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금투세, 도입이냐 폐지냐...각계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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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금투세, 도입이냐 폐지냐...각계 찬반 팽팽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5.10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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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국내 주식시장서 자금 이탈...투자자 반발도 심해"
野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어...예정대로 도입해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 투자시 발생한 양도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놓고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야당을 비롯한 금투세 도입 찬성측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대전제 아래 과세원칙이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투세 도입 시 연 평균 1조3000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돼 재정 확충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과세 대상이 전체 주식 보유자의 1%(15만명)에 불과해 조세저항도 거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는 금융상품 수익이 5000만원 이상일 때 이익의 20%, 3억원을 초과했을 때 25%의 세금을 일괄 부과하는 제도다. 당초 지난해 시행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2년 유예되며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 여당과 개인 투자자, 투자업계 등은 금투세 유예를 넘어 아예 폐지를 주장한다. 2020년 당시 처음 제도화가 시작했을 때부터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투자 규모가 큰 개인투자자가 해외로 이탈하면 가뜩이나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금투세 폐지를 위한 국회 협조를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고 1400만의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자본시장이 무너지고 제 기능을 못하면 그것이 또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도 금투세 폐지를 주장한다.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의 '금투세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지난달 17일 접수 후 이달 9일까지 6만5449명이 동의했다. 동의가 종료된 전체 974건의 청원 중 두 번째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금투세 시행 유예의 주 원인은 개인투자자들의 심한 반발이었다. 당시 투자자들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금투세 반대 촛불 시위를 벌였다.

이재명 대표 역시 2022년 11월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야당이어서 나라 살림을 꾸리는 주체가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여당이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마당에 우리가 강행하자고 고집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신중론을 폈다.

투자자들은 국내 개인 투자자에게만 부과되는 금투세가 역차별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한국 증시를 움직이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빼고 자국민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조세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인, 외국계펀드는 이중과세협약 방지협정에 따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투자수익에 과세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거래세율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감세 혜택을 누리고 이 감세분까지 개인이 부담하게 된다는 우려다.

증권가 역시 금투세 도입이 시장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2022년 11월 금융위원회와 한국·신한·NH·대신·신영·한화·이베스트투자증권의 간담회에서 증권사들은 금투세 도입이 가져올 부작용을 지적했다.

A사 관계자는 “금투세로 인해 세후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우리 증시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국내주식이 해외에 비해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B사 관계자는 “1%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투자자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실제 과세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부담 가능성만으로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처음 금투세가 논의됐던 2019년 12월 기재부마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대신 양도소득세 부과를 확대한다면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겠지만, 기존에 내지 않던 소액투자자들은 양도세를 추가로 내야 하게 되니 예민한 문제"라고 난색을 표했다.

현재 주요국 중 상장주식에 거래세·양도세를 부과하는 곳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호주 등이다.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는 부과하지 않는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간 주식시장에선 소위 큰 손에게만 세금이 부과돼 왔다. 이마저 금투세는 모든 양도차익에 무조건 과세가 아니라 투자소득이 연간 5000만원 이상인 경우에 한한다. 야당은 은행에 맡긴 이자소득에도 정해진 세율에 따라 과세하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 이상 도입을 미룰 수도 없다고 말한다. 과거 여야 합의로 방침이 정해졌고 유예까지 했는데 이제와서 정부가 아예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0일 정책현안 간담회에서 "2021년 여야 합의로 금투세를 도입키로 했는데 당장 시행이 어렵다고 해 2년간 유예해 왔다. 준비만 4년이 걸렸다면 충분한 것 아닌가“라며 “금투세는 2025년 1월 1일부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전 금투세와 유사한 자본이득세를 도입한 독일과 일본은 오히려 금융투자 시스템이 안정돼 주식시장이 상당한 호황을 누렸다. 금투세는 전 세계 선진국이 다 도입한 과세 체계"라고 덧붙였다.

금투세 시행시 걷을 수 있는 세금으로 역대급 세수 펑크를 메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3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투세 시행시 연 평균 1조3443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2025~2027년 3년간 거둘 수 있는 세금 총액은 4조328억원이다. 

양경숙 의원은 "정부가 여야 합의된 사항을 파기하고 있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지난해 역대급 세수 감소 상황에서 정부가 향후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보완할지 대책도 없이 세수 포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투세가 금융투자 상품별 과세방식을 통일해 투자결정의 왜곡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2020년 12월 발간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현황 및 쟁점'은 "현행법상 금융투자 상품 간 손익통산과 이월공제가 불가하며 금융투자 상품별로 과세방식이 상이하다"며 "(금투세는) 금융투자 상품 간 손익통산과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금융투자 상품별 과세방식을 통일함으로써 투자결정의 왜곡을 방지하는 등 현행 규정을 개선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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