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 고구려 상징 삼족오를 쓴 까닭

神武천황 전설에서 따온 것…한반도에서 건너간 신화 입증 김인영 기자l승인2018.06.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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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밤 일본과 콜롬비아의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어느 나라를 응원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웃나라 일본을 응원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오랜 역사적 구원, 국민적 감정을 감안하면 썩 내키지 않았다. TV 해설자도 콜롬비아가 골을 넣을 때 목소리가 높아졌고, 아나운서도 일본이 골을 넣을 땐 그리 즐거워하지 않는 듯 했다. 시청자들을 의식했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에겐 스웨덴에서 졌는데, 일본이 잘 하는 게 즐거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날 일본은 2대1로 콜롬비아를 이겼다.

 

▲ 일본 축구대표들의 유니폼 문양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축구선수의 유니폼 상의에 삼족오(三足烏)의 엔블럼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축구협회(JFA)의 엠블럼도 삼족오다.

삼족오. 그것은 고구려의 상징물이다. 그 상징물을 일본축구협회가 쓰고 있는 것이다.

삼족오는 발이 셋 달린 까마귀다. 쌍영총, 각저총, 천왕지신총 등 고구려 고분 벽화에 삼족오가 그려져 있다.

주로 태양을 상징하는 원(員) 안에 삼족오가 그려져 있는데, 까마귀는 양(陽)을 의미하는 태양에 살고 있으므로, 발의 수도 양의 숫자인 3개로 설정한 것이라고 고고학자들은 설명한다.

‘까마귀=태양’이라는 설정은 사람이 죽으면 까마귀가 그 영혼을 하늘나라에 데려간다는 신화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 고구려 고분벽화의 삼족오 /위키피디아

 

우리 고대사에서 까마귀는 신성한 존재였다.

▲ 고구려 삼족오

「삼국유사」 기이편에 신라 소지왕 10년 때에 까마귀가 나타나 곧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영험한 존재로 그려진다. 일본을 세웠다는 연오랑(燕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설화에도 까마귀(烏)가 이름 속에 등장한다. 고대에 까마귀는 미래를 알려주는 빛의 상징이었다.

고려 시대에는 승려 의천의 가사에서 삼족오 문양이 보이며, 조선 시대에는 일부 묘석에 삼족오가 새겨져 있다.

삼족오는 태양을 상징하는 신화적 동물이다.

고구려는 부여족의 한 갈래다. 부여족은 부족장의 이름에 ‘해모수’, ‘해부루’등 ‘해’를 넣었다. 태양의 아들이라는 의미다.

고구려는 부여에 이어 자신들이 ‘태양의 후예’라는 인식을 했고, 원형의 태양 안에 들어있는 삼족오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았던 것이다.

 

▲ 신무(神武)천황이 삼족오를 따라 원정길에 나서는 그림 (安達吟光 작) /위키피디아(일본어판)

 

일본인들도 태양의 후예임을 강조한다. 일장기에 그려져 있는 붉은 태양이 이를 의미하고, 나라이름(日本)에도 태양을 넣었다.

일본에선 삼족오를 야타가라스 또는 야타노가라스(やたがらす, やたのからす)라고 한다. 한자로 八咫烏인데, 우리식으로 읽으면 팔지오다.

일본 고대사서 「일본서기」 전설을 보면 일본 초대 신무(神武) 천황이 큐슈에서 야마토(오사카·교토) 지역으로 원정갔을 때, 그를 인도한 것이 ‘야타가라스’라는 까마귀였다.

일본에서도 고대 고분과 각종 유물에서 삼족오가 등장하고, 천황이 즉위식 때에 입는 곤룡포의 왼쪽 어깨에는 삼족오가 자수로 놓여 있다. 일본축구협회도 군국주의 시대인 1921년에 창립했으니, 천황의 상징인 삼족오를 엠블럼으로 사용한 것이다.

고고인류학적으로 일본의 지배계급은 한반도에서 건너건 것임이 입증되고 있다. 부여, 고구려, 백제로 이어지는 부여족이 일본으로 건너가 천황족이 되었고, 그런 점에서 삼족오도 한반도에서 건너간 것이다.

 

하지만 까마귀는 일본에선 길조의 상징으로 남아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흉조의 상징으로 변해버렸다. 고구려를 패망시킨 당나라가 삼족오를 폄하했다는 설, 조선시대 유교가 토속 신화적 요소를 탄압했다는 설 등이 있지만 정확치는 않다.

 

▲ 일본 축구협회 엔블럼 /위키피디아

우리 축구 응원단 ‘붉은 악마’는 동이족의 전설적인 황제 치우(蚩尤)를 상징으로 삼고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가 고대사의 전설에서 상징물을 찾아 축구를 통해 국민의 담합성을 고취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민족과 일본족이 동이족에서 갈라진 것임은 분명하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다른 민족이 되었고, 서로 좋았던 기억보다 나빴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스포츠는 서로의 감정을 녹이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25일 일본-세네갈 전에서는 일본을 응원하는 게 어떨까. 같은 '태양의 후예'라는 입장에서….


김인영 기자  inkim@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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