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노갈등 점입가경…DX노조, 전삼노 파업 선언에 "해사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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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노갈등 점입가경…DX노조, 전삼노 파업 선언에 "해사 행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29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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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14조 적자인데 임금인상에 특별성과급 요구
DX노조는 '해사 행위'라며 전삼노 지탄
지난 24일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소속 조합원이 '노동존중'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소속 조합원이 '노동존중'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 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창립 55년 만의 첫 번째 파업이다. 

29일 전삼노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다음 달 7일 단체 연차 사용으로 첫 파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며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농성도 진행한다. 

전삼노 측은 "파업과 농성 투트랙으로 진행한다"며 "단계를 밟아 우리가 원하고자 하는 총파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전삼노는 29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의 파업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삼노는 29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의 파업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업의 배경

전삼노의 파업 배경을 두고 지난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성과급 지급률 불만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전삼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임금제도 개선이며 이 부분이 선행돼야 한다"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연봉의 0%로 책정했다. 상·하반기 지급하는 목표달성장려금(TAI)도 DS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월 기본급의 12.5%에 그쳤다. 이는 상반기 25%의 절반 수준이다. 파운드리와 시스팀LSI 사업부 직원의 사정은 더 안좋았다. 이들의 TAI 0%였다.

통상 DS부문 직원들은 매년 최대치 성과급인 연봉의 50%를 OPI로 받았다. 지난해 초에도 50%가 OPI로 지급됐다. TAI 경우도 2022년 상반기 최대치인 100%를, 하반기에는 50%를 받았다. 결국 연봉의 50%를 넘는 성과급을 받다가 지난해 말 0%의 성과급을 통보 받으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셈이다. 

실제 이런 불만은 전삼노 노조원 증가로 이어졌다. 전삼노는 지난해 12월29일 조합원 1만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약 두 달만인 올해 2월 조합원 수는 2만 명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은 약 12만4500여명으로 직원 6명 중 1명이 전삼노 노조원이다. 현재 전삼노 노조원은 지난 27일 기준 2만8404명으로 늘어 전체 직원의 22.8%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DS 부문의 연간 영업적자는 14조8800억원으로 15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수 년간 반도체 흑자 상황에서 빠짐없이 성과급을 지급해 왔기에 지난 한 해 대규모 적자는 예외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사랑하기에 파업한다는 논리지만 위기에 빠진 회사를 상대로 '돈 더 달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올 1분기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선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배경으로 임원들 성과급 제도가 직원 성과급 제도와 다른 점도 노조의 강경 노선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3년 간 경영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LTI, 롱텀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TAI 및 OPI와 별도로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급된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3년 간 성과를 평가해 첫 해에 50%, 두 번째와 세 번째 해에 각각 25%씩 나눠 성과급을 지급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0~2022년 성과를 산정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0%분의 LTI를 임원들에게 미리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15조원의 적자가 났음에도 임원들은 수천억원을 챙겼다' 등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임원의 경우 업무 책임이 직원보다 큰 데다 계약직으로 고용도 불안해 LTI 성과급 제도가 필요하다. 또 지난해 LTI는 2020~2022년 성과에 따른 지급분으로 지난해 적자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미 임원들은 '연봉 동결' 등으로 지난해 적자를 함께 극복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전삼노, 삼성전자 직원 대표할 수 있나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은 햇수로 3년을 끌고 있다. 2022년 12월 노사 상견례 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다 2023년과 2024년 입금협상을 병합하기로 하고 올해 1월부터 다시 교섭에 들어갔다. 그리고 파업 선언 하루 전인 지난 28일 노사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올해 임금 형상을 위한 '제8차 본교섭'(본교섭 6회, 대표 교섭 1회, 실무교섭 1회)을 진행했으나 이견만 확인한고 파행으로 끝났다. 추후 교섭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건 아니다. 대상이 전삼노가 아니었을 뿐이다. 지난 3월29일 삼성전자 사측과 노사협의회는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5.1%에 합의했다. 공통인상률 3%에 성과인상률 2.1%다. 이는 전 직원의 평균 인상률로 상위 평가를 받은 직원들은 평균 7% 이상 받을 수 있으며 사원급 고성과자는 8~10% 수준까지 인상된다. 또 배우자 출산휴가(15일)를 종전 2회에서 3회에 걸쳐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난임휴가도 기존 5일에서 6일로 하루 늘었다. 

전삼노는 일방적 협상이라고 반발했다. 전삼노는 지난 2022년 5월에도 '회사가 노사협의회와 불법 임금협상을 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고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발해 왔다. 결국 전삼노는 지난 4월1일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1층 로비에 집결해 물리력을 앞세워 당시 DS 부문을 책임지던 경계현 전 DS부문장 사장실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노조는 노사협의회실로 몰려가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삼노는 임금 6.5% 인상, 특별성과급 200% 지급 등을 요구하며 반발했고 "사측의 일방적 발표를 철회하라"라고 엄포를 놨다. 

현행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은 직원 과반으로 구성된 노조가 없을 경우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협의하고 회사가 임금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후 전삼노는 합법적 쟁위권을 확보했다. 세 차례 이어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에서도 회사 측과 간극을 좁히지 못했고, 중노위는 지난 3월14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중노위 결정 후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 나선 전삼노는 조합원 2만853명 중 2만330명(97.5%)의 찬성표를 받으며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손우삼 전삼노 위원장은 "우리가 피땀 흘린 노동의 대가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결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올해 DS 부문에서 1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더라도 사측은 EVA(경제적 부가 가치) 기준으로 '성과급 0% 지급'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탄했다. 이어 "경쟁사인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이미 지급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노력으로 영업익을 많이 벌어들였으면 그만큼 직원들의 정당한 노동에 대해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개입에 노노갈등까지

노노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삼성 5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삼성 초기업 노조)는 임금협상이 결렬된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노동조합의 취지에 맞게 삼성 직원들을 위하는 교섭에 집중하고 노사가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업 노조는 전삼노의 쟁의 행위에 대해 "상급 단체를 통한 조직화와 위력 강화에만 집중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인 전삼노는 지난 24일 서초사옥 앞에서 단체행동을 열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이를 두고 상급단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순영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금속노조 19만 조합원과 함께 전삼노를 지지한다"며 "금속노조는 상급 단체를 넘어 삼성 노동자 투쟁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초기업 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쟁의나 시위를 통해 협상력의 우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방법에 있어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위는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기업 노조에는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지부 등 5개 노조가 참여한다. 조합원 수는 모두 1만9800여명이다. 

특히 조합원 5000명의 삼성전자 DX노동조합은 이번 파업에 대해 '해사행위'로 간주했다. DX노조는 "회사를 해사하는 행위로 노동조합의 위세와 위력을 행사하며 협상력을 높이는 구시대적인 노동 문화"라고 지적했다.

노노갈등 논란에 대해 손우목 전삼노 노조위원장은 즉답을 피했다. 그는 "노사협의회 선거가 진행되고 있고, 타 노조와의 연대소통이 확대 중에 있다"며 "노노 연대는 물론 사측과의 본교섭 진행도 성실하게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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