아시아의 기술최강국 일본(85.2%)까지 제쳤다. 

글로벌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중국의 기술력  

과거, 중국 제품은 짝퉁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중국 제품은 저가격이라는 이점 외에 무엇 하나 장점이 없다는 혹평이 많았는데 이젠 어디를 가나 중국 IT기업가들의 자부심과 오만함을 볼 수 있다. 올 초,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기술과 기업은 모두 중국에서 나왔다.

레노버는 투명 디스플레이 노트북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중국의 가전 기업 샤오미는 전기차 출시 하루만에 9만대 주문이라는 폭발적 반응을 시장에서 이끌어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는 중국의 비야디(BYD)였고 스마트폰에서도 중국 기업의 점유율을 모두 합치면 32.7%로 삼성전자(20.8%)를 넘어선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은 또 하나의 경이적인 성과를 기록했는데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달 뒷면에 착륙,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한다는 뉴스를 전달했다. 중국은 2019년 1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함으로써 미국과의 우주 탐사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 주기가 같아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인 달의 뒷면에는 UFO, 외계인과 관련된 음모가 항상 끊이지 않았다. 중국은 전 세계에 보란 듯이 달 뒷면에 자신들의 우주선을 착륙시켰고 토양을 채취, 미국이 만들어낸 SF 음모론이 허위라는 걸 입증했다. 짝퉁을 넘어 혁신을 창출하는 중국의 모습이다. 

중국의 성과는 장기적인 중국의 기술개발 비전에서 나온다. 그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제조업 패권을 위한 ‘중국 제조 2025’와 2030년 중국인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겠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중국은 2040년 달에 국제 연구기지를 건설해 전 세계와 우주연구 및 탐사활동을 공동 추진하겠다는 선도국가의 방향성까지 제안했다. 

중국 반도체. 일러스트=연합뉴스

과학기술 분야에 집결하는 중국의 최우수 인재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닌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을 경계하고 있고 테슬라는 현대차가 아닌 비야디와 샤오미 등 중국의 가전, IT기업의 활동을 모니터한다. 미국의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기업은 중국의 텐센트가 추진하는 M&A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국이 모든 장벽을 세우며 공격과 방어에 집중하는 것도 중국 정부다. 

기업 현장에서 나타나는 중국의 기술력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 원천은 바로 중국의 과학기술 탐구역량에서 나온다. 각국의 과학기술 탐구역량을 살펴보는 중요한 지표가 바로 과학 분야 연구논문 성과다. 전 세계 자연과학 연구논문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네이처 인덱스>는 지난해 중국이 자연과학 논문 성과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고의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 게재 논문은 미국이 여전히 중국보다 4배 이상 높았지만 우수 과학학술지를 80개 이상으로 확대했을 때 중국은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등 자연과학 기초 분야에서 미국을 모두 넘어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역시 학계 최상위 논문은 중국 연구자에게 나온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은 고교에서 가장 최고의 성과를 내는 최우수 인재가 모두 이공계로 진학한다. 중국이 이공계 인재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보상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고급 AI 인재를 최다 보유한 글로벌 연구기관은 구글과 스탠포드대가 1~2위를 차지했지만 중국의 칭화대와 베이징대 역시 3위와 5위를 차지, 저력을 과시했다.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선호하는 학문은 정보통신(IT)공학, 전기전자공학, 기계공학, 건축학이 손꼽힌다. 중국에서도 의학은 우수인재가 선호하는 학문이나 공대를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다. 올해 중국의 주요 대학 이공계 신임교원 초봉공고는 3억 6000만원~5억 5400만원의 연봉이 해외인재에게 지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탄생은 국내 우수인재가 60년대~90년대 이공계로 진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의학 분야의 열풍만 심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의대 증원 이슈로 주요 대학의 이공계 학생들마저도 수능 준비를 위해 반수에 뛰어든다는 기사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의 기술력 하락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 

이공계 학생들이 반수에 뛰어든 만큼 우리의 기술력은 매년 반수만큼 하락한다. 본격적인 위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2022년 한국경영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K-Management 혁신논문 최우수논문상'을 받았으며 2024년 2월에도 한국경영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학술연구 최우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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