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HBM 패권 싸움 격화…'기술력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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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HBM 패권 싸움 격화…'기술력이 승부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14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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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7세대 제품 2026년 상용화 준비
6세대 D램은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 돌입
삼성전자 HBM 시장 주도권 회복 총력
TF·개발팀 조직…시장 확보·수율 확보 총력
업계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와 후발주자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패권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떠오르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추격자로, SK하이닉스는 수성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HBM 시장서 후발주자로 평가받은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제품을 한 발 앞서 공개하는 등 SK하이닉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26년 HBM4(6세대)를 양산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는 방심하지 않는 모습이다. HBM4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까지 2026년도 양산이 예상됐지만 SK하이닉스는 12단 HBM4를 내년부터 출하하겠다고 정정했다. 나아가 7세대 HBM4E를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26년에 양산한다.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제조사들이 고도화한 HBM을 더욱 빠르게 공급받기를 원하면서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경쟁사들의 추격을 기술 격차로 따돌리겠다는 밑그림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AMD,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요구가 HBM 시장 경쟁을 가속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7세대 HBM 양산 1년 당긴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우위를 더욱 공고히 지켜나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13일 김귀욱 SK하이닉스 HBM선행기술팀장은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IMW 2024' 연사로 나서 "4세대(HBM3) 제품까지는 2년 주기로 개발되던 신제품이 2024년 5세대(HBM3E) 제품 이후 1년 주기로 단축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7세대 HBM4E를 기존 계획보다 1년 빠른 2026년 양산할 것임을 시사했다. HBM4(6세대)가 내년 출시되면 HBM4E(7세대)는 2026년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성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HBM4의 경우 이전 세대 대비 대역폭은 1.4배, 집적도는 1.3배, 전력효율은 30% 개선될 것이라고 김 팀장은 전했다. 

HBM은 D램을 여러 층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반도체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처음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제품인 HBM3를 미국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5세대 HBM3E 8단 제품도 납품하기 시작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HBM3E 12단 계획을 먼저 발표하는 등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경쟁은 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공개한 HBM3E 12단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12단 HBM 공방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존 최고 성능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오는 3분기에 '큰 손'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100여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의 1차 목표는 이달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이며 동시에 HBM4 개발도 속도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말쯤 HBM4 개발을 완료해 내년 엔비디아 납품에 성공한다는 청사진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AI 인프라'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비즈니스' 조직을 편제했다. 인원을 충원하고 조직 규모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기존 8단보다 고용량인 12단 적층 36GB HBM3E 개발 성공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SK하이닉스는 곧바로 3월 HBM3E 제품의 고객사 공급 소식을 전하며 한 발 앞섰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59%인 반면 삼성전자는 39%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성원들에게 주도권 확보 의지를 전달했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역량을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구성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맞불을 놨다.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반도체 경쟁력은 한순간에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HBM이 어딘가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은 아니고 D램 기술력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반격 카드로 내놓은 12단 HBM3E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종환 D램개발 담당 부사장은 같은 날 간담회에서 "HBM3 12단을 MR-MUF로 이미 양산 중에 있어 HBM3E 12단도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에 최고 수준의 품질을 지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12단 HBM3E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2분기, SK하이닉스는 3분기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HBM 누적 매출이 각각 100억달러(약 13조6500억원), 150억달러(약 20조4800억원)로 추정했다. 200억달러, 300억달러 시대는 시간 문제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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