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새 사옥 'GBC' 55층 2개동으로 고집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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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새 사옥 'GBC' 55층 2개동으로 고집하는 까닭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21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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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55층 2개동' GBC 조감도 공개
현대차그룹 "추가 협상 대상 아냐"
서울시 "설계변경, 추가 협상 대상"
'선택과 집중' 정의선 실용주의 강행 배경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초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을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 끝에 공사가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갈등은 105층에 달하는 고층 계획을 55층 2개로 변경하는 안을 두고 현대차그룹과 서울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사전협상안을 바꾸는 만큼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음을 명확히하며 서울시와 선을 긋는 모습이다. 

평행선 달리는 현대차그룹과 서울시

20일 현대차그룹은 55층짜리 2개 동으로 구성된 GBC 조감도를 공개했다. 추가 협상을 요구하는 서울시와 엇갈린 행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개한 조감도는 용도변경이나 용적률 변화가 아닌 105층에서 55층 2개동으로 건물 높이, 새로운 디자인 건축 계획 변경을 담고 있다"며 "추가 협상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삼성동 부지에 초고층 타워를 55층 2개동으로 나눠 짓는 것으로 설계안을 변경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7일 서울시에 GBC 건립 사업 설계변경을 신청했다. 105층짜리 타워 1개동과 저층 건물 4개동을 세우려던 계획을 55층 2개동을 포함한 6개동으로 바꾸는 게 골자다. 현재 공정률은 4%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한국전력이 사용하던 삼성동 부지를 매입해 사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2016년 서울시와 사전협상에 들어갔고, 일반 3종 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3단계나 상향해 용적률을 대폭 높이는 혜택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국내 최고 높이인 105층(높이 569m)짜리 초고층 1개동과 문화, 편의시설용 저층 4개동을 짓겠다고 제안했고, 서울시와 협의 끝에 2020년 착공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이 2014년 삼성동 부지 매입에 투입하겠다고 한 자금은 10조5500억원이다. 당시 업계에서 본 적정 가격 5조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계획과 달리 변경이 발생하면 교통 등에서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적정성 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현대차그룹과 다른 의견을 내놨다.

서울시는 ▲105층 랜드마크를 짓는 대신 공공기여를 줄여준 것과 ▲이미 착공한 지 4년이 지나 설계 변경을 한다면 사전협상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삼성동 부지의 토지 가격이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현 시점에서 기부채납을 재산정하는 등 새로운 협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전협상 당시인 2016년에 비해 현재 삼성동 부지의 토지 가격은 두 배 넘게 오른 상태다. 

20일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설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의 조감도를 공개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의 선택…'랜드마크'보다 '실리'

현대차그룹이 105층에서 55층 2개동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배경으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실리주의가 꼽힌다. 

우선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적재적소에 인력과 자원을 배치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정 회장의 전략이 흔히 '초고층의 저주'라고 불리는 초고층 빌딩이 안고 있는 리스크와 배치된다. 위험을 안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통상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 경우 공사비가 크게 뛰기 마련이다. 2016년 2조원대로 추산했던 공사비는 현재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GBC 건립을 위해 삼성동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3사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과 2조5604억원의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각각 1조7923억원과 7681억원으로 7대3의 비율이다. 하지만 최근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최초 설계안대로 시공할 경우 높아진 공사비를 감내하기 위해 그룹 주력 계열사와 공사비 증액 협상을 해야한다. 하지만 설계를 변경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담감을 다소 낮춘 채 자연스럽게 공사비 재산정에 들어갈 수 있다.

완공 후 실용성 측면에서도 105층보다 50~60층대 건물이 유리하다.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의 경우 오피스로서 효용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 건축비도 많이 들고 대피층 등 안전 보강도 필요해 내부 공간 활용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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