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생보사 순이익 두 자릿수 감소세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 영향 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면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2조 5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 253억원)보다 25.7% 늘어난 수치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전년 대비 14.6% 증가한 70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체보험사 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삼성화재의 분기 순이익이 7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 연결 세전 이익은 9177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의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30.4% 늘어난 58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 증가한 4조 631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익은 7666억원으로 30.6% 늘었다.
현대해상도 1분기 작년 동기보다 51.4% 늘어난 47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영업이익은 6411억원으로 52.3%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3대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2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줄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순이익이 6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36.5% 줄어든 3683억원, 교보생명은 38.7% 줄어든 29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의 도입이 손보사와 생보사의 실적 희비를 갈랐다고 분석한다. IFRS17에서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는 CSM(Contractual Service Margin, 보험계약마진)이다. CSM이란 보험계약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미래예상이익을 계약시점에 부채로 인식한 후 보험계약 기간에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손보사는 암보험, 간병보험 등 납입기간이 길고 수수료가 높은 장기보장성보험은 새 회계기준 하에 CSM 확보에 유리하다. 이에 손보업계가 장기보장성보험을 확대하면서 1분기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회사별 장기보험 이익은 삼성화재가 4462억원으로 266억원(6.3%) 증가했다. DB손보는 5630억원으로 1070억원(23.4%) 늘었으며 메리츠화재는 4579억원으로 569억원(14.2%)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4440억원으로 2990억원(206.4%)이나 급증했다.
1분기 말 기준 보험 CSM 잔액은 삼성화재 13조 7120억원, DB손해보험 12조 4000억원, 메리츠화재 10조 7427억원, 현대해상 9조 1200억원, KB손해보험 8조 903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손보사와 달리 저축성보험 비중이 큰 생보사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오히려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IFRS17은 만기 시점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보험을 수익으로 책정하지 않고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회계 변경에 따른 일회성 손실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투자 손익 급감 등이 생보사 실적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한편 CSM 산정을 위해 손보업계가 신계약 확보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이달 초 금융당국은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보험개혁회의'를 출범시키며 "IFRS17 회계제도가 도입됐으나 취지와 달리 과당경쟁 및 단기 수익성 상품개발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보험개혁회의는 소비자보호와 건전성 강화 등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험업권의 신뢰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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