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일제 흔적들, 국가문화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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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일제 흔적들, 국가문화재 된다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6.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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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군산세관 본관은 사적 지정예고, 구 법원관사등은 문화재 등록예고

 

전라북도 군산(群山)은 일제가 만든 도시다.

조선시대에 임피군 소속이었다가 1899년 5월 일제에 의해 개항장이 되면서 옥구군에 소속되었다. 옥구(沃溝), ‘비옥한 도랑’이라는 뜻이다. 관개용수를 끌어들이는 수로가 있는, 기름진 호남평야가 펼쳐진 그곳에 조그마한 포구가 있었으니, 지금의 군산이었다.

일제의 눈에는 호남 곡창의 쌀을 일본으로 실아가는 거점이자, 일본 공업제품의 유입구로 적합한 지역이었다. 1910년 일제는 조선을 먹어치우고 군산을 옥구에서 분리하고, 1914년엔 군산부를 설치했다.

 

군산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의 도시였다. 호남과 충청도에서 수확한 쌀을 실어나르는 항구였기에 일본인이 많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당시 조선인과 일본인의 인구비율이 5대5였다고 한다.

군산시내에는 일제 때 만들어진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내항 주변에 옛 건물들이 여럿 모여 있다. 군산 내항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보이는 쓰러져 가는 건물이 조선은행 건물이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의 지어진 일본건물 4곳과 해방 후 운영되어온 화교 식당 1곳등 5곳을 사적 또는 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구 군산세관 본관은 사적으로, 군산의 ▲구 법원관사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 ▲남조선전기주식회사 ▲빈해원 등 4건은 문화재로 지정 예고되었다.

 

▲ 군산 구 군산세관 본관 /문화재청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구 군산세관 본관」은 군산항에 1908년 군산세관의 본관으로 건립된 건물로서, 당시 감시계 청사와 감시 망루 등 다수의 시설물들이 함께 있었으나 현재는 본관과 창고만 남아 있다. 개항 초기 우리나라에 도입된 서양식 건축기법 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건립 당시 건물의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 군산 구 법원관사 /문화재청

 

문화재로 등록예고된 「군산 구 법원관사」는 근대기 공공기관의 관사로 지어진 건축물임에도 일본식과 서양식의 화려한 세부 표현 기법이 잘 남아있으며, 일제강점기 후반 월명동으로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나타난 군산 원도심의 공간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 군산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 /문화재청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은 규모가 큰 저택이자 개인 주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었다가 유통업 관련 회사에 매입되어 활용되면서 우리나라 물류와 유통업의 대표 기업과 관련된 역사를 갖고 있는 중규모의 주택 건축물이다. 세부적인 표현 기법이 잘 남아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

 

▲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 /문화재청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는 근대 문명의 기반이 된 전기의 생산‧공급과 관련하여 일제강점기 소규모 전기회사들의 합병과 해방 후 한국전력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보여주는 건축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또한, 모더니즘 경향의 외관과 계단실 등의 처리가 특징적이다.

 

▲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 /문화재청

 

「군산 빈해원」은 1950년대 초부터 화교인 왕근석 씨에 의해 창업되어 대를 이어온 중국 음식점으로서 1∼2층이 개방된 내부공간이 특징이다. 근대기 군산에 정착했던 화교 문화를 보여주는 건축물로서 가치가 있으며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 칠곡 왜관성당 /문화재청

 

한편 문화재청은 경북 「칠곡 왜관성당」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 성당은 독일인 신부 ‘알빈 슈미트(1904~1978)’가 1966년 설계한 성당이다.

당시 대부분의 성당건축이 소위 양식주의 형태로 건립된 것과 달리 독특한 외부 형태와 신자들의 공간을 부채꼴로 구성한 내부 형태 등 기존 성당보다 더 자유롭게 구성했다. 성당 건물과 함께 알빈 슈미트 신부가 직접 그린 설계도면이 지금도 남아 있다.

알빈 슈미트(1904~1978)는 한국에서 가톨릭 건축물을 설계하며 건축가이자 목자로 살았던 독일인 신부다. 1937년 선교사로 만주 북간도 연길교구로 파견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칠곡 왜관성당, 김천 평화성당 등 전국적으로 180여 개소의 가톨릭 건축물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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