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호의 대중문화 읽기] 스타를 창조하고 지키려는 팬덤에 필요한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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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대중문화 읽기] 스타를 창조하고 지키려는 팬덤에 필요한 덕목
  • 강대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6.01 0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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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 칼럼니스트] 요즘 부쩍 팬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팬(Fan)은 무엇이고 팬덤(Fandom)은 무엇일까? 다른 분야에도 팬덤이 있지만 특히 대중문화계의 팬덤을 연구한 다양한 분야의 문헌이 존재하는 걸 보면 이들은 흥미로운 연구 대상인 건 분명하다. 이들 연구에서 보편적으로 채택하는 팬과 팬덤의 의미 혹은 설명하는 맥락은 다음과 같다. 

팬은 원래 광신도(fanatic)를 줄여 부르는 말이었다. 17세기 후반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런 의미를 품었던 팬이 오늘날에는 특정 스타나 셀럽, 혹은 영화나 드라마 등 TV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혹은 ‘집착’하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미디어 학자 마크 더핏이 저서 <팬덤 이해하기>에서 밝힌 견해에 따르면, 팬들은 “주관적인 탐구 과정을 통해서 자신들이 주목하는 대상을 창조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팬덤은, “일종의 문화적 창의성의 한 형태로, 즉 놀이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의 언론은 팬덤을 ‘어떤 스타나 셀럽의 팬들이 모인 집단’ 정도로 정의하며 기사에 반영한다. 그래서인지 연예인들 팬클럽의 주장이나 행동, 즉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마크 더핏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의 팬과 팬덤은 나름의 세계관 속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아가 세상의 팬덤 연구자들이 지적 호기심을 느낄 정도의 사례들을 창조하고도 있다.

스타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팬덤에 있어 가장 큰 행복은 그들이 추앙하는 스타의 성공이다. 이를 위해 팬덤은 화력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한국의 트로트 팬덤이다. 그리고 트로트 팬덤의 주력은 중장년 세대다. 이들 덕분에 트로트 음악은 한국 대중음악계 주류까지는 아니더라도 방송계에서 무시하지 못할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 오래도록 트로트 음악은 대중문화계에서 비주류였고 중장년은 수용자로서 이방인에 가까웠었다. 그렇게 트로트 음악과 시장은 정체되어 있었고 중장년은 소외되었었다. 

파이가 작으니 트로트 음악은 일부 알려진 중견 가수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었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후배인, 즉 이른바 386 세대가 주류인 중장년들에게 새로운 트로트 음악에 대한 욕구가 있었지만, 방송 관계자들에게 이들은 시청률이 담보되지 않는 소수였을 뿐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틈새를 공략한 게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알다시피 대성공을 거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요 문법인 성장 서사가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먹혔다. 부모 마음으로 감정 이입하게 된 것. 그러고 보면 비주류 음악인 트로트 음악을 이방인인 중장년들이 업어 키운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부모 관점의 시청자들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이들은 그들에게 사랑받은 오디션 지원자들이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힘을 깨달았다. 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한자리에 모여 자기네가 응원하는 스타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 다른 팬덤에 밀리지 않도록 세를 불려 나갔다. 그렇게 팬덤이 되었다.

이렇듯 트로트 팬덤의 마음 한켠에는 부모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성장하는 자녀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기뻐했듯 스타의 모든 순간이 뿌듯했을 것이고. 그래서 맹목적으로 되었을까.

18일 가수 김호중 씨(33)의 전국 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 공연 첫날 경남 창원시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인근에 팬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9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가수 김호중씨가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8일 강행한 창원 콘서트 현장에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교와도 같은 맹신

팬덤을 학술적으로 연구한 문헌들을 검색하면 ‘광신(fanaticism)’이라는 연관어도 함께 보인다. 다만 이들 연구는 팬덤과 광신을 분리해서 해석하려는 경향이다. 위에서 언급한 마크 더핏도 이를 개념적으로 구별했다. 그는 광신을 종교나 정치 쪽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해석하려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팬덤은 종교를 향한 광신 혹은 맹신과 비슷한 면이 있는 거 같다. 무엇보다 트로트 팬덤이 그런 경향이 크다. 외부인은 이해하지 못할 논리가 팬덤 안에서는 보편타당한 사실로 통용되는 현상을 보면 종교 단체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스타를 대하는 태도가 종교 단체 지도자를 대하는 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 특히 팬덤이나 신도들이 스타나 지도자를 ‘무오류’라 여기는 공통점이 그렇다. 

물론 이들이 무오류라는 구체적 단어를 쓰는 건 아니다. 다만 그들의 스타나 지도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그럴 리 없다’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그럴 수도 있지’라며 관대한 반응을 내놓기 일쑤다. 

이런 일들이 특히 트로트 가수와 팬덤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대중들은 여러 차례 목격했다. 이들 팬덤의 주장을 살펴보면 사건의 중대함보다는 스타의 안위가 더 소중하다. 그 범죄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보다는 스타의 부재가 더 안쓰러울 뿐. 그래서인지 종교적 맹신이 더욱 떠올려진다.

종교적 맹신을 설명하는 단어에는 ‘반지성’이 있다. 이 개념을 처음 알린 미국의 ‘호프스태터’는 ‘지식인에 대한 경멸과 증오’로 해석했는데 오늘날 반지성은 종교나 정치의 극단화와 폐쇄성을 비판할 때 쓰이기도 한다. 

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것으로도 해석하는 것. 예를 들면, 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악마시하는 현상을 반지성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최근 김호중 팬덤이 언론과 대중에 보인 반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기네가 사랑하는 스타의 범죄를 인정하기보다는 이를 알리는 언론과 이에 동조한 대중들에게 각을 세웠다. 그런데 논조를 보면 팬덤에게서 김호중이라는 가수의 세계를 보호해야 하는 절실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팬덤, '그들만의 리그' 되지 않으려면

위에서 언급한 마크 더핏의 견해를 참조하면 김호중 팬덤은 김호중이라는 가수의 세상을 ‘창조’하고 있었다. 나아가 김호중을 사랑하는 개개인이 ‘문화적 창의성’을 추구하는 일종의 ‘놀이’이기도 했다.

그런데 걸림돌이 생겨 버렸다. 세상은 이제 막 창조되었고 놀이도 이제 막 시작되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김호중 팬덤은 그들의 스타를 지켜야 하는 전쟁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렇듯 일부 팬덤은 세상을 자기네 스타와 팬덤 중심으로 바라보려 한다. 결국은 자기네 스타를 비호감으로 전락시키는 일이 되어버릴 텐데도 불구하고.
 
대중문화는 연예인과 대중, 그리고 미디어의 상호작용이다. 물론 대중과 미디어와 격리된 자기들만의 세상을 구축해도 충분히 행복한 나날을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팬덤은 자기네 찻잔 속에서만 이는 바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팬덤에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팬덤 바깥세상에도 세상이 있고 다양한 대중들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 아닐까. 대중문화에 왜 대중이 들어가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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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개잡범 찢재명 2024-06-01 10:11:34
교활 뻔뻔 야비의 아이콘답게, 사이코패스 전과4범 찢재명답게, 거짓말의 지존 리세셰답게,
교활한 이재명스럽게 이재명다운 얍삽과 야비함이 요즘 들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있습니다.
이재명놈 추악한 주둥아리의 경박한 짖음은 자승자박으로 결국 감방행을 재촉할 뿐입니다.
야비한 트바로치 김호중과 VS
양두구육 성상납 이준석과
인면수심 내로남불 위선자 조국과
상습적 파렴치 전과4범 이재명은...
뻔뻔한 거짓말과 악랄한 야비함과 버러지같은 작태와
버릇이 된 얍샵함과 능수능란한 잔대가리 꼼수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원칙과 경거망동까지도 너무 흡사하게 닮았습니다.
넷 다 갱쌍도 배출쓰레기니깐,
무지한 전라도 흑수저놈들과 천박한 라도년들에게서 일방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전라도 잡것들은 배알도 자존심도 판단력도 없는지, 갱상도가 내다 버린 인간쓰레기까지 혹하며 열광합니다.
전라도 잡것들은 갱상도가 버린 쓰레기들을 원초적으로 좋아하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