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에 연체율 상승…'첩첩산중'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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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강등에 연체율 상승…'첩첩산중' 저축은행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5.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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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79개 저축은행 적자 1543억원
연체율 8.8%…9년 만의 최고치
수익성 악화에 신용등급 '흔들'
"올해 리스크 관리에 초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 15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연체율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1분기 15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527억원)과 비교해 3배가량 확대됐다. 다만 수신금리 안정화에 따라 4155억원의 적자를 낸 직전 분기보다는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여신규모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총 1조 40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 3913억원)보다 175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모두 감소한 가운데 이자비용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이자수익은 2조 4860억원으로, 여신 규모가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36억원 감소했다. 이자비용은 수신금리 안정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1억원 줄어든 1조 772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 229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966억원)보다 1326억원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저축은행 1분기 연체율은 8.8%로 작년 말 6.55%보다 2.25%p 상승했다. 이는 2015년 4분기(9.2%)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경기회복 둔화 및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거래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체율 산정 시 모수가 되는 여신이 감소한 것도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 영향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11%를 기록하며 전년 말(7.48%) 대비 3.52%p 뛰었다. 가계대출은 5.25%로 전년 말(5.01%) 대비 0.24%p 상승했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2%로 전년 말(7.73%) 대비 2.59%p 올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나, 대손충당금 적립률 및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연체율 현황. 자료제공=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22조 7000억원으로 작년 말(126조 6000억원)보다 3조 9000억원(3.1%) 줄었다. 여신(101조 3000억원)은 보수적인 여신 취급 및 매·상각 등 위험 관리 강화 기조로 인해 3개월 새 2조 7000억원(2.6%)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은 62조 7000억원, 가계대출은 38조 6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말보다 2조 4000억원(3.7%), 3000억원(0.8%)씩 줄었다.

수신(103조7천억원) 역시 여신감소로 인한 신규 자금 유치 필요성 저하와 자금시장 안정화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축소의 영향으로 작년 말(107조 1000억원)보다 3조 4000억원(3.2%)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14조 5000억원으로 작년 말(14조 7000억원)보다 2000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약 54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으나 당기순손실 발생 영향으로 자기자본 규모는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말(14.35%)보다 0.34%p 오른 14.69%를 기록했다. 법정 기준(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 이상)의 약 2배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비율은 227.27%,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2.99%로 집계됐다. 모두 법정 기준인 100%를 웃돌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4분기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원과 업계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유동성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가용 유동성 역시 수신 규모의 약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대규모 예금인출 발생시에도 자체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또 중앙회 유동성 지원, 외부 크레딧 활용, 한은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긴축 기조의 지속과 부동산시장의 회복 지연 등으로 저축은행들의 어려운 영업여건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시장에서도 수익성 악화를 겪는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7일 국내 저축은행 2위인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한 단계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산 규모 6위인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 밖에 애큐온, 다올, 대신, KB, JT친애 등 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향후 부동산PF 대출 사업성 평가기준 도입, 다중채무자 충당금 적립 강화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한 제도 시행도 예정된 만큼 저축은행들은 수익성 개선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 대응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예금금리 안정화, 거시적 불확실성 해소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내실 강화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2분기 중 3500억원 규모로 업권 내 PF 부실자산을 정리하기 위한 자체 2차 정리펀드를 조성한다.

또 올해 1월부터 새출발기금 외 제3자 매각이 허용됨에 따라 개인신용대출과 함께 제2차 채권 공동 매각을 오는 6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2분기까지 약 2000∼3000억원 규모의 대손상각을 통해 부실채권도 정리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어려운 영업 여건 지속,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올해는 전년에 비해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손실 흡수 능력 제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등 경영 안정성 유지를 위한 자구노력과 함께 정책·감독 당국,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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