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열대 바닷속에 서식하는 해면동물 아겔라스(Agelas)에서 물질을 추출해 간암의 방사선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물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1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 교수 연구팀은 태평양의 마이크로네시아 축(Chuuk) 주(州)에서 채집한 아겔라스를 활용해 간암 치료 물질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는 성균관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 교수와 최창훈 부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아겔라스의 추출물을 간암세포에 투여한 후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방사선만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추출물을 사용했을 때보다 암세포의 증식 억제 및 사멸 효과가 탁월한 것을 확인했다.
방사선만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암세포의 증식 억제 및 사멸률이 17%였으며,마이크로네시아 코스래(Kosrae) 주에서 채집한 해면동물 Coscinoderma 추출물을 투여한 후 방사선 치료를 했을 경우 암세포의 증식 억제 및 사멸률이 23%로 나타났다.
반면 아겔라스 추출물을 투여한 후 방사선 치료를 한 경우에는 암세포의 증식 억제 및 사멸률이 69%로 나타나, 방사선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4배 정도인 69%의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박희철 교수는 “전 세계 간암 치료제 시장은 약 1조2,000억 원 규모이며, 개발된 간암 치료제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추가 연구를 거쳐 향후 해양생물 유래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아겔라스 추출물에서 확인된 암세포 증식 억제 및 사멸 물질을 분리하여 독성 및 임상실험을 위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수산생명공학사업인 ‘해양융복합 바이오닉스 소재 상용화 기술 개발 과제의 연구 성과이다. 2017년에 시작한 이 연구는 2020년까지 142억3,200만원이 투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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