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에 사활 건 'K-배터리'…'흑연자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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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에 사활 건 'K-배터리'…'흑연자립' 가능할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0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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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K-배터리 업계에 올해 9.7조원 지원
IRA 흑연 2년 유예 속 '탈중국' 움직임 본격화
업계, 공급망 다변화 및 인조흑연 등 기술 개발 박차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공장에서 생산 중인 흑연 모습.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K-배터리'와 자동차 업계가 '탈(脫)중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도 올해 9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며 보조를 맞춘다. 

정부, 배터리 업계 '흑연 자립화'에 9.7조 지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와 함께 'IRA 친환경차 세액공제 및 해외우려집단(FEOC)에 대한 가이던스 최종 규정 발표'의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배터리에 사용한 흑연에 한해서 FEOC에서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 2년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는 흑연의 경우 단기간에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찾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대체 공급망을 찾지 못할 경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기 어렵게 된다.

2차전지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는 지난해까지 90%에 달한다. 국내 업계는 2년 안에 '탈중국' 공급망 다양화에 성공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안 장관은 "민관의 노력으로 2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벌었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적인 관리는 여전히 한국 기업이 이뤄야할 중대한 과제"라고 했다.

정부는 올해 9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인프라 강화에 나선다. 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정부 간 협력 채널을 통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활동을 적극 도울 계획이다. 리튬메탈 배터리와 실리콘 음극재 등 흑연을 대체할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또 다른 과제는 IRA 가이던스 최종 규정에 언급된 "2027년 이후 흑연 공급망 다변화 계획을 제출해달라"는 요구다. 

최대 7500달러의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된다. 따라서 흑연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는 당장 내년부터 FEOC 규정이 적용될 경우 IRA에 따른 미국 친환경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산업부는 "정부와 업계는 IRA 가이던스 최종 규정에 맞게 흑연 등 핵심광물의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또 민관합동 배터리얼라이언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올해 흑연 자립화를 위해 정부가 9조7000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흑연자립 가능할까

"특정 핵심 광물에 해외우려기관(FEOC) 기준을 바로 적용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완성차 업체와 국내 배터리 3사 및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올해 초 미국 정부에 중국산 흑연에 대한 세액공제 배제 유예를 요청했다. 

현대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유독 흑연을 꼭 집어 거론한 건 그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 천연 흑연 수입 의존도(2023년 1~9월 기준)는 97.7%, 인조흑연 수입 의존도는 94.3%다. 

흑연은 에너지 용량이 크고 안정성이 우수해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재로 널리 쓰이는 광물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20~30%가 흑연으로 구성돼 있다. 통상 전기차 한 대에 평균 50~100kg의 흑연이 들어간다. 리튬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에너지 저장을 위해 필요한 광물을 100이라고 했을 때 흑연의 비중은 53.3%에 달한다. 

흑연을 대체할 소재로 실리콘, 리튬금속 등이 개발중이지만 극히 일부만 사용되거나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의 사용 비중은 5~10%정도에 불과하다. 흑연은 상당기간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광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 호주 등 천연흑연의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한편, 인조흑연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급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연간 10만톤 이상의 흑연을 수입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천연흑연 5만3000톤, 인조흑연 4만8200톤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향후 공급망은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흑연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매장량을 보면 튀르키예와 브라질에 이어 3위다. 여기에 최근 수요를 확인한 글로벌 광산 기업 등은 탄자니아와 마다가스카르 등 남부 아프리카에서 천연흑연 채굴을 본격화하고 있어 향후 공급망 확대도 점쳐지고 있다. 

천연흑연을 대체할 인조흑연 연구도 활발하다.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의 생산 규모를 연내 1만8000톤까지 확대하고 2026년에는 다시 5만800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15만30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천연흑연은 2026년15만 4000톤, 2030년 18만2000톤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을 포함해 총 8만2000톤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포함하고 있다. 이중 인조 흑연의 생산 규모는 연간 8000톤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흑연시장을 독과점해왔지만 이번 문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수입처 확보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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