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1개월 연속 동결..."물가 상방 리스크 확대로 긴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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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11개월 연속 동결..."물가 상방 리스크 확대로 긴축 유지"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5.23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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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기比 2.9% ↑
"목표치 2%에 수렴할 때까지 긴축 유지"
경제성장률 2.5%로 상향조정..."수출 호조 지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지난해 2월 이후 11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경제 성장세의 개선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진 만큼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이날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로 세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다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은은 물가가 목표에 수렴할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충분히 장기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던 문구는 지난 4월 ‘충분히’로 바뀐 뒤 이달에도 유지됐다. 추가 금리 인상 여지가 없으며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 상승, 투자자금 유출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우리나라가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로 한미 금리 차는 2%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소비가 하반기 이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2.3%에서 2.1%로 낮췄다.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은 각각 2.6%, 2.1%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방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성장률 상향 조정폭의 4분의 3 정도가 순수출에서 기인했다”며 "겨울 날씨가 좋아 에너지 수입이 줄었고, 반도체 투자가 지연되면서 설비투자 수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률 전망이 바뀌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소수점 둘째 자리에선 상당한 영향이 있었지만 첫째 자리까지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금통위원 6명 전원 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히며 “한 분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3개월 뒤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다섯 분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3.5% 유지 의견은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물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은 물가 상승 압력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주요국별 경기 상황과 물가 둔화 속도는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기대 변화에 따라 주요국 국채금리와 미 달러화 지수가 상당폭 상승했다가 반락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양상,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1분기중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소비와 건설투자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고용은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는 2분기 중 조정되었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중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상당폭 상회하는 2.5%로 전망된다. 향후 성장경로는 IT경기 확장 속도, 소비 회복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물가는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개인서비스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 등으로 2.9%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3%로 둔화됐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중 3.2%로 높아졌다. 앞으로 국내 물가는 성장세 개선 등으로 상방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으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망 수준인 2.6%, 2.2%로 각각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성장세 개선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따라 상승했다가 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및 엔화 등 주변국 통화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으며 높은 수준에서 상당폭 등락했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주택가격은 대체로 하락세를 지속했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예상보다 개선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및 성장세 개선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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