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 네이버 옥죄는 손정의 노림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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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사태' 네이버 옥죄는 손정의 노림수 있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1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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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모든 가능성 열고 협의"
의심 받는 손정의 파트너십
얽히고 설킨 지분, 향후 국외 사업 '안갯속'
입술을 굳게 다문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해 나가겠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10일 네이버는 '일본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알림 자료를 내고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일본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 자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향후 확정된 구체적 내용으로 설명 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네이버 주주들을 위해, 또한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네이버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양국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으로 원칙을 분명히 해주신 정부의 배려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철저하게 기업의 입장을 최우선에 두고 긴밀하게 소통해 주신 과기정통부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많은 관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가 디지털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라인야후 사태' 시초가 된 日 안보 프레임

라인야후는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반씩 나눠 가진 한·일 합작회사 A홀딩스(지분율 64.5%) 산하 기업이다. 통상 한쪽의 이해관계에 따라 분쟁이나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해외 기업과 합작 땐 51대 49의 지분 비율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50대 50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동업'에 방점을 찍었다. 

이후 사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일본 정부의 압박은 노골화됐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터진 52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다. 지난해 9~10월 두 달간 네이버 클라우드 위탁사의 한 컴퓨터가 얼웨어에 감염되면서 관리자 계정으로 라인 쪽 데이터에 접속해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모회사 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에서의 보안 거버넌스를 본질적으로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후 지난달 16일 총무성은 보안 거버넌스를 포함해 '자본 관계를 비롯한 경영 체제를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2차 행정지도를 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일본 정부는 안보 프레임으로 라인야후를 압박했다. 애초 개인정보 유출은 한국 서버에서 보관 중인 이용자들의 대화 내용이나, 이름, 전화번호, 메일 주소 등을 일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후 총무성과 집권 자민당 내에서 "플랫폼은 공공재다"며 "일본의 인프라가 돼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커졌다.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라인은 출시 13년 만에 월간 이용자 9600만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실적을 발표하며 “일본 총무성의 요구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머리를 끍적이고 있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사진제공=연합뉴스

손 마사요시(손정의) 노림수 있었나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홀딩스 이사회 비율은 소프트뱅크가 더 높다"면서 "이미 우리가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야후의 보안 이슈와 관련해 네이버와 아웃소싱 계약을 순차적으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소프트뱅크그룹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회장도 '이번 건은 중대한 사태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번 사태를 지휘하고 있다는 언급이다. 이데자와 CEO는 "대주주인 위탁처(네이버)에 자본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인야후는 지난 8일 네이버 측 인사인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를 사내이사에서 쫓아냈다. 이로써 라인야후 이사회 멤버는 전원 일본인으로만 채워졌다. 이사회 구성 등 경영권을 사실상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면서 소프트뱅크가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빌미로 저가에 네이버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회사법상 라인야후의 모회사는 소프트뱅크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사인 네이버와 클라우드 위탁 및 기술 협력까지 중단하려는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네이버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로 일본 현지에선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매입을 위한 구체적인 금액까지 거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9일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A홀딩스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는 등의 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인수금액으로 인해) 소프트뱅크 사업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A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금액에서 차이가 커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 10%만 사더라도 2000억엔(한화 약 1조7500억원)이 필요하다"면서 "(소프트뱅크가) 협상의 결론을 내는 시기에 대해 ‘상대가 있는 것이므로 타이밍은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얽히고 설킨 지분 구조

네이버가 추진 중인 국외 사업과 관련한 계열사 상당수가 라인 쪽 지분과 묶여 있어 향후 국외 사업의 향배는 안갯속이다. 

대표적으로 라인망가의 경우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라인망가 운영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지분 52.2%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은 네이버가 71.2%, 라인야후가 28.7% 나눠 가지고 있는 상태다. 

라인야후의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 지분을 네이버 계열사들이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Z중간글로벌은 지난 3월 손자회사이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제트의 지분 18.8%를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보유하고 있던 스노우(네이버제트의 모회사)의 지분 6.38%를 네이버에 양도한 데 따른 변화다. 문제는 제페토가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네이버의 해외 진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Z중간글로벌은 캐릭터 IP 사업을 하는 아이피엑스(IPX) 지분 52.2%, 게임 개발사 라인게임즈의 지분 35.7%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부터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자회사들간의 지분을 교환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었다. 

단순히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네이버의 향후 국외 사업 전반의 방향성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 측은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을 두고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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